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학자 E.J. 안토니를 차기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BLS) 국장(commisioner)으로 지명했다. 이번 인사는 불과 며칠 전 에리카 맥엔터퍼 전 국장을 전격 해임한 뒤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Truth Social’ 계정에 올린 글에서 “우리 경제는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안토니가 발표하는 수치는 정직하고 정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Our Economy is booming, and E.J. will ensure that the Numbers released are HONEST and ACCURATE,” — Donald J. Trump, Truth Social(2025.08.11)
E.J. 안토니는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의 수석 경제학자로 재직해 왔다. 그는 그간 노동통계국의 통계 산정 방식과 발표 과정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우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First)’ 정책 기조를 적극 지지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 에리카 맥엔터퍼 전 국장을 “노동시장 자료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해임했다. 다만, 대통령은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맥엔터퍼 전 국장은 2023년 임명된 이후 미국 고용지표를 공식 집계하고 발표해 온 인물이다.
BLS(미 노동통계국)는 미국 노동시장 통계를 산출·공표하는 연방기관으로,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실업률·시간당 임금 등 핵심 지표를 매월 발표한다. 해당 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좌우하는 가장 신뢰도가 높은 공식 데이터로 평가된다.
맥엔터퍼 전격 해임 직전 발표된 7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대폭 하회했으며, 직전 두 달치 수치도 하향 수정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관세 강화 등 무역정책이 고용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노동통계국 수장 공백과 통계 조작 논란은 미국 경제지표의 신뢰성 훼손 우려로 이어졌다. 그러나 동시에 부진한 고용지표는 9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예상을 높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온 완화적 통화정책과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Truth Social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트위터 계정 정지 이후 2022년 직접 설립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헤리티지 재단은 1973년 설립된 미국 워싱턴 D.C. 기반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로, 공화당 행정부의 경제·안보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전문가들은 “안토니 지명자 취임 후 노동통계국의 데이터 산출·발표 과정에 정치적 논쟁이 더욱 가열될 수 있다”면서도, “단기간 내 고용지표의 계산 방식이 변경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용어 설명※
•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 농업 분야를 제외한 제조·서비스 부문 포함 미국 고용 현황을 보여 주는 월간 지표다.
• 아메리카 퍼스트: 자국 산업·고용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통상 정책 방향을 일컫는다.
향후 일정
상원 인준 청문회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인준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노동통계국 업무는 차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