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영국 리스 월납입금 최대 40% 인하…판매 부진 정면 대응

테슬라(Tesla Inc.)가 영국 자동차 리스 시장에서 파격적인 할인 정책을 단행했다. 영국 유력 일간지 The Times가 전한 내용을 투자 전문 매체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이 재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회사는 리스·렌터카 업체들에 최대 40%의 가격 인하를 제안해 소비자들의 월납입금 부담을 크게 낮추고 있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처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EV) 수요에 대응해 재고 압력 및 보관 공간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영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두드러지면서, 리스사에 제공하는 할인 폭을 대폭 확대해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스 비용 252파운드+VAT vs 1년 전 600~700파운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 3(Model 3)’의 경우, 36개월 계약 기준 월 252파운드(부가가치세 별도)로 리스가 가능하다. 이는 불과 1년 전 600~700파운드 수준이었던 월납입금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 *VAT(Value Added Tax)은 영국 내 소비재·서비스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로, 우리나라의 부가세와 유사한 개념이다.

테슬라는 이번 할인과 별도로 무이자(0%) 할부 금융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차량 가격이 4만 파운드(약 6,900만 원)인 경우, 3년간 무이자를 유지하려면 제조사가 부담해야 할 금융 비용이 약 6,000파운드에 이르는 것으로 The Times는 추산했다.


영국·유럽 판매 급락과 중국산 EV 공세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 둔화는 영국과 유럽에서 특히 심각하다. 2025년 7월 영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60%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중국 완성차 업체 BYD(比亞迪)가 시장점유율에서 테슬라를 앞질렀다. 유럽 전역에서는 저가의 중국산 전기차 라인업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신흥 업체들이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내 ‘얼트라라이트(alt-right)’ 세력과 잇단 교류를 이어가며,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정치적 거부감이 고조됐다. 2025년 내내 테슬라 판매점·충전소를 겨냥한 기물 파손 사건과 불매 운동(boycott)이 이어지면서 매출에 추가 타격이 발생했다. *Alt-right는 ‘대안 우파’를 뜻하는 신극우 성향의 정치·사회운동 흐름을 가리킨다.


재고·물류 부담이 부른 초강수…업계 파장 주목

업계 전문가는 “재고 회전율 하락보관 비용 상승이 맞물린 것이 원인”이라며, “테슬라가 초과 재고를 단기간 내로 해소하지 못할 경우 유럽 전역에서 추가 할인이나 판촉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영국은 섬 특성상 차량 저장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장기간 재고 적체가 물류비와 보관비를 더욱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테슬라의 이번 결정이 동종 업계 전반의 전기차 가격 인하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로 일부 유럽 완성차 기업들은 최근 테슬라의 가격 정책을 주시하며 내년형 EV 출시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관전 포인트와 리스크

“가격 인하는 단기 처방일 뿐, 장기적으로는 제품 라인업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자동차 금융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테슬라는 오는 2026년부터 중·소형 세그먼트 EV를 연이어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생산 능력 확대 방안은 아직 불투명하다. 또한 ‘머스크 리스크’로 불리는 정치적 논란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유럽 소비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이자 금융과 대규모 리스 할인은 현금흐름 정상화를 위한 단기 유동성 확보 전략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향후 2~3분기 동안 할인 드라이브가 매출·점유율 반등으로 이어질지, 혹은 수익성 악화로 귀결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테슬라의 영국 내 대리점 관계자는 “장기계약 리스 프로그램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지난주 대비 세 자릿수 증가했다”면서도, “할인 폭과 무이자 혜택은 한시적 프로그램이므로 계약 시점을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테슬라가 선택한 파격적인 가격 전략은 당장의 재고 압박과 판매 부진을 다소 완화할 수 있지만, 치열해지는 글로벌 EV 전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