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상장된 휴머노이드 로봇 밸류체인 종목이 이달 들어 13.5% 급등하며 MSCI 차이나 지수의 4.4%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이 같은 랠리는 테슬라(티커: TSLA)의 ‘옵티머스(Optimus)’ 프로젝트에 대한 연이은 호재성 소식이 결정적 촉매로 작용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본체(Body) 관련 종목이 15.7%로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면서 “테슬라 옵티머스 관련 최신 업데이트가 핵심 동인이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9월 5일 발표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장기 인센티브 패키지를 주목했다. 해당 패키지는 향후 10년간 100만 대의 옵티머스 로봇을 인도한다는 운영 목표 달성 여부에 보상을 연계하고 있다. 불과 이틀 뒤인 9월 7일, 테슬라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가속화되는 진화(Accelerating evolution)’라는 캡션과 함께 Gen2.5 옵티머스 이미지를 게재해 시장의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9월 10일에는 미국 테크·벤처 행사인 올인 서밋(All-In Summit)에서 머스크 CEO가 “옵티머스 3세대(Gen3) 설계를 최종 확정 중이며, 손의 섬세한 조작 능력이 인간과 유사한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9월 16일에는 머스크가 테슬라 본사에서 “옵티머스 생산 로드맵, AI·오토파일럿, 차량 생산을 논의했다”고 직접 밝히면서 로봇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재차 부각됐다.
다른 플레이어들의 움직임도 주가 상승세를 거들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FigureAI가 향후 3일 안에 세 건의 중대 발표를 예고했다”는 브렛 애드콕(Brett Adcock) CEO의 X(구 트위터) 게시물을 인용했다. 중국 내 핵심 시스템 통합업체(Integrators)들도 현재까지 약 10억 위안(RMB) 규모의 추가 기업 간 거래(ToB) 주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옵티머스 Gen3, FigureAI, 중국 업체 유니트리(Unitree)의 기업공개(IPO) 진행 상황, 핵심 통합업체들의 IR(투자자 대상 행사) 등 예정된 이벤트가 연내 랠리를 지속적으로 견인할 것”
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옵티머스 생산 계획이나 FigureAI 발표 내용이 시장 기대를 하회할 경우, 섹터 전반에 조정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 해설: 휴머노이드 로봇·옵티머스·ToB란 무엇인가?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형태와 관절 구성을 갖춰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지능형 기계를 뜻한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는 2021년 AI 데이에서 최초로 공개된 인간형 서비스 로봇 프로젝트다. Gen2.5, Gen3 등 표기는 세대(Generation)를 의미하며, 성능·재료·소프트웨어가 단계별로 진화한다. ‘ToB’는 ‘Business to Business’의 약자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판매·계약 모델을 가리킨다.
시장에선 노동 인구 감소, 고령화 등의 구조적 요인이 휴머노이드 로봇 수요를 장기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2024년 말 기준 산업용 로봇 밀도를 현재 대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연말까지 예정된 테슬라 AI 데이와 FigureAI, 유니트리의 상장 로드쇼 등 일정을 촘촘히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단가가 2만~3만 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경우, 로봇이 자동차와 같은 대중 소비재 레벨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 및 리스크
모건스탠리는 1) 옵티머스 Gen3 양산 계획 구체화, 2) FigureAI 신규 파트너십, 3) 중국 정부의 로봇 산업 지원 정책, 4) 글로벌 금리 변동에 따른 기술주 밸류에이션 변화를 주요 변수로 꼽았다. 특히 “옵티머스 100만 대 공급 목표”는 기존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를 단숨에 재편할 수 있는 잠재적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
그러나 생산 효율성을 뒷받침할 배터리 수급, 정밀 모터·감속기 공급망, 안전성 규제 마련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될 수 있다. 또, 로봇이 기존 노동을 대체한다는 사회적 논쟁 역시 중장기적으로 주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테슬라를 필두로 한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 확장은 관련 밸류체인 기업에 중장기 성장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익 실현 시기와 기술 완성도가 불확실한 만큼, 투자자들은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접근과 동시에 펀더멘털 점검을 병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