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경질 요구한 동부지구 연방검사 후임에 보수성향 前연방검사 매기 클리어리 임명

워싱턴 D.C.—미국 버지니아주 동부지구 연방검사(United States Attorney for the Eastern District of Virginia·EDVA)로 매리 “매기” 클리어리(Mary “Maggie” Cleary) 전(前) 연방검사가 “예상치 못한” 지명

2025년 9월 2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클리어리는 이날 동료 검사들에게 보낸 내부 e메일에서 자신이 EDVA의 직무대행(U.S. Attorney, Acting)으로 발탁됐다고 밝혔다. 그는 즉각적인 추가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전임자인 에릭 시버트(Erik Siebert) 전 검사장은 9월 19일 사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주 법무장관 래티샤 제임스(Letitia James)에게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사기 혐의로 아직 기소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출하자, 백악관이 시버트에게 자리를 비울 것을 요구한 직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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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VA는 제임스 장관 수사 외에도 트럼프의 또 다른 정적(政敵)인 제임스 코미(James Comey) 前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겨냥한 별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수사는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 대한 FBI의 이전 조사가 기점이 됐다.

두 사건 모두에서 시버트 전 검사장은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기소에 난색을 보였다고 소식통 두 명이 로이터에 전한 바 있다.

클리어리, ‘보수 성향’ 이유로 탄압 주장한 전력

클리어리는 최근까지 버지니아 컬페퍼 카운티에서 부(副) 검사(Deputy Commonwealth’s Attorney)로 재직했으며, 버지니아대 로스쿨 홈페이지에 강사(Lecturer)로 등재돼 있다. 과거 서부지구 연방검사실(US Attorney’s Office for the Western District of Virginia)에서 잠시 근무한 경력도 있다.1

그는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United States Capitol) 난입 사건 당시 자신이 현장에 있었다는 익명 제보로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다. 클리어리는 보수 성향 매체 더 스펙테이터 월드(The Spectator World) 기고문에서 “정치적 표적”이 됐다고 강조하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몇 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지만 곧 복직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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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한 지금, 나의 경험을 드러낼 용기를 얻었다.” — 매기 클리어리, 더 스펙테이터 월드 기고문 중

‘U.S. Attorney’란 무엇인가?

미국 연방검사(U.S. Attorney)는 미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산하에서 연방 범죄 기소와 민사 소송을 담당하는 최고 수사·기소 책임자다. 전국 94개 연방지구별로 1명씩 임명되며,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한다. 임시 대행(Acting)의 경우 상원 인준 절차 없이 법무부 장관 지시로 부여된다.

EDVA는 수도 워싱턴 D.C.와 인접해 국가안보·정치 관련 사건이 집중되는 ‘Rocket Docket’(빠른 재판 진행으로 유명한 법원)으로 불린다. 이번 인사로 인해 제임스·코미 수사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 속에, 법무부가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또다시 휩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망 및 함의

클리어리 임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수사의 방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방증한다. 증거 부족을 이유로 기소를 미뤘던 시버트 사임 직후 이뤄진 후임 인선이라, 향후고위 공직자 기소 여부가 트럼프 행정부 사법정책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다만, 실제 기소로 이어지기까지는 배심원 설득·증거 확보·정치적 파장 등 복합적 요소가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