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8월물 WTI(서부텍사스산원유)West Texas Intermediate 선물은 전장보다 -1.50% 밀린 배럴당 1.01달러 하락했고, 8월물 RBOB 휘발유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 선물도 -1.44% 떨어지며 2주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점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해 원유 및 에너지 수요 전망을 약화시키고 있다. 반면, 미국 달러화 약세가 유가 낙폭을 일부 제한했다.
부정적 경제 지표도 유가에 부담을 줬다. 미국 7월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는 예상(▲-2)과 달리 -20으로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 경기 역시 부진했다. ECB(유럽중앙은행) 분기별 은행대출조사에 따르면 2분기 유로존 대출 수요는 여전히 약세를 보였다.
이라크·쿠르디스탄 파이프라인 재개 가능성
시장에서는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지역의 이라크-터키 송유관 재가동 전망도 공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반자치 지역인 쿠르디스탄 산유를 재개하기로 승인했으며, 재가동 시 하루 23만 배럴(bpd) 규모가 시장에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는 OPEC 2위 산유국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추가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
제재에는 SWIFT에서 러시아 은행 20곳 추가 퇴출, 제3국에서 정제된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제한, 러시아 로스네프트(Rosneft PJSC)가 지분을 보유한 인도의 대형 정유소 블랙리스트 지정, 이른바 ‘그림자 선단’으로 불리는 러시아 탱커 105척 추가 제재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제재 대상 선박은 400척을 넘어섰다.
OPEC+ 생산 증산 계획 vs. 증산 중단 논의
이달 5일 OPEC+는 8월 1일부터 일 54만 8,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41만 1,000배럴)를 웃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추가 유사 규모 증산 가능성을 시사하며 과잉 생산 회원국(카자흐스탄·이라크 등)에 대한 ‘가격 인하 압박’ 전략으로 해석된다. OPEC+는 2026년 9월까지 2년간 단행했던 220만 bpd 감산을 단계적으로 회복 중이다. 한편, 블룸버그는 7월 10일 “OPEC+가 9월 증산 이후 10월부터는 증산을 ‘일시 중단(pause)’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고가 1 백만 bpd 속도로 쌓이고 있으며 2025년 4분기에는 수요 대비 1.5% 초과 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고·시추·수송 동향
해운 분석업체 Vortexa에 따르면, 7월 18일 주간 기준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는 전주 대비 14% 감소한 6,631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공급 과잉 우려를 일부 완화하는 요소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보고서(7월 11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3주 만에 처음으로 -385만9,000배럴 감소했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339만9,000배럴, 중간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417만3,000배럴 각각 증가했다. 이날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8.0%, 휘발유 -0.1%, 디스틸레이트 -21.1% 각각 하회했다. 원유 생산량은 주간 기준 0.1% 감소한 1,337만5,000 bpd로, 2024년 12월 첫째 주 기록한 사상 최고치(1,363만1,000 bpd)에 근접한 수준이다.
석유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Baker Hughes)가 7월 18일 발표한 자료에서는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oil rig)가 2기 줄어 422기로 3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 12월 고점(627기) 대비 가동 리그 수는 가파르게 감소했다.
전문가를 위한 용어 해설
WTI는 미국 텍사스 중남부에서 생산되는 중·경질 원유를 말하며,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대표적인 벤치마크다. RBOB는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산소 성분을 첨가한 휘발유 블렌드(정제)에 대한 선물 상품이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이 참여하는 확장 협의체로, 글로벌 원유 공급 조절에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다.
관세, 증산, 재고, 시추기 지표는 서로 맞물려 원유 시장 가격 형성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투자자는 글로벌 수급 전망뿐 아니라 지정학·정책·통화 여건까지 면밀히 살펴야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집계된 수치와 일정은 원문에 따른 것이며 향후 변동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