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중국 무역 합의, 은퇴자 생활비와 투자에 미칠 네 가지 파장

무역합의가 불러올 새로운 현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체결한 최신 무역 합의가 정치적 수사처럼 들릴 수 있지만, 정작 가장 큰 충격파는 은퇴자들의 지갑과 투자 포트폴리오에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 8월 1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는 희토류(稀土類) 광물 수출 속도 확대와 일부 산업용 관세 완화가 포함돼 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보청기·전기차 모터 같은 정밀 부품에 필수적인 소재로, 공급망이 안정되면 전자제품·의료기기 가격이 완만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완전한 해결’이 아닌 갈등의 일시 정지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즉, 단기적으로는 물가가 다소 안정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재협상 위험이 잠복해 있다는 뜻이다. 고정 수입에 의존하는 은퇴자에게 불안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경고다.


① 공급망 안정과 희토류 확대 효과

합의의 핵심은 미·중 양국 기업이 필수 소재를 보다 신속히 확보하도록 하는 ‘공급망 안정화’다. 스마트폰 자석, 인공관절, 인슐린 펌프 등 의료·첨단기기 제조에 들어가는 네오디뮴·디스프로슘과 같은 희토류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일부 의료용 센서나 보청기 가격이 단기간 하락하거나 최소한 급격한 상승세를 멈출 가능성이 있다.

희토류(Rare Earth)는 지각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양으로 존재하는 17종의 금속 원소를 가리킨다. 작은 양으로도 자력을 크게 높이거나 열을 견디는 성질이 뛰어나 차세대 배터리·방위산업·반도체 등 거의 모든 첨단 분야에서 필수다.


② 의료비와 건강관리 비용

이번 합의로 의료기기에 쓰이는 희토류 관세가 일부 인하되면서 공급 차질이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내 의료 제조가 재가동되면 약가가 안정되고 장비 공급도 원활해진다”

닐 K. 샤 CareYaya Health Technologies 최고경영자(CEO)가 평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최근 항암제 품귀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공급망이 흔들리면 약품·소모품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은퇴자는 보험 적용 범위 밖에서 자비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관세 완화가 실제 약가 인하로 연결될지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③ 소비재 가격과 물가 체감

미·중은 한때 최대 145%에 달하던 일부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덕분에 전자제품·가전·일부 일반 의약품 가격이 비교적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정연금이나 사회보장 연금을 받는 은퇴자에게는 작은 가격 인하도 큰 효과를 준다.

다만 모든 품목이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냉장고·세탁기·가스레인지처럼 강판(steel)을 쓰는 가전은 최대 50% 관세가 부과된다”

조지 오이코노무 영국 브리스틀대 연구원은 지적했다. 또한 소비자 전자제품이 상호 보복관세에서는 제외됐으나 20% ‘펜타닐 관세’가 적용돼 노년층의 의사소통·금융관리용 기기 가격이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다.


④ 잔존 관세·인플레이션·시장 변동성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잔존 관세가 남아 있어 유통 단계 전가(轉嫁)로 은퇴자 실질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로버트 카차트리얀 Freight Right CEO는 “제조업체가 아닌 소비자가 관세를 떠안는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20달러 약값 인상, 100달러 유틸리티비·식료품비 상승은 은퇴자의 생활 예산에 치명적이다. 패트리스 윌리엄스-린도 워크포스 전략가는 “제네릭 의약품이 부족하면 고가 브랜드 약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관점에서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잠재적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방어적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제시카 톰프슨 글로벌시장 재무전략가는 조언했다. 제조·기술·방위 섹터의 주가가 합의 직후 단기 반등했으나, 재협상·추가 관세 가능성이 상존하므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


용어‧개념 한눈에 보기

• 관세(Tariff): 국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보호무역 수단이다. 관세 인상은 곧바로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 고정 수입(Fixed Income): 사회보장연금·공적연금·연금저축 등 일정 금액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소득을 말한다. 인플레이션 때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기 쉬워, 이번 무역합의 효과가 민감하게 작용한다.

• 희토류(Rare Earths): 17종 금속 원소 그룹. 네오디뮴·란타넘·디스프로슘 등이 대표적이며, 전자·자동차·의료 등 다방면에 쓰인다.


전문가 시각

본지 취재진은 해당 합의가 ‘파국을 막은 긴급 브레이크’로 평가하면서도 단기 인플레이션 완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본다. 장기 관세 재협상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퇴자는 생활 필수품 예산투자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가전 등 고정지출 비중이 높은 항목을 분류해 관세 변동에 따른 예산 시나리오를 세워야 한다. 둘째, 투자 측면에서는 방어주(필수소비재·헬스케어) 비중을 늘리고, 변동성 확대 시기를 활용해 저가 분할 매수 전략을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결국 이번 미·중 무역 합의는 ‘실제 가격표’라는 형태로 은퇴자의 일상에 직결된다. 합의 내용을 주시하며 의료비·생계비·투자수익률 세 축의 균형을 적극 관리해야 노후생활 안정성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