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esla Inc.)가 7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전기차(EV)의 글로벌 인도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월에 기록했던 소폭(+0.8%) 반등을 뒤집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수치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Reuters 인용)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승용차협회(China Passenger Car Association·CPCA) 자료에서 테슬라 모델 3 및 모델 Y의 7월 인도량(수출 포함)은 6만7,886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6월)보다 5.2% 줄어든 수준이다.
중국 최대 경쟁사 BYD는 오션(Ocean)·다이너스티(Dynasty) 라인업을 앞세워 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합쳐 34만1,300대를 같은 기간 판매해 사실상 전월과 비슷한 실적을 유지했다.
CPCA 통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6월 중국산 모델 판매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끝내며 처음으로 반등했지만, 이번 7월 부진으로 분기 누적 판매 감소를 막지 못했다.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정치적 소신 표명으로 일부 소비자 반발을 겪는 가운데, 글로벌 2분기 실적에서 10년 넘게 이어진 성장세가 멈추며 역대 최대 폭의 분기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머스크 CEO는 “로보택시(robotaxi)와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현장 관계자들은 “*저가형 모델 Y(가칭) 출시가 최소 수 개월 지연될 것”†이라는 로이터(Reuters)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지난 1년간 가격 전쟁(price war)이 이어지며 완성차·부품·딜러 모두가 타격을 입자, 정부가 사실상 가격 경쟁 휴전(truce)을 권고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테슬라는 이에 대응해 중국 시장 전용으로 6인승 롱 휠베이스(long-wheelbase) 모델 Y를 선보일 예정이며,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린 후륜구동(RWD) 신형 모델 3도 조만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용어·배경 설명
CPCA는 중국 내 승용차 판매 데이터를 집계·발표하는 민간 협회로, 국가 통계보다 발표 주기가 빠르다는 점에서 시장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는 배터리를 외부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뜻한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점이 순수 EV와 구분된다.
시장 영향 및 전문가 시각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7월 실적 부진을 두고 “가격 인하 경쟁이 단기적인 수요 자극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훼손 위험을 키운다“고 진단한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20만 위안(약 3,800만 원) 이하의 대중형 EV를 줄줄이 투입하면서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한, BYD가 PHEV·EV를 아우르는 제품 다변화 전략으로 리스크를 분산한 반면, 테슬라는 순수 EV 단일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고 있어 매크로 수요 둔화 시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전문가들은 로보택시·휴머노이드 로봇 등 신성장 사업이 상업화되기까지는 최소 2~3년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테슬라의 단기 실적 모멘텀은 여전히 중국 생산·판매 실적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자 관점
이번 수치는 원가 경쟁력과 브랜드 팬덤만으로는 급변하는 중국 EV 시장을 장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테슬라가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지 않는 한, ‘테슬라 프리미엄’이라는 상징성만으로 고가 정책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중국 정부가 신에너지차(NEV)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현지 브랜드들은 기술 혁신뿐 아니라 원가 절감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 메리트를 극대화하고 있다. 테슬라가 샤오미·니오·리오토 등 신흥 세력과의 기술·가격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내재화·차세대 플랫폼(차체 통합 주조, 4680 셀) 투자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결국 2024~2025년 중국 EV 전쟁은 ‘테슬라 vs. BYD’ 양강 구도에서 ‘다자 난전(多者亂戰)’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가 시장 점유율 방어와 수익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로보택시: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호출 택시 서비스.
†휴머노이드 로봇: 인간형 로봇으로 물류·제조·가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을 목표로 개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