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빅볼스’ 직원 피습 이후 워싱턴 D.C. 연방 직할 통치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7월 29일 영국 스코틀랜드 로시머스(Lossiemouth)의 비행장에 도착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손짓을 하고 있다. 사진=Evelyn Hockstein│Reuters


2025년 8월 6일, 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워싱턴 D.C.에서 발생한 정부효율성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 원년 멤버 에드워드 코리스틴(온라인 닉네임 ‘Big Balls’)에 대한 폭행‧미수 차량 강탈 사건을 이유로 “연방정부가 직접 워싱턴 D.C.를 통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코리스틴과 동승한 여성(보고서에는 그의 ‘사실혼 배우자’로 기재된다)은 3일(일) 새벽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10여 명의 청소년에게 차량을 빼앗기려다 폭행을 당했다. 코리스틴은 여성을 차량 안으로 밀어 넣은 뒤 용의자들과 맞섰으나 뇌진탕 등 중상을 입었다.

워싱턴 메트로폴리탄경찰은 5일(화) 메릴랜드 출신 15세 남성 용의자 두 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이 10여 명의 ‘주니어’(청소년)들이 코리스틴을 에워싸고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보고서는 전한다.

경찰은 아직도 다수의 공범이 도주 중이라며 수사를 전담 수사팀(Carjacking Task Force)에 배당했다.


트럼프의 Truth Social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당일 SNS 플랫폼 Truth Social에 글을 올려 “워싱턴 범죄가 완전히 통제 불능”이라며 “14, 15, 16세 미만 청소년이라도 성인으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D.C.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도시를 인수해 제대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해당 글은 전직 DOGE 수장 일론 머스크가 SNS ‘X’(구 트위터)에 공유하며 파급력을 키웠다. 머스크는 “@Doge 팀원 한 명이 여성 운전자를 보호하려다 심각한 구타를 당했지만 결국 그녀를 구해냈다”고 적었다.


‘DOGE’와 ‘빅볼스’는 누구인가?

미 행정부 산하 정부효율성부(DOGE)는 2021년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신설된 조직으로, ‘예산 절감’ 및 ‘행정 혁신’을 목표로 한다. 초기 멤버였던 코리스틴은 급진적 업무 추진 방식과 닉네임 ‘Big Balls’로 유명해 ‘원조 DOGE’로 불렸다. 1

한편 Truth Social은 트럼프 본인이 2022년 자체 설립한 SNS로, 보수 성향 이용자가 다수인 공간이다. 관련 여론은 종종 주류 매체보다 빠르게 확대 재생산되는 특성을 띤다.


수사·통계 상황

워싱턴 D.C. 경찰의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폭력 범죄는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1세 의회 인턴이 총격 교차점에 휘말려 사망한 데 이어 이번 사건까지 잇따르면서 ‘체감 안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연방 검찰 수장 지닌 피로(Jeanine Pirro) 워싱턴 D.C. 검사장도 5일 X에 영상을 게시해 “총기와 마약을 거리에서 없애고 도시를 안전·청결하게 만들겠다. 협조하지 않으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 직할 통치 가능성·법적 맥락

워싱턴 D.C.는 미 헌법상 연방 지구(Federal District)로, 주민자치권이 제한적이다. 의회는 ‘홈 룰(Home Rule) 1973법’을 통해 일부 자치 권한을 부여했으나, 대통령과 의회가 언제든 이를 박탈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수도 정화(clean up)”를 언급해 왔다.

전문가 의견으로는 연방 직할 전환 시 지방 경찰권·검찰권이 법무부로 이관돼 전면적인 치안 재편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야권과 시민단체는 “지방자치 침해”라며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기자 분석

첫째, 청소년 범죄에 대한 형사처벌 연령 하향 논의가 재점화될 조짐이다. 14세 이상을 성인으로 기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은 주별로 상이한 소년법 체계를 연방법으로 관통하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둘째, 트럼프–머스크 연대가 다시 부각됐다. 머스크의 SNS 증폭 효과는 ‘온라인 군중’ 동원력을 강화해 향후 정책 압박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셋째, 실제로 폭력 범죄가 감소세임에도 ‘도시 공포’ 담론이 확산되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이는 통계와 체감 간 괴리, 그리고 선거 국면에서의 정치적 수사가 결합한 결과로 보인다.

넷째, 워싱턴 D.C. 직할통치는 헌법적 논쟁을 초래할 수 있다. 만일 의회가 권한 회수를 통과시키더라도, 향후 정권 교체 시 역풍 가능성 또한 상존한다.

다섯째, 사법부가 ‘미성년자 성인 기소’의 위헌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 용어 설명
DOGE :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약자로, 미국 행정부 내 예산 및 행정 효율성을 담당하는 부서.
Truth Social : 트럼프 전용·보수 성향 SNS.
Home Rule : 워싱턴 D.C. 주민자치권을 일부 인정한 1973년 연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