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esla Inc.)가 미국 텍사스주 전역에서 로봇택시(Robotaxi) 기반 승차호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운송네트워크회사(Transportation Network Company·TNC) 허가를 취득했다. 이로써 테슬라는 우버(Uber)·리프트(Lyft) 등 기존 플랫폼과 직접 경쟁하게 됐다.
2025년 8월 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주 면허·규제국(TDLR)은 ‘Tesla Robotaxi LLC’에 대해 2026년 8월 6일까지 유효한 TNC 면허를 이번 주 발급했다. 해당 면허는 테슬라가 인간 안전요원 없이도 자율주행차로 승객을 태우고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허가는 텍사스주 전역에서 효력을 발휘하며, 차량 종류를 막론하고 ‘자동화 자동차(Automated Motor Vehicle)’를 활용할 수 있다.
테슬라는 이미 6월 말부터 오스틴에서 초청제(pilot) 형태의 제한적 승차호출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초기 탑승자는 주로 X(구 트위터)·유튜브 등에서 테슬라 팬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와 애널리스트들로 알려졌다.
테스트 차량은 모델 Y에 부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으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발렛(Valet)이라 불리는 인간 안전 감독관이 조수석에 동승해 왔다. 또 다른 직원들은 관제센터에서 차량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7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5년 말까지 미국 인구의 절반에게 자율주행 승차호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시범 운행 과정에서 교통법규 위반 장면이 다수 목격됐다. 현지 촬영 영상에는 로봇택시가 신호를 위반하거나 교차로에서 급정지하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아직 인명피해나 심각한 물적 손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관련 사실을 테슬라 측과 논의했다고 확인했다.
대표 사례로, 테슬라 콘텐츠 제작자 조 테크트마이어는 자신의 로봇택시가 철도 건널목 경고등과 차단기가 내려오기 시작한 상황에서 멈추지 않아 탑승 중인 테슬라 직원이 급히 개입했다고 전했다. NHTSA는 해당 사건 경위를 테슬라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AV(Autonomous Vehicle) 규제’ 이해를 돕는 해설
미국에서는 주(州) 정부가 자율주행차의 공도 운행 권한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텍사스는 비교적 규제 강도가 낮은 편이지만, 2025년 도입되는 신법에 따라 완전 자율주행 사업자는 사전 승인 의무를 지며, 주 차량국(TxDMV)은 안전 기준 미이행 시 허가를 철회할 수 있다.
테슬라는 그동안 연방조사, 제품 책임 소송, 리콜 등 숱한 도전에 직면해 왔다. 8월 초 플로리다주 연방 배심은 자동조향장치(AutoPilot) 관련 사망 사고에서 테슬라 책임 비율을 33%로 인정하며 3억2,900만 달러 배상을 명령했다.
또한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은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 명칭과 광고 문구로 소비자를 오도했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매뉴얼에는 운전자가 항상 스티어링을 잡고 제동 가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일론 머스크는 수년간 “테슬라는 스스로 달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해 왔다.
머스크는 2016년 이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기존 전기차 전량을 완전자율주행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며, 2019년에는 ‘2020년까지 100만 대 로봇택시’ 목표를 내세워 20억 달러를 조달했다. 그러나 해당 약속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테슬라는 미국의 알파벳(구글) 자회사 웨이모(Waymo)나 중국 바이두의 아폴로고(Apollo Go)에 비해 기술·규제 허들 해소 속도가 느린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들어 테슬라 주가는 18% 하락하며 빅테크 대형주 가운데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전문가 시각Opinion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장은 ‘기술 성숙도’와 ‘사고 책임 소재’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텍사스 허가 획득은 테슬라에게 중요한 규제 관문 통과임이 분명하지만, 사고·소송 리스크가 누적될 경우 사업 모델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규제 환경 변화, 경쟁사 기술 격차, 그리고 실제 상용화 속도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