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 전용기가 16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테드 스티븐스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이 항공편은 곧 열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포착된 이동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항공기는 러시아 극동 마가단을 이륙한 뒤 북태평양을 횡단해 앵커리지에 도착했다. 1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의 실시간 추적 정보에 따라 항로가 확인됐으며, 항공기 기종은 러시아 정부가 외교 사절단 이동에 주로 사용하는 일류신 시리즈로 추정된다.”
플라이트레이더24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기반을 둔 항공기 실시간 추적 서비스로, 위성 수신기와 ADS-B(Automatic Dependent Surveillance-Broadcast) 신호를 이용해 전 세계 비행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이 비행기에 탑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대통령의 이동 경로와 시간표는 보안상 사안”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번 미‧러 정상회담은 15일 오후 워싱턴 D.C.에 위치한 백악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2020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두 정상은 ▲핵 확산 방지, ▲에너지 안보, ▲동유럽 정세 등 폭넓은 의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시각
국제전략연구소(ISS)의 마리나 코브첸코 선임연구원은 “정상 도착 경로가 알래스카를 경유한 점은 러시아가 위성 추적을 최소화하고 북극항로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이번 회담 결과는 향후 미‧러 관계뿐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군비 관리 체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알래스카는 미국 본토와 러시아 사이 최단 거리에 위치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미군 엘멘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가 인근에 있어 양국 간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 대응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법적‧외교적 측면에서 미국 연방항공국(FAA)은 외국 정부 전용기의 미국 영공 진입 시 특별 승인을 요구한다. 이번 착륙은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가 사전에 조율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미국 내 일부 정치권은 러시아 정부 전용기의 입국을 두고 “안보 위험”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의 ‘프로토콜상 예외’를 존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관전 포인트는 회담 의제의 깊이와 공동 성명 도출 여부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양측이 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 후속 협상 개시합의에 성공한다면, 양국 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지정학적 위험 완화는 원유, 천연가스, 금 등 안전자산 가격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구체적 합의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는 시장의 ‘관망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러시아 정부 전용기의 앵커리지 착륙은 단순한 이동 동선 이상의 외교적·군사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오늘 열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