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석의 미 증시·경제 딥다이브
Ⅰ. 서론 — 왜 ‘관세’가 다시 빅 테마가 되었나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은 2025년 8월 1일부로 EU 전 품목 15~20%·기타국 30% 일괄 관세를 천명했다. 앞서 ‘One Big Beautiful Bill(OBBB)’에 포함된 전면 관세(Blanket Tariff) 구상과 맞물리며, 시장은 “관세 2.0 시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관세는 단순 무역세가 아니다. 인플레이션·통화정책·소비·기업 실적·공급망·지정학 리스크를 장기 파급시키는 거시 변수다.
본 칼럼은 향후 최소 10년을 염두에 두고 트럼프式 관세가 남길 경제·시장 구조 변화와 투자 기회를 분석한다.
Ⅱ. 관세 시나리오 — ‘베이스·딥·익스트림’ 3단계
구분 | 관세율·범위 | 발효 시점 | GDP 영향(10년 누적) | CPI 파급(첫 3년) |
---|---|---|---|---|
베이스 | EU 15%·기타 10% | ’25.08 | -0.8%p | +1.1%p |
딥 | EU/亞 20%·기타 20% | ’25.08~’26.01 | -1.9%p | +2.4%p |
익스트림 | 전 세계 30% | ’25.08 동시 | -3.7%p | +4.8%p |
※ GDP·CPI 추정치는 IMF·택스파운데이션·St Louis Fed 통합모델을 필자가 가공.
Ⅲ. 인플레이션 vs 연준 — ‘고금리의 구조화’
1) 인플레이션 경로
- 직접 효과 : 수입단가 상승 → 즉시 소비자가격 전가 (식료품·의류·가전 등)
- 2차 효과 : 임금협상·물류료·서비스 요금의 지연상승 ( 2~6분기 )
- 기저 효과 소멸 : 2023~24년의 에너지·곡물 기저하락이 종료돼, 물가 둔화 착시 종료
필자의 서울경제-FRx 모델은 익스트림 시나리오에서 2026년 CPI가 4%대를 재진입할 확률을 63%로 추정한다. 이는 연준 목표(2%)의 두 배 이상이다.
2) 연준의 3단계 대응 로드맵
- 스크래치(Scratch) : 2025.9 FOMC 인하 계획 전면 유보. 점도표 중립금리(2.6%) 상향.
- Sticky High : 2026년 상반기 기준금리 5.25% 고정, QT 축소 속도 둔화.
- Re-easing? : 관세 인한 공급충격이 소멸(2027~28)한 뒤에야 점진적 인하 고려.
이 경우 국채 10년물 금리는 2026년 5%+α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 장단기 금리차(INV→Re-steep)가 2025년 말 복원되더라도 높은 절대금리가 기업·가계에 구조적 부담으로 남는다.
Ⅳ. 산업지형 리셋 — ‘4W2E’ 승패 구도
1) 승자(Win) – 4W
- Weapons : 방산 주문 +150억 달러/연 증가 (OBBB 조달규정)
- Wafers : 미 국적 반도체·첨단 패키징 업체 (TXN·INTC 등)의 리쇼어링 보조금
- Warehousing : 멕시코·텍사스 국경 인접 물류창고 REIT 임대료 상승 8~10%
- Workforce upskill : AI·로봇 운영 기술자 평균임금 연 6%↑
2) 패자(Lose) – 2E
- European Lux & F&B : 와인·치즈·리큐어 관세 30% → 수요 탄력 -1.8 감안 시 매출 -40%
- Emerging Tech Assemblers : 대만·한국·베트남 EMS, 美 현지화 CAPEX 급증 → 마진 압력
Ⅴ. 주식·채권·실물·통화 — 시계열별 장기 포지션
1) 자산군별 3·5·10년 기대수익률(필자 추정)
자산 | 명목 연복리 CAGR | ||
---|---|---|---|
3Y | 5Y | 10Y | |
S&P 500 | 5.0% | 6.3% | 7.1% |
방산·리쇼어 ETF | 12.4% | 10.2% | 8.0% |
유럽 럭셔리 | -3.5% | 1.0% | 3.8% |
美 10Y 국채 | 0.8% | 1.6% | 2.7% |
멕시코 페소채 | 6.9% | 6.4% | 5.8% |
*CPI 2.8~4.5% 구간 가정, 달러 인덱스 5년간 +7%
2) 통화시장
관세·금리 동시상승은 달러 지수(DXY)를 2026년 105선으로 끌어올린 뒤 쌍방 관세 보복→글로벌 성장 둔화 국면에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와 함께 달러 피크아웃을 유발할 전망이다. 이때 신흥국 통화 중 멕시코 페소·브라질 헤알이 상대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Ⅵ. 섹터별 투자 체크리스트 — 장기 포지셔닝 지침
① 방위산업
- 캐시플로 : OBBB 세제혜택(보너스 감가상각+R&D 즉시비용) → FCF 마진 +4~6%p
- 지표 : 방위비/명목GDP 비율 추세, 미 의회 연간 NDAA 규모
② 리쇼어링·산업재
- 선별 기준 : 계약 잔고/수주잔고(Book-to-Bill) 1.1 이상 & 자체 제조 비중 60%↑
- 리스크 : 高금리 CAPEX 조달비용, 인력난 → Build America 규정 완화 여부 주시
③ 소비자(내구재·필수재)
- 관세 전가율이 50% 미만인 기업 구분(가격경쟁력 약화)
- 리테일·푸드 서비스 원가폭 확대 → 마진 스퀴즈
④ 은행·보험
- 장기금리 상승 수혜, 대손충당금 압력 상존
- 대기업 리파이낸싱 수요 급증 → IB·채권인수 수익 확대
Ⅶ. 정책·규제 변수 — ‘Fed vs White House’ 갈등 시나리오
파월 의장 해임론·연준 독립성 논란이 통화정책 예측가능성을 훼손하면, 장기 균형금리(r*) 자체가 상승(Re-pricing)할 수 있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와 정치 리스크가 겹치면 ‘더 높은 for longer’ 금리 구조가 고착될 가능성이 4할을 넘는다.
Ⅷ. 결론 — 장기 투자자의 3P 전략
- Preserve : 리스크자산 비중을 줄이되, 방산·리쇼어 ETF로 국방·AI 인프라 테마 노출은 유지
- Pivot : 24개월 내 가변금리→고정금리 전환, 장기 사채 발행 신중 검토
- Patience : 관세 발표→실행→소송→재협상까지 통상 4~6분기. 조급 매도보다 악재 과잉 반영 구간 ‘역발상’ 접근
관세는 과거에도, 앞으로도 정치·경제 ‘트윈 리스크’ 중 하나다. 그러나 거시 충격은 언제나 미시 기회를 동반한다. 1990년대 NAFTA·2018년 미·중 무역전쟁·2022년 IRA(인플레감축법)가 그랬다. 긴 호흡으로 산업·통화·정책 축을 관통하는 ‘메가 트렌드’를 읽은 투자자가 결국 승자가 됐다.
— 2025년 7월 21일, 이중석 (Economy & Data Column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