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디 중국 방문 직후 “미·인도 무역은 완전히 일방적 참사” 맹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와의 무역 관계를 “완전히 일방적인 참사”라고 규정하며 다시 한번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의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계정을 통해 인도가 관세를 0%로 낮추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시기가 너무 늦었다고 주장했다.

2025년 9월 2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직후 이 같은 메시지를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는 미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왔고 우리는 인도에서 ‘엄청난 규모의 상품’을 수입하고 있다”면서 “미국 기업들은 인도의 높은 관세 때문에 판매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무기를 사들이고 있다”는 점을 거듭 지적하며 자국의 50% 관세 부과 조치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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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8월 26일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는 모습(Chip Somodevilla | Getty Images)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Arun Sankar | AFP | Getty Images)

관세 전쟁의 전말
미국은 지난달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했다는 이유로 기존 25%에 25%의 2차 관세를 추가해 총 50% 관세를 부과했다. 인도는 이를 “불공정하고 부당하며 비합리적”이라고 반발했다.

“인도는 미국에 대해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를 매겨 왔다. 그 결과 우리 기업은 인도 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세계무역기구(WTO)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도의 미국산 수입품 관세는 평균 6.2%(무역가중평균 기준)로 집계됐고, 같은 기간 미국이 인도산 제품에 매긴 평균 관세율은 2.4%였다.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두 나라 관계는 20여 년간 이어져 온 ‘우호적 무역 기조’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특히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인도의 러시아 원유‧무기 거래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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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인도 외교부는 지난달 “우리의 러시아 거래는 국가적 필수 전략이지만, 미국과 EU는 별다른 필요 없이 러시아와 교역을 계속하고 있다”고 맞섰다.

‘제로 대 제로’ 실패
올해 5월, 인도는 미국산 철강·자동차 부품·의약품에 대해 일정 물량 한도로 상호 무관세(Zero-for-Zero)를 제안했으나, 협상 불발로 이어졌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8월 인도산 제품에 전면 50% 관세를 공식 발표했다.

중·인도 밀착?…美 재무장관 “퍼포먼스일 뿐”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경쟁보다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회동은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며 중국·인도 간 실질적 동맹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관계 개선이 양국 산업 발전에 유리하겠지만, 오랜 영토 분쟁 등 구조적 장애가 커 가까운 동맹으로 발전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마르코 파픽 지오매크로 스트래터지 BCA 액세스 수석전략가는 “인도가 제조업 고도화를 위해 중국의 핵심 지식재산(IP)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미국이 ‘중국 책임론’ 여론전에서 열세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용어 해설
SCO(상하이협력기구)는 중국·러시아 주도로 2001년 출범한 안보·경제 협의체로, 중앙아시아 4개국(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및 인도·파키스탄 등이 회원국이다. 무역가중평균 관세율은 상품별 수입금액을 가중치로 삼아 산출한 평균 관세율로, 실질 부담을 가늠하는 지표다. 트루스 소셜은 트럼프 전용 SNS로 알려진 플랫폼으로, 주요 정책 메시지를 이곳에 게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