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esla Inc.)가 9,600만 주, 약 290억 달러(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제출 서류 기준)에 달하는 신규 보상 패키지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게 승인했다. 이번 보상은 머스크가 델라웨어 형평법원에서 기존 2018년 성과급이 무효화된 뒤에도 회사를 이끌도록 유도하려는 목적이 크다.
2025년 8월 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 이사회가 설치한 특별위원회는 “이번 임시 보상은 머스크의 의결권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그가 테슬라의 사명에 집중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RSU(제한조건부 주식)는 2027년까지 머스크가 핵심 임원직을 유지해야만 순차적으로 베스팅(완전 소유)된다. 베스팅이 완료된 주식은 5년간 매각이 금지되지만, 세금 납부나 행사 대금 마련 목적의 일부 처분은 허용된다.
“머스크가 여러 사업을 동시에 경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상안은 그가 테슬라에 머무를 유인을 제공할 것이라 확신한다.” – 테슬라 특별위원회
특별위원회는 델라웨어 법원이 2018년 성과급(추정가치 500억 달러 이상)을 완전 복권할 경우 “이중 보상(Double Dip)은 없다”고 명시했다. 즉, 새 RSU는 자동 소멸하거나 기존 패키지와 상계 처리된다.
머스크는 베스팅 시점마다 주당 23.34달러를 회사에 납부해야 하며, 이는 2018년 CEO 어워드의 행사 가격과 동일하다. 테슬라는 월요일(현지시간) 공시에서 이러한 세부 조건을 밝혔다.
보상안 발표 직후 테슬라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2% 이상 상승했다.
판매 부진과 시장 도전 과제
그러나 연초 이후 테슬라 주가는 이미 25% 이상 하락했다. 노후화된 차종 라인업·치열해진 경쟁·머스크의 정치적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수요를 약화시켰다는 평가다.
미 정부의 전기차 세제 지원 축소도 악재로 작용했다. 머스크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보조금 감소에 따라 앞으로 몇 분기는 거칠 수 있지만, 2026년부터는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수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서치 업체 S&P 글로벌 모빌리티가 로이터에 단독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가 2024년 여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뒤 테슬라 브랜드 충성도는 급락했다.
또한 제너럴모터스, 현대차, BMW 등 전통 완성차업체의 신규 전기차가 속속 출시되면서 테슬라의 ‘오래된 라인업’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
테슬라가 2020년 이후 처음 선보인 신차 ‘사이버트럭’은 머스크의 “연 20만 대 이상 판매” 기대와 달리 시장 반응이 냉담해 실패작으로 평가된다.
용어 해설 및 추가 맥락
RSU(Restricted Stock Unit)는 특정 근속 조건이나 성과 목표 달성 시 주주가 될 수 있는 보상 주식이다. 일반 스톡옵션과 달리, 행사 가격 부담이 낮아 임직원 유인책으로 널리 쓰인다.
로보택시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로, 테슬라는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AI·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전환이라는 머스크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핵심 사업 축이다.
전문가 관점
시장 전문가들은 “2018년 보상안이 무효화되면서 머스크의 경영 집중도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며 “주식 희석을 감수하고서라도 지배구조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해석한다. 다만 주가 부양 효과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과 머스크 의존도 심화에 대한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EV 수요 회복이 지연돼 테슬라의 ‘매출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이 실질적인 현금흐름 창출원이 될지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