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서 대마초 관련주가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리화나※의 연방 마약 분류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것이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2025년 8월 11일(현지시간)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Canopy Growth와 Tilray Brands 주가는 각각 18% 이상 급등했다. 이어 Cronos Group도 11% 넘게 뛰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미국 대마초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AdvisorShares Pure U.S. Cannabis ETF(MSOS)와 글로벌 테마 ETF인 Amplify Alternative Harvest ETF(MJ) 역시 15% 이상 상승했다.
WSJ 보도 배경
WSJ는 9일 늦은 밤 익명의 백악관 측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마리화나를 보다 낮은 위험등급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불과 ‘몇 센트’의 손익이 수십 퍼센트로 확대되는 주가 구조
대마주 상당수는 1달러 미만의 ‘페니스톡※’ 구간에서 거래된다. 따라서 이날 같이 몇 센트만 올라가도 주가 변동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 쉽다. 그럼에도 이번 급등은 2021년 사상 최고가 대비 크게 꺾여 있던 종목들에 모처럼 숨통을 틔운 것으로 평가된다.
마리화나 법적 지위 변화 시 기대 효과
현재 미 연방법은 마리화나를 헤로인·코카인과 같은 스케줄 Ⅰ(Schedule I) 마약으로 규정한다. 이는 ‘의료적 효용이 없고 남용 위험이 극히 높다’는 가장 강력한 규제 등급이다.
“스케줄 Ⅰ에서 스케줄 Ⅲ로 옮겨질 경우, 대마 기업들은 연방세법 280E※의 과도한 세금 부담을 벗고, 전통 금융기관의 대출·투자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
이라며 업계는 ‘게임체인저’로 평가한다.
스케줄 Ⅲ는 스테로이드 제제나 타이레놀 코드인을 포함한 범주로, 의사 처방을 통한 의료적 사용이 허용된다. 세무·회계 기준도 일반 기업과 유사해져 대마 기업들의 현금흐름 개선이 예상된다.
전문가 의견
시모어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팀 시모어는 CNBC ‘Worldwide Exchange’ 인터뷰에서 “$800억 규모로 추산되는 북미 대마 시장에 스케줄 Ⅰ → Ⅲ 하향은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화·민주 양당이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지금 투자하면 기관 자본 유입에 앞서 포지션을 선점할 기회”라고 분석했다.
남은 절차 및 제한 요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가 시장 심리를 급격히 개선했지만,재분류 권한은 행정부 법무부 장관에게 있으며, 실무적으로는 미국 마약단속국(DEA) 행정관이 최종 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선거 변수, 행정 절차 검토, 보건부·식품의약국(FDA) 의견조회 등이 병행돼야 한다.
용어 설명
스케줄 분류제도: 1970년 제정된 ‘연방법 통제물질법(Controlled Substances Act)’에 따라 마약류를 5단계로 구분한다. 스케줄 Ⅰ은 의료적 가치가 없고 남용 위험이 아주 높은 물질, 스케줄 Ⅴ는 의료용 가치가 크고 남용 위험이 낮은 물질이다.
ETF(상장지수펀드): 특정 지수나 테마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로,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기사에 언급된 MSOS·MJ ETF는 모두 대마초 산업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페니스톡: 통상 5달러 미만, 특히 1달러 미만에 거래되는 초저가 소형주를 부르는 용어로, 변동성이 극심해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분류된다.
세법 280E: 스케줄 Ⅰ·Ⅱ 약물 취급 기업에 대해 판매관리비·이자비용 등 공제를 제한, 실효 세율을 일반 기업보다 크게 높이는 미국 연방세 규정이다.
전망 및 기자 분석
이번 급등이 단기 ‘뉴스 트레이드’에 그칠지, 구조적 상승장의 촉발점이 될지는 향후 3~6개월 간 재분류 행정 절차의 진척 속도에 달려 있다. 제도 개선이 현실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본격화하면서 2021년 고점 대비 70~90% 하락한 종목들이 평균 2~3배 리레이팅(re-rating)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다만 현 시장가에는 이미 일정 부분 기대감이 선반영되고 있어, 정치 일정·규제 리스크 변동에 따른 고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마리화나 산업의 성숙도는 주(州) 단위 합법화 확대와 연방 차원의 금융·세제 규정 개정이 맞물릴 때 실현될 것”
이라는 것이 다수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