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이 구체적인 무역 양보를 이끌어낼 경우, 중국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랠리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월 30일 대한민국 서울에서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앞서 말레이시아 협상에서 펜타닐(fentanyl) 통제·해운·농산물·수출 규제 등에 관한 예비 합의가 도출된 뒤 열리는 것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합의문이 구체적 세부 사항까지 언급한 것은 미국 측 양보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펜타닐 관세 철회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수출 규제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 증시의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 APEC 정상회의에서 재계 인사들에게 “양국 모두에게 좋은 합의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모건스탠리는 “많은 투자자가 100%에 달하는 펜타닐 관세의 전면 철회까지는 기대하지 않지만, 상당 수준의 인하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시장 전반에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MSCI China 지수는 10월 10일 이후 S&P 500 지수 대비 약 5%포인트 뒤처졌다. 모건스탠리는 항만 도킹 수수료 인하, 펜타닐 관세 롤백, 칩 수출 규제 완화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지수가 중·한 자릿수(mid-single digit)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은 “무역 진전과 기술 협력 회복 신호가 결합되면 중국 주식의 최근 부진 폭이 상당 부분 좁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어풀이: ‘펜타닐’과 ‘수출 규제’
펜타닐은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강력한 오피오이드(opioid) 진통제로, 헤로인보다 최대 50배 강력하다. 미국에서는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국가적 위기’로 지목돼 왔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펜타닐 원료에 고율 관세 및 통제 조치를 시행해 왔으며, 이번 관세 완화 논의는 오피오이드 확산 억제와 무역 정상화라는 두 가지 목표가 교차하는 민감한 이슈다.
한편, 기술 수출 규제는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첨단 반도체·AI·통신 장비 등 특정 기술의 대중 수출을 제한해온 조치를 말한다. 이 규제가 완화될 경우, 중국 IT·반도체 기업의 공급망 안정성과 연구개발 속도가 한층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 시각 및 국내 시사점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번 서울 회담 결과가 아시아 증시 전반에 연쇄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본다. 중국 증시가 반등하면 위안화 강세와 함께 원·위안 직거래 확대, 국내 경기 민감 업종(화학·기계·철강)의 실적 기대감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중간재 공급자로서 얻을 기회 역시 확대될 수 있다.
다만, 협상이 결렬되거나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밸류체인 교란이 재차 심화될 위험도 상존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책 가시성이 확보될 때까지는 과도한 낙관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한 무역분쟁 완화 차원을 넘어, 아시아 금융시장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방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관세·규제 세부 조항뿐 아니라, 양국이 발표할 공동 기술로드맵이나 협력 선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