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esla Inc.)가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게 총 9,600만 주의 보통주를 부여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해당 지분 가치는 약 290억 달러(약 39조 원) 규모다.
2025년 8월 4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이번 보상안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서류상 머스크는 주당 23.34달러를 납입해 (exercise price) 제한조건부 주식(restricted stock)을 취득하게 되며, 이는 2018년 CEO 인센티브 계획 당시 정해졌던 행사 가격과 동일하다.
회사 측은 해당 주식이 베스팅(vesting) 조건을 충족해야 실제로 머스크에게 귀속된다고 명시했다. 즉, 일정 기간 재직이나 경영 목표 달성 등 사전 조건이 충족돼야 주식이 완전히 소유권을 이전받게 된다. 테슬라는 이 같은 구조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기 인센티브라고 설명했다.
법적 배경 및 경영진의 대응
2024년 델라웨어주 형평법원(Chancery Court)은 머스크가 2018년 체결했던 5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보상 패키지를 무효로 판결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테슬라 이사회가 주주에게 불공정한 절차로 보상을 승인했다”며 거버넌스 절차에 문제를 지적했다.
머스크는 2025년 3월 해당 판결에 대해 항소 절차를 개시하며, 1심 재판부가 “여러 법적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테슬라는 이사회 산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머스크의 보상 문제를 재검토했으나, 위원회 활동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경영 전략과 기업 가치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의 약 1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는 지난 몇 년간 “2만5,000달러 보급형 전기차”를 약속했으나, 최근에는 로보택시(robotaxi)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인공지능(AI)·로보틱스 분야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AI·로봇 기업으로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
“우리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AI 알고리즘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로 전환 중이다.” — 일론 머스크, 2025년 4월 주주 서한
용어 해설 및 추가 정보
1제한조건부 주식(Restricted Stock)은 부여 즉시 소유권이 완전히 이전되지 않고, 근속 기간·성과 목표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만 완전 소유가 가능하다. 이 방식은 경영진의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유도하는 구조로 널리 활용된다.
2행사 가격(Exercise Price)은 스톡옵션이나 RSU(제한조건부 주식단위)에서, 증권을 실제로 취득하기 위해 지급해야 하는 가격을 뜻한다. 머스크는 주당 23.34달러를 부담해 주식을 취득해야 하며, 이는 현재 시가 대비 큰 할인율이지만 당시 2018년 책정된 수치다.
3베스팅(Vesting)은 일정 기간이나 성과 조건을 채우면 회사가 부여한 주식 또는 옵션의 소유권이 확정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두고 주주 가치 희석과 경영 동기 부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라고 평가한다. 특히 델라웨어 법원의 판결로 2018년 패키지가 무산된 이후, 테슬라는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머스크에게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단을 모색해 왔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에 집중할 동기를 확보했다는 긍정적 해석을 내놓는 반면,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인한 기존 주주 지분 희석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머스크가 강조하는 AI·로보틱스 사업 전환은 높은 연구개발(R&D) 비용과 불확실성을 수반한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성장 스토리에 주목하면서도, 양산형 저가 전기차 프로젝트를 후순위로 미루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과제
이번 9,600만 주 보상안이 실제로 실행되려면, 머스크가 제시된 베스팅 조건과 행사 가격 납입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동시에 델라웨어 항소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추가 법적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사회 특별위원회가 어떤 권고를 내릴지, 그리고 머스크가 새로운 AI·로봇 비전을 통해 수익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테슬라와 투자자 모두에게 핵심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