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式 관세 복귀가 미국 경제·증시 지형을 뒤흔들 5대 이유 — ‘관세 리스크-프리미엄’의 장기 부상 전망

칼럼니스트 이중석 — 2025년 7월 초·장기전망


1. 서론: 다시 떠오르는 ‘관세의 시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월 초 만료되는 90일 관세 유예를 “연장할 수도, 당겨서 원복할 수도 있다”고 공언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거의 잊혀졌던 단어를 재소환하고 있다. 바로 ‘무역전쟁(trade war)’이다. 2018~2019년 1차 무역전쟁이 주가·물가·공급망에 남긴 상흔은 불과 5-6년 전 일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규모와 범위가 다르다. 백악관이 설정한 관세 청구서에는 EU·캐나다·멕시코·중국은 물론, 동맹국 일본·한국까지 망라됐다. 단일 정책치고는 가장 폭넓은 경제 파급을 지닌다.

본 칼럼은 최근 뉴스플로우를 모두 검토한 결과, “관세 리스크-프리미엄의 구조적 부상”이 향후 1년 이상 미국 주식·경제에 미칠 영향이 가장 크다고 판단한다. 인공지능(AI)이나 EV 세액 공제 종료도 중요하지만, 관세는 물가·실질성장·기업이익·연준 정책 등 거의 모든 거시 변수를 1차 충격 변수로 연결한다. 다음 장에서 그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짚어본다.


2. 관세 시나리오 로드맵

시나리오 관세 범위 시행 시점 GDP 영향(1년) S&P 500 예상 변동폭
베이스(35%) EU 25%, 중국 50%, 캐나다 30% 등
동맹국 관세 일부 예외
2025.7.9 부활 -1.2%p -8% ~ -12%
확대(45%) 전 파트너 평균 40%
農산물·자동차·기술 포함
2025.9 -2.1%p -15% ~ -20%
완화(20%) 협상 지연, 10% 인상 연장 2025.12 이후 -0.5%p -3% ~ -5%

시장 컨센서스는 현재 ‘베이스’에 60%, ‘확대’ 25%, ‘완화’ 15% 정도의 확률을 반영한다. 특히 캐나다와의 협상 파기, EU 50% 관세 재부과 가능성 같은 언론 보도로 ‘확대 시나리오’ 확률이 지난달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3. 물가·연준: 인플레이션 재점화의 기폭제

최근 핵심 PCE가 YoY 2.7%로 예상치를 웃돌며 파월 의장에게 또 하나의 숙제를 남겼다. 관세는 두 가지 경로로 인플레를 자극한다.

  1. 직접 가격효과 — 수입품에 평균 30% 관세를 부과할 경우, 관련 CPI 바스켓 가중치를 감안하면 헤드라인 CPI를 0.6~0.8%p 밀어올린다.
  2. 간접 통화효과 — 연준이 물가 목표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금융여건을 긴축시켜 실물·자산 가격에 이중 충격을 준다.

즉, 시장이 기대하던 올해 2회 금리 인하→1회로 축소, 심지어 ‘인하 보류론’이 확산할 개연성이 크다.


4. 기업 실적: 마진 압축 vs. 국내 대체 수혜

4-1. 타격받는 섹터

  • 의류·소비재 – 중국산 의존도가 30% 이상인 브랜드는 MSRP 인상을 통한 전가가 불가피. 매출탄력성이 낮은 저가 브랜드일수록 EBIT 타격 -200bps 예상.
  • 자동차 – EU·멕시코산 부품 관세가 공급망 길이를 연장, JIT(just-in-time) 시스템 붕괴 위험. GM·Ford의 2026E EPS 컨센서스 10~15% 하향 리스크.
  • 반도체·전자 – 중국·대만 패키징 공정 회피 비용으로 단기 COGS +3~5%. 마진율 50bp 하락 전망.

4-2. 수혜 섹터

  • 국내 산업재·철강 – 수입 대체 효과. Nucor·Cleveland-Cliffs 등은 HRC 가격 강세로 ASP +8% 전망.
  • 물류·창고 REIT – ‘리쇼어링’에 따른 서플라이 체인 재편. Prologis NOI +5%p 시뮬레이션.
  • 방어적 소비재 – 필수품 기업은 가격전가력이 높아 상대적 이익 방어.

결국 관세는 스타일 로테이션을 촉발한다. 성장주 → 가치·리쇼어링 수혜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구도가 12개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5. 공급망 지형 변화: ‘친구셔링’의 가속

MIT CTL 연구에 따르면, 2018~19년 관세 충격 후 다국적 기업의 18%가 “영구적으로 공급망을 변경했다”. 이번 관세 폭탄은 그 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주요 변화 축:

  1. 멕시코·베트남·인도 — 관세 우산효과로 FDI 유입 +15~25% YoY 예상.
  2. AI·자동화 투자 — 인건비 절감 + 관세 회피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스마트 팩토리’ 붐. CapEx 사이클이 반도체 장비·산업SW에 장기 순풍.
  3. 해운·물류 다변화 — 동부·걸프항 이용 확대, 항공·철도 혼합 운송 확대.

이러한 구조적 전환은 단기 혼란→장기 효율성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지만, 과도기(2025~26년)에 기업의 운전자본·마진 방어가 시험대에 오른다.


6. 금융시장 영향 시뮬레이션

6-1. 주식

S&P 500 전년 EPS 성장률 컨센서스는 현재 11%. 관세 30% 시나리오 적용 시 「Bottom-up」 모델은 EPS △3.5%p 하향, 즉 7.5%로 축소된다. PER 23배×EPS 250달러의 단순추정치는 5,750pt이나, 관세 충격 시 PER 21배×EPS 242달러로 5,080pt, 약 ‑12% downside.

6-2. 채권

단기물금리(2Y)는 ‘연준 인하 지연’과 ‘리세션 불확실성’이 상쇄돼 range-bound 4.6~5.0% 전망. 장기물(10Y)은 인플레 기대(브레이크이븐) 상승으로 4.3→4.6% 상단 확장 리스크. Yield curve 역전폭은 축소될 가능성.

6-3. 달러·원자재

  • 달러지수(DXY) — 안전자산 선호로 105→108 레벨.
  • 원유(WTI) — 글로벌 성장둔화 우려 > 공급차질, 80달러 상단 억제.
  • 구리·알루미늄 — 리쇼어링 건설 수요로 상대적 강세.

7. 투자 전략: 3단계 대응 로드맵

Step 1) 헤지 – 관세 시행 1개월 전까지 S&P 500 ATM 풋 + 달러 롱 조합으로 단기 변동성 대비.
Step 2) 리밸런싱 – 수출 의존 하이베타 성장주 비중 축소, 산업재·리쇼어링 수혜주 확대.
Step 3) 구조적 베팅 – 북미 제조 르네상스 수혜 ETF, 예: XLI, IFRA, 그리고 멕시코·인도 MSCI ETF 분산.

포트폴리오 예시

자산군 티커 비중 기대수익(12M)
리쇼어링 산업재 XLI 20% +8~12%
친구셔링 신흥국 EWW·INDA 15% +10~15%
미국 대형가치 VTV 25% +6~8%
채권(3-5Y T-Note) IEF 25% +4~6%
헤지(달러·풋) UUP & SPX Put 15% N/A

8. 정치·정책 변수: 불확실성의 근원

관세는 순수 경제악재라기보다 정치 변수다. 2026 중간선거·2028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역사적으로 정책 불확실성 지수(EPU)가 +1표준편차 상승할 때 S&P 500 밸류에이션은 평균 ‑1.1배 축소됐다. 이번 관세 이슈가 장기화되면, 시장은 ‘정책 할증률’을 영구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9. 결론: 관세 리스크-프리미엄의 ‘구조적 가격화’

요약하면, 관세 부활은 단순한 헤드라인 이슈가 아니다. ① 인플레이션 재점화, ② 연준 스탠스 변화, ③ 기업 마진 압축, ④ 공급망 재편, ⑤ 투자 스타일 전환 등 복합 충격을 최소 12개월 이상 던질 전망이다. 투자자는 ‘관세 리스크-프리미엄’을 새로운 상수(constant)로 간주해야 한다. 장기적으론 리쇼어링·친구셔링·자동화라는 기회가 열리지만, 과도기의 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2025~26년 미국 시장은 ‘V자 반등’보다 ‘W형 변동성’ 시나리오에 가깝다. 관세 뉴스플로우에 따라 risk-on / risk-off가 번갈아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이번 여름을 “포트폴리오 체질 개선”의 적기로 삼아야 한다. 작은 헤드라인일지라도, 관세라는 단어가 들리는 순간 시장은 단기 반응이 아니라 구조적 재평가에 들어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경제칼럼니스트 이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