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파울루발 무역충격이 브라질 화학업계를 덮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화학 제품에 최대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이후, 해당 업계에는 대규모 수출 계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화학협회(Abiquim)의 안드레 코르데이루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관세를 집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베팅’이 확산하면서 미국으로 향하던 주문이 무더기 취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코르데이루 회장은 “특히 비료 제조에 사용되는 특정 수지(resins)와 화합물(compounds) 수출 계약이 전면 철회됐다”며, 한 업체는 미국向 계약 전체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몇몇 판매사는 이미 확보한 수출 금융까지 은행으로부터 회수당하는 이중 고통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화학산업의 美 의존도와 연쇄 피해
지난해 브라질 화학업계의 대미 수출액은 24억 달러(약 3조2,000억 원)였다. 그러나 Abiquim에 따르면 브라질은 여전히 미국과의 화학제품 교역에서 79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무역흑자를 빌미로 한 관세 압박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커피나 곡물조차 생산 과정에서 화학제품이 필수적이다. 화학 수출 차질은 곧 전체 산업 생태계의 차질로 이어진다.” — 안드레 코르데이루 Abiquim 회장
실제로 플라이우드(합판) 수출 업체들은 접착용 화학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미 미국 바이어로부터 주문 취소 통보를 받았다. 오렌지 주스 기업 역시 방부제 등 화학첨가물을 사용하는데, 지난해 미국으로만 전체 수출의 42%를 보냈던 만큼 직격탄이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도 불똥… 브라스켐·다우·엑슨모빌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기업 중 하나인 브라스켐(Braskem)(뉴욕증권거래소: BAK)은 미국 내에도 생산시설을 운영한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브라스켐은 공장 간 원재료 이동·중간재 교역에서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
다우 케미컬(Dow Chemical)(NYSE: DOW)은 브라질에 10개 공장을 보유하며, 미국으로 실리콘 메탈(silicon metal)을 대거 수출해 왔다. 실리콘 메탈은 반도체·태양광 패널은 물론, 알루미늄 합금 강화에까지 사용되는 핵심 소재이다. 관세가 발효될 경우 반도체·태양광 산업 가격 인상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석유메이저 엑슨모빌(Exxon Mobil)(NYSE: XOM)도 브라질 내 자회사·합작 법인을 운영하며 여러 산업에 화학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논평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용어·배경 설명
수지(Resin)는 플라스틱의 기본 원료가 되는 고분자 화합물을 의미하며, 열가소성수지·열경화성수지로 구분된다. 화합물(Compound)은 여러 원료를 배합하여 원하는 기계적·화학적 특성을 구현한 혼합물이다. 실리콘 메탈은 순도 98% 이상의 금속 실리콘으로, 알루미늄 합금·전자재료·태양광 소재로 사용된다.
또한 플라이우드(Plywood)는 얇은 목재판을 교차 적층·접착하여 만든 합판으로, 건축·가구·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전망과 업계 대응
브라질 화학업계는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아시아·중동 등으로 대체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코르데이루 회장은 “단시간 내 판로 전환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협상력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화학제품에 50%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내 화학 중간재 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곧 미 제조업 전반에 ‘비용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당장 8월 1일이 데드라인인 만큼,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발표와 더불어 브라질 정부의 대응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