트럼프, 측근·후원자 수십 명에 사면 단행…다음 사면·형 감경 후보자는 누구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가 최근 수주 사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기업인, 정치적 지지자, 측근 등을 대상으로 사면(pardon)형 집행 감경(commutation)을 연달아 부여하고 있으며,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025년 11월 7일(현지시간)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양자 오찬을 주재한 직후에도 관련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Reuters 사진 설명다.

2025년 11월 1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첫날부터 사면권을 공격적으로 행사해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 사건과 연계해 기소된 약 1,500명을 일괄 사면했다. 대통령 사면연방 형사 유죄판결을 말소하는 조치이며, 형 집행 감경징역형 또는 벌금의 감면·취소를 의미한다. 이후 수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전 일리노이 주지사 로드 블라고예비치, 헌터 바이든의 전 사업 파트너 데번 아처, 전기트럭 업체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 리얼리티 TV 스타 줄리·토드 크리스리, 전 하원의원 조지 산토스, 바이낸스 창업자 장펑자오(Changpeng Zhao) 등 잘 알려진 인물들에게도 사면 또는 감형을 부여했다.

이번 주 월요일에는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에게 패배한 결과를 뒤집기 위한 시도에 관여했던 70명 이상에게 상징적 성격의 사면을 집단 부여했다고, 미 법무부의 사면 담당 변호사 에드 마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했다. 이들에 대해서는 2020년 대선 관련 연방 차원의 형사기소가 제기되지 않았으며, 대통령의 사면권은 주(州) 차원의 수사·기소에는 미치지 않는다. 이번 명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루디 줄리아니와 전 백악관 비서실장 마크 메도스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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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면·감형을 받은 일부 수혜자들 가운데 1월 6일 의사당 난입 연루자 등 여러 명이 그 이후 새로운 범죄 혐의로 다시 기소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이는 사면권 남용 논란과 별개로, 사면 이후의 행위는 여전히 새로운 범죄로 기소될 수 있음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법적 절차와 백악관 영향력
미 법무부 산하 사면변호사실(Office of the Pardon Attorney)은 사면·감형을 신청하려는 개인을 위한 정식 절차와 심사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백악관은 앨리스 존슨(이전 1기 트럼프 정부에서 사면을 받았던 인물)을 일종의 ‘사면 차르’로 임명하는 등, 사면 심사 과정 상당 부분을 행정부 내부로 흡수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명 인사 사면 마라톤과 같다.” — 존 유(전 조지 W. 부시 행정부 법률고문)

트럼프 대통령의 유명인 중심·대통령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강조하는 듯한 사면 접근법에 대해 비판도 제기됐다. 과거 정권에서도 사면 남용 논란은 있었다. 특히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임기 말 가족 사면사전 사면은 초당적 비판을 불러왔다. 다만 최근 수주 사이 급증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감형 조치는, 사면 로비 시장으로 불리는 변호사·로비스트들의 고액 수임 현상에 대한 백악관 내부 우려가 한때 제기되었음에도, 현재 대통령 본인이 그 우려를 공유하지 않는 듯한 기조를 시사한다.


용어·제도 설명
사면(pardon)연방 형사 유죄기록을 말소하는 조치로, 선고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 반면 형 집행 감경(commutation)형량 또는 벌금의 감면·취소에 국한되며, 유죄판결 자체는 유지된다. 대통령의 사면권은 연방 사건에만 적용되며, 주 법원 사건에는 미치지 않는다. 또한 사전 사면은 아직 기소되지 않았거나 선고 전 단계의 사건에 대해 선제적으로 사면 효력을 부여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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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동향과 정치 지형
CNBC의 정치 기사 묶음에 따르면, 최근 미국 주요 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했고, 뉴욕시와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 등에서의 결과가 정치 지형 변화를 시사한다. 또한 정부 셧다운 국면 속 SNAP(푸드스탬프) 급여 일부 지급 문제, 연방대법원 관세 소송 일정과 같은 이슈도 병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펑자오(바이낸스 창업자) 사면 이후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발언해 또 다른 논란을 촉발했다.


다음 사면·형 감경 후보군
공개 보도와 대통령의 직접 발언을 종합하면, 향후 사면 또는 형 집행 감경 대상으로 거론되는 고위험·고관심 인물들이 있다. 아래는 그러한 주요 후보자들과 관련 현황이다.

1) 기슬레인 맥스웰(Ghislaine Maxwell)
하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내부고발자 정보를 인용해,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의 공범으로 유죄 확정된 맥스웰이 트럼프 행정부에 형 집행 감경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맥스웰은 청소년 성착취 공모와 관련해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연방대법원은 10월 초 그의 상고를 심리 불개시로 확정했다. 하원 법사위 민주당 간사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맥스웰이 “비범한 사면·감형을 받을 수 있다는 합리적 근거”를 갖는다고 믿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6일 관련 질문에 “오랫동안 그 이름을 듣지 못했다.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고, “법무부와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대변인은 월요일 제기된 내부고발자 주장과 관련해 “잠재적 사면 요청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맥스웰 사면을 고려한 바 없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세계 성착취 근절 단체 ‘World Without Exploitation’의 로런 허시는 “맥스웰의 형은 다른 누구와 마찬가지로 유지돼야 한다”며, 감형 검토는 생존자들에게 부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2) 디디(션 ‘Diddy’ 콤스)
음악 산업계 거물인 디디는 10월 초 성매매 관련 2개 혐의 유죄로 4년을 초과하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변호인단은 판결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면을 타진했으며, 변호사 니콜 웨스트모어랜드는 “사면과 관련해 연락하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디디 사면에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쳤고, 10월 6일에는 “많은 이들이 나에게 사면을 요청했다. ‘퍼프 대디’도 사면을 요청했다”고 확인했다. 10월 20일 TMZ가 형 집행 감경 검토 가능성을 보도했으나, 백악관은 이를 허위라고 반박했다.

3) 엘리자베스 홈즈(Elizabeth Holmes)
혈액검사 스타트업 테라노스 창업자 홈즈는 2022년 말 투자자 기망 혐의로 징역 11년 이상을 선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대해 직접 언급한 바 없고, 홈즈도 명시적 사면 요청을 하진 않았으나, 본인은 “투자자 사기 유죄는 오판”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홈즈가 사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맥스웰과 비슷한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폴리티코는 ‘Make America Healthy Again(MAHA)’로 불리는 친(親)트럼프 성향 보건 운동 일부가 홈즈를 공개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홈즈는 8월 말 오랜 침묵 끝에 X(옛 트위터) 활동을 재개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을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글을 올리는 한편, 수감 환경의 가혹성을 호소했다. 10월 31일에는 형 집행 감경을 받은 조지 산토스에게 “당신이 직접 겪은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어 기쁘다”고 메시지를 보냈고, 11월 3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 스콧 애덤스의 의료 지원에 관여했다는 글에 “최고의 대통령”이라는 평가에 반응했다.

4)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 SBF)
암호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인 SBF는 2023년 말 고객 기망 등 7개 혐의 유죄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SBF와 부모는 트럼프 측 인사와 연계된 변호사와 접촉하는 등 사면 가능성을 모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들어 가상자산 업계 친화 행보를 보였지만, SBF 사면을 검토한다는 징후는 없다. 다만 10월 23일 바이낸스 창업자 장펑자오가 사면되자, 폴리마켓에서 SBF 사면 가능성 가격이 급등했다. CBS ‘60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장펑자오 사면 이유를 묻자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답했다.

5) 밥 메넨데스(Bob Menendez)
뉴저지 출신 전 민주당 상원의원 메넨데스의 측근들은 11년형에 대한 사면·감형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차례 타진했다고 NBC가 5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메넨데스 측 일부 인사들은 대통령이 최종적으로는 거부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메넨데스(71)는 2024년 7월 뇌물수수 등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고, 6월에 수감됐다.


분석: 사면권 행사의 특징과 파장
정치·법률적 맥락에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첫째, 대규모 집단 사면(1월 6일 사건 관련 약 1,500명)처럼 상징성과 지지층 결집 효과가 큰 사안을 초기에 단행했다. 둘째, 형사사법 제도 전반을 관할하는 법무부의 정식 절차가 존재함에도, 백악관 중심의 의사결정이 강화되면서 절차적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셋째, 유명 인사 또는 대통령 공개 지지자 중심의 수혜 사례가 누적되며, ‘접근과 영향력’이 사면 가능성을 좌우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넷째, 변호사·로비스트의 고액 수임 이슈는 공적 권한을 둘러싼 사적 이익 추구 논란으로 비화할 소지가 있다.

이러한 구도는 향후 사면 청원의 쏠림과 여론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성범죄·대규모 금융사기·공직자 부패와 같은 사회적 파급력이 큰 범죄 유형에서의 사면·감형은, 범죄 억지피해자 보호 측면의 사회적 합의를 시험대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유죄 오판 또는 과도한 형벌 시정이라는 사면 제도의 본래 취지와 부합하는 사례가 늘면, 제도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여지도 있다.

독자 참고: 관련 서비스·기관
사면 신청은 원칙적으로 법무부 사면변호사실 웹페이지를 통해 이뤄지며, 심사 기준은 범죄의 성격·경과 시간·형 집행 이력·반성 및 재범 위험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대통령 고유 권한의 특성상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다는 점이 제도적 한계로 지적된다.


결론
최근 수주 동안의 사면·감형 러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사면 정책 방향을 선명히 드러낸다. 기슬레인 맥스웰, 디디, 엘리자베스 홈즈, 샘 뱅크먼-프리드, 밥 메넨데스 등 굵직한 인물들이 다음 후보군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백악관의 최종 결정은 법적 정당성, 형평성, 정치적 함의를 둘러싼 논쟁을 한층 가열시킬 전망이다. 현재까지 공개 발언과 보도만 놓고 보면, 일부 인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부정적 신호를 보냈으나, 전반적 기조는 여전히 유연한 재량 행사에 무게가 실려 있다.

본 보도에는 CNBC의 Dan Mangan이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