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명 신임 연준 이사 스티븐 미란, 0.50%p 금리 인하 주장하며 단독 반대

[워싱턴 D.C. =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eral Reserve)의 새 이사로 임명된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이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에 반대하며 0.50%포인트 인하를 요구했다.

2025년 9월 17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란 이사는 사흘 전 상원 인준을 받은 직후 열린 이번 회의에서 유일한 반대표를 행사했다.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을 비롯한 다른 위원들은 0.25%포인트 인하에 뜻을 같이했지만, 미란은 보다 과감한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tephen Miran file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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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보우먼·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두 명은 직전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를 표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다수 의견에 동조했다. 이에 따라 미란만이 단독으로 이견을 제시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스티븐 미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8월 공석이 된 이사직에 지명했다. 전임자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는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돌연 사퇴했으며, 미란의 임기는 쿠글러의 잔여 임기인 2026년 1월 31일까지다.

Federal Reserve Building

그는 현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겸하고 있으나, 연준 이사 재직 기간에는 무급 휴직 형태로 CEA 직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중 지위는 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을 촉발했으며, 야당뿐 아니라 일부 경제학자들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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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7명 중 3명을 직접 지명함으로써 연준의 정책적 중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비판이 의회 청문회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8월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했다고 발표했으나, 연방법원 항소심은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임의로 해임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백악관은 즉시 연방대법원에 상고 의지를 밝혔다.

■ 용어 해설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 : 미국 시중은행들이 초단기 자금을 서로 빌려주고 받을 때 적용하는 기준금리로, 연준이 설정하는 목표 범위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준이 된다.
FOMC :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 12명의 의결권을 가진 위원이 연 8회 정례회의를 열어 금리, 자산매입 등 주요 정책을 정한다.
디센트(dissent) : 공식 의사결정 기구에서 다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소수 의견을 의미한다.

◆ 기자 전문 분석
이번 회의에서 미란 이사가 주장한 0.50%포인트 인하는 금융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공격적 스탠스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둔화 조짐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고려할 때, 시장 일부에서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과도한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와 자산시장 과열을 불러와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 달성에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미란 이사의 반복적 돌출 행동이 다수 위원과의 마찰을 부를 경우, 향후 정책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연준은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4.75%~5.00% 범위에서 4.50%~4.75%로 낮췄다. 국채금리는 발표 직후 급락했다가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월가에서는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50% 안팎으로 반영하고 있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앞으로도 파월 의장과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대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정치적 논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