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Eli Lilly 제약사 상대로 ‘리베이트 의혹’ 제소

【오스틴‧워싱턴】 텍사스주 법무장관 켄 팩스턴(Ken Paxton)이 미국 대형 제약사 Eli Lilly 앤드 컴퍼니(NYSE: LLY)를 상대로 ‘의료진 금품 제공(리베이트) 의혹’에 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팩스턴 장관실은 성명을 통해 “제약사가 의료진에게 금전‧현물 보상을 제공해 자사의 고수익 의약품을 우선 처방하도록 불법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주요 품목은 체중 감량과 2형 당뇨 치료에 쓰이는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마운자로(Mounjaro)’‘젭바운드(Zepbound)’ 등이다.

팩스턴 장관은 성명에서

빅파마(Big Pharma)가 불법 리베이트 제도를 통해 의료적 의사결정을 왜곡했다

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소송을 “제약사들의 사기와 남용을 바로잡겠다는 일관된 노력의 연장선”이라고 규정했다.


• 쟁점 ① ‘리베이트’ vs ‘정당한 마케팅’

소장에 따르면, Lily 측은 건강보험 급여인상, 명목상 자문료, 학술지원, 고급 접대 등 다양한 형태로 의료진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 왔다고 한다. 텍사스주는 이를 연방·주 차원의 반리베이트 규정※1에 위배되는 불법 키백(kickback)으로 판단했다.

※1미 ‘연방 반키백법(Federal Anti-Kickback Statute)’은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게 경제적 보상을 조건으로 특정 제품을 사용·추천할 수 없도록 명시한다. 위반 시 형사처벌·민사벌금이 모두 가능하다.


• 쟁점 ② 높은 약가 구조

이번 소송은 2024년 팩스턴 장관이 인슐린 제조회사(Lily 포함)와 약국 혜택 관리자PBM(Pharmacy Benefit Manager)들을 고소한 사건과 맥을 같이한다. 당시 텍사스주는 “제조사가 인슐린 가격을 의도적으로 인상한 뒤, PBM에 ‘비밀 할인’을 제공해 약가 우대를 보장받았다”고 주장했다.

보통 GLP-1 주사제의 월 치료비는 미국에서 수백~수천 달러에 달한다. 환자는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실제 부담액이 크게 달라지는데, 이 과정에서 PBM의 포뮬러리(formulary) 등재가 결정적이다. 텍사스주는 Lily가 PBM뿐 아니라 일선 의료진에게도 비슷한 금전적 유인을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GLP-1이란?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는 위 배출을 지연시키고 식욕을 감소시키며,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약물 계열이다. 마운자로젭바운드는 GLP-1와 GIP 이중작용 기전을 활용해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체중 관리 신약 붐’으로 글로벌 매출이 급증하면서 제약·보험·의료 현장 전반에서 이해관계가 복잡해졌다.


• Lily 측 입장 ‘침묵’

팩스턴 장관은 소장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이익 환수, 영업 행위 금지명령 등을 요구했다. 반면 Eli Lilly“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 Eli Lilly는 1876년 설립된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소재 다국적 제약사다. 시가총액은 2025년 8월 현재 5,600억 달러 수준으로, ‘미국 증시 최고가 제약주’ 중 하나다.


• 전문가 관전 포인트

시장조사업체들은 “GLP-1 시장이 2030년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리베이트 소송이 확산될 경우, Lily뿐 아니라 비만·당뇨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경쟁사들에도 규제·가격 압박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텍사스주 판결 결과는 연방거래위원회(FTC)·보건복지부(HHS) 등 다른 규제기관의 조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환자 접근성보험료 상승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결론이 나오기 전이라도 투자 심리와 약가 협상 구조 자체가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향후 일정

현지 법원은 예비심리(pre-trial conference) 일정을 조율한 뒤 본격적인 증거개시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대형 제약 소송은 수년간 이어질 수 있으며, 중간에 합의(settlement)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텍사스주는 올 하반기부터 주 내 메디케이드 프로그램 외부감사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복합 처방 시장 전반에 대한 ‘반리베이트 사정정국’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