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주들이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게 향후 10년간 최대 약 $1조 규모로 평가될 수 있는 기록적 보상안을 승인했으나, 지지 강도는 2018년 보상안을 표결했던 때보다 낮아졌다고 확인됐다.

사진: 2025년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일론 머스크. Courtesy: Tesla
2025년 11월 1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원과 임원진이 보유한 지분을 제외하고 집계한 표에서 보상안 찬성 비율은 약 66%로 나타났다. 이는 SEC(미 증권거래위원회) 제출 문서가 금요일에 공개하며 확인된 수치다. 반면 2018년 보상안 표결 당시에는 같은 기준으로 73%가 찬성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한다. 해당 비교치(73%)는 투자사 콜럼비아 스레드니들(Columbia Threadneedle)의 기업지배구조 책임자 앤드루 드로스트(Andrew Droste)의 분석에 근거한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 목요일 열린 연례 주주총회(일시: 2025년 11월 6일)에서 발표한 잠정 결과에서, 내부자(임원·이사 등) 보유 지분을 포함한 의결권 행사 주식 기준으로는 지지율이 75%였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집계에는 테슬라 지분 약 15%를 보유한 머스크 본인의 표도 포함됐다. 즉, 내부자 제외 기준으로는 찬성 66%, 내부자 포함 기준으로는 찬성 75%라는 두 개의 상이한 지지율이 병기되는 셈이다.
이번 지지율 하락은 머스크와 테슬라를 둘러싼 격동의 시기를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테슬라의 판매는 머스크의 정치적 수사와 그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수행 중인 연방정부 감축 작업으로 인한 논란 등의 영향도 겹치며 주춤했다.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 역시 약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드로스트는 이메일에서 “66%라는 수치에도 불구하고, 이번 표결은 테슬라 주주 기반 내에서 일론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대다수 투자자는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가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번 표결이 부결되어 머스크가 떠날 가능성을 감수하려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이사회는 올해 9월에 이 보상안을 상정하며 주주들에게 승인 권고를 했다. 그러나 대표적 위임장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와 ISS는 투자자들에게 반대 투표를 권고했다. 위임장 자문사는 기관투자자 등에게 의결권 행사 방향을 분석·권고하는 독립 자문기관을 뜻한다.

영상 스틸: 머스크 보상안의 핵심 마일스톤
머스크의 새 보상안은 향후 10년간 테슬라가 특정 마일스톤을 달성할 경우 12개 트랜치(tranche)분할 지급 구간로 나눠 주식을 부여하는 구조다. 첫 번째 트랜치는 테슬라 시가총액이 $2조에 도달하면 지급된다. 이는 테슬라의 현재 평가보다 약 $5천억 높은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처럼 시가총액 증가에 연계된 보상은 운영 성과 달성과도 페어링(쌍으로 묶여)되어 설계됐다.
아울러 이사회가 제시한 목표 중 상대적으로 달성 가능성이 높은 일부 항목을 이루면, 머스크는 $500억이 넘는 보상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또 수여 조건에는 ‘covered events’로 명시된 사건 목록이 포함되어 있는데, 해당 사건이 발생할 경우 요구되는 운영 성과를 충족하지 않아도 주식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테슬라는 관련 코멘트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보도는 전했다.
배경 및 의미
이번 표결은 주주 가치와 경영자 유인, 그리고 기업지배구조라는 세 축이 충돌하는 전형적 장면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내부자 지분을 제외한 기준으로는 지지율이 2018년보다 7%p 낮아진 66%에 그쳤다. 이는 최근의 매출 둔화, 논쟁적 발언에 따른 평판 리스크, 브랜드 가치 변동 등 비재무적 요인이 투자자 판단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반면 내부자를 포함한 기준으로는 75%가 나왔는데, 이는 머스크의 지분 15%가 행사된 구조적 요인과, 핵심 인물 유지를 중시하는 투자자 심리가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보상 설계 측면에서, 시가총액 연동과 운영 성과 연계를 결합한 12개 트랜치 구조는 초고난도 성과 목표(예: $2조 시총)와 현실적 목표를 혼합해, 한편으로는 주주 장기정렬을 도모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유연한 보상 실현을 허용한다. 다만 ‘covered events’처럼 운영상 성과 요건을 일부 우회할 수 있는 장치가 포함되면, 지배구조 관점에서 성과-보상 간 인과성이 희석될 수 있어 주주들의 견제가 중요하다.
또한, 위임장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와 ISS의 반대 권고는 기관투자자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번 사례에서 보듯 기업 특수성—특히 “테슬라와 머스크의 불가분성”이라는 인식—이 자문사의 권고를 상쇄하는 경우가 있다. 드로스트가 언급했듯, 많은 주주가 CEO 이탈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핵심 인물 의존도가 높은 혁신기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패턴이다.
용어 설명
내부자(Insider): 이사, 임원 등 회사 내부 정보에 접근 가능한 핵심 인력을 말한다. 본 기사에서는 내부자 보유 지분을 제외하고 집계한 찬성률(66%)과 내부자 지분을 포함한 찬성률(75%)이 구분되어 제시됐다.
위임장(Proxy) 및 위임장 자문사(Proxy Advisor):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위임받은 경우의 표결에 참고할 수 있도록, 의안의 찬반 의견을 분석·권고하는 독립 기관이다. 대표적으로 글래스 루이스와 ISS가 있다.
트랜치(Tranche): 분할 지급 구간을 의미한다. 본 보상안은 12개 트랜치로 구성되어 각 구간의 시총 및 운영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주식이 순차적으로 부여된다.
Covered Events: 보상 약관에 열거된 특정 사건을 뜻하며, 해당 사건 발생 시 일부 운영 성과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보상이 지급될 수 있다. 세부 항목은 약관에 규정된다.
전문적 관전 포인트
첫째, 지지율의 양면성은 테슬라 거버넌스의 현주소를 드러낸다. 내부자 제외 기준으로는 지지 약화가 확인되지만, 내부자 포함 기준과 머스크 개인 지분의 영향까지 고려하면 가결이라는 결과가 도출된다. 이는 향후 외부 주주와 내부자 간 기대치 조율, 보상 설계의 정교화가 요구됨을 시사한다.
둘째, 성과와 보상의 적정 연계가 핵심이다. $2조 시총, 운영 성과 페어링, 그리고 일부 유연 조항(covered events)의 조합은 정렬과 유연성을 동시 추구하는 설계다. 그러나 성과 인과성이 흐려질 소지가 있는 만큼, 향후 분기별·연도별로 트랜치 달성 근거와 주주 서한 등의 투명성 제고가 관건이 될 것이다.
셋째, 평판 리스크 관리가 성과 변수로 부상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과 대외 활동이 매출과 브랜드에 부담이 된 정황이 언급된다. 이는 제품 경쟁력 외에도 경영자 커뮤니케이션이 직접적으로 수요와 밸류에이션에 연결되는 현실을 재확인시킨다.
핵심 사실 정리
• 내부자 제외 찬성률: 66% (SEC 문서, 금요일 공개)
• 2018년 내부자 제외 찬성률: 73% (앤드루 드로스트 분석)
• 테슬라 발표(내부자 포함 투표 지분 기준): 75%
• 머스크 보유지분: 약 15% (의결권 행사 포함)
• 보상 구조: 10년간 12개 트랜치, 시총 및 운영 목표 연계
• 첫 트랜치 조건: 시가총액 $2조 (현 평가 대비 약 $5천억 상회 필요)
• 추가 가능 보상: 상대적으로 달성 용이한 일부 목표 달성 시 $500억+
• 자문사 권고: 글래스 루이스·ISS는 반대
• 회사 코멘트: 미응답
영상 참고: Europe Early Edition 프로그램의 관련 클립(머스크 보상안 마일스톤 요약)이 공개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