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스티븐 미런 연준 이사 후보, 상원 은행위원회 통과…본회의 인준 절차 돌입

스티븐 미런(Stephen Miran)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ouncil of Economic Advisers·CEA) 의장이 2025년 6월 17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방송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Aaron Schwartz | Bloomberg | Getty Images

2025년 9월 1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이하 ‘상원 은행위원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스티븐 미런 후보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연준) 이사로 추천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날 표결은 미런 후보의 인준을 상원 본회의 최종 투표 단계로 넘기는 절차다.

표결은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Lisa Cook) 연준 이사 해임 조치를 임시로 중단시킨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재판부는 쿡 이사가 제기한 ‘부당 해임’ 소송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대통령이 그를 해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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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 표결은 연준 이사회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인 정례회의를 1주일 앞두고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째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으며, 미런 후보 지명도 이러한 통화정책 압박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후임 지명 배경
트럼프 대통령은 8월 아드리아나 쿠글러(Adriana Kugler) 전 연준 이사가 예고 없이 사임하자 미런 의장을 후임으로 지명했다. 쿠글러 전 이사는 7인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회에서 사퇴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상원 본회의에서 인준이 완료되면 미런 후보는 쿠글러 전 이사의 남은 임기인 2026년 1월 31일까지 연준 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반면 연준 이사 정규 임기는 14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구적인 대체 인사를 계속 물색하겠다”라며 미런 후보를 임시 인사로 규정해 장기 인선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무급 휴직’ 약속…민주당 반발
미런 후보는 인준이 확정될 경우 CEA 의장직에서 무급 휴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려면 완전한 사임이 필요하다”며 휴직이 아닌 사직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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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이사는 미국, 더 나아가 세계 금융시장 안정에 중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백악관 고위 경제참모라는 역할을 겸직한다면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 민주당 상원 의원단 공동 성명

쿡 이사 해임 소송과 권력 구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쿡 이사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해임한다고 발표했다. 쿡 이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소송이 계류 중인 동안 해임 효력을 정지시켰다.

만약 쿡 이사가 최종적으로 해임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회 7석 가운데 과반을 직접 임명하게 된다. 이는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추가 정치·경제 동향

• 상원 은행위원회 표결 직전 미런 후보 청문회에서는 연준의 정치적 독립금리 인하 압박이 집중 도마에 올랐다.
공화당 의원들은 “고용과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가 시급하다”는 주장을 펼친 반면, 민주당은 “지속적인 물가 안정이 우선”이라며 팽팽히 맞섰다.
• 같은 날 상원의 테드 크루즈 의원은 인공지능(AI) 기업 규제 완화 법안을 발의해 기술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 유럽 정세 면에서는 폴란드러시아 드론을 격추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대응을 시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국제무역 분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해 “인도·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해 러시아 압박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주요 용어 해설

1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Board)는 미국 중앙은행 제도(Federal Reserve System)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통화정책·금융안정·감독 규제를 담당한다. 이사회는 대통령 지명·상원 인준을 거친 7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2 14년 임기는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장기 임기로, 중도 사퇴가 없는 한 동일 대통령이 전원 교체하기 어려운 구조다. 단, 잔여 임기 승계자는 전임자의 남은 기간만 임명된다.

3 경제자문위원회(CEA)는 대통령 직속 경제 싱크탱크로, 경제 보고서 작성 및 정책 자문을 담당한다. 연준 이사와 달리 직접적인 정책 집행 권한은 없다.


전망 및 분석

시장 전문가들은 미런 후보의 임시 등판이 정책 연속성보다는 단기 통화정책 압박에 무게를 두는 조치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물가가 안정됐으니 이제 금리를 내려야 할 때”라고 공개 발언을 이어가며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물가·고용 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연준이 대통령의 직접적 요구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이 강조하는 정치 독립성 문제가 부각될 경우, 상원 본회의 인준 표결은 예상보다 접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쿡 이사의 해임 소송이 장기화돼 소송 결과가 인준 시점과 겹친다면, 연준 인사권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결국 미런 후보가 임시 이사로 합류하더라도, 연준의 최종 금리 결정은 경제 지표와 위원 다수의 판단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9월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동결을 유지할지, 혹은 소폭 인하로 선회할지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