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전망 놓고 골드만삭스 정면 비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의 시장 영향을 둘러싸고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을 공개적으로 겨냥했다. 그는 자국의 대외 무역 전략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는 월가의 경고를 일축하며 자신이 추진한 관세가 거꾸로 미국 경제의 부(富)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자정 무렵 다음과 같이 밝혔다.

“수조 달러(Trillions of Dollars)의 돈이 관세를 통해 거둬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 국가와 증시, 국민의 전반적 부(wealth)에 있어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그는 이어 “관세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폭등하거나 소비자가 부담을 떠안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관세 납부 주체가 “대부분 외국 기업과 정부”라고 지목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가격 전가 압력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골드만삭스 향한 직격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솔로몬 CEO는 새 이코노미스트를 구하든지, 아니면 DJ 활동이나 전념하라”며 골드만삭스를 조롱했다. 솔로몬 CEO가 실제로 주말마다 클럽에서 음악을 트는 DJ 활동을 하는 점을 빗댄 것이다. 아울러 “거대 금융회사를 경영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드러냈다”고도 비판했다.

이 발언은 이날 공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았다. 노동부가 발표한 7월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6월(0.3%)보다 둔화했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2.7%로 집계돼 지난달과 같았다.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8%)와 대체로 부합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수입 물가를 높이는 관세가 근원 인플레이션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주요 투자은행들은 “관세가 장기적으로 물가 안정 목표(2%) 재달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잇따라 경고해 왔다.


전문 용어 해설

CPI(Consumer Price Index) : 소비자가 구입하는 재화·서비스의 평균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핵심 참고 자료로 쓰인다.
Truth Social :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설립한 자체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X(옛 트위터) 계정 정지 후 대안 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DJ 데이비드 솔로몬 : 골드만삭스 CEO가 주말 행사에서 ‘DJ D-Sol’이라는 예명으로 EDM 음악을 틀며 화제가 됐다.


기자 관전평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거시경제 데이터를 종합하면 관세가 단기 세수 확대 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기업의 조달비용과 소비자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근원 CPI는 무역마찰 장기화 시 경기 둔화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트럼프식 보호무역이 2024년 대선 경선에서 강력한 정치적 레버리지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관세 정책 리스크S&P500 밸류에이션에 미묘한 디스카운트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하며, 원자재·부품 단가 상승→기업 마진 압축→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결과적으로 통화정책재정정책 사이의 미묘한 균형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향후 체크 포인트

1) 연방준비제도 9월 FOMC에서 관세발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해석할지.
2)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주요 IB가 향후 3~6개월 인플레이션 전망을 상향 조정할지 여부.
3)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6년 중간선거 또는 차기 대선 캠페인에서 관세 카드의 강도를 얼마나 높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