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뉴욕서 로보택시 시험 운전원 채용…허가 신청은 ‘0’건

테슬라(Tesla)미국 뉴욕시에서 로보택시(완전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 시험 운전원 모집 공고를 올리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율주행차(Autonomous Vehicle·AV) 실도로 시험운행에 필수적인 시 당국 허가는 아직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5년 8월 1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공식 채용 사이트에 ‘Autopilot 차량 운영자(Vehicle Operator)’란 이름으로 퀸스(Queens) 지역 인재를 찾고 있다. 지원자는 장시간 엔지니어링 차량을 운전하면서 동적 오디오‧카메라 데이터 수집을 수행해 자율주행 시스템 학습과 시험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명시돼 있다.

테슬라 로보택시 이미지

뉴욕시 교통국(New York City Department of Transportation·NYC DOT) 대변인은 CNBC에 “테슬라는 뉴욕시에서 AV 시험 주행을 위한 어떤 승인도 신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행 규정상 AV 시험을 진행하려면 차량 안에 상시 개입할 수 있는 ‘훈련된 안전 운전자(trained safety driver)’를 배치해야 하며, 허가 없이 시험 주행을 할 경우 심각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전국 곳곳에서 시험 운전원 대규모 채용

테슬라의 채용 공고는 뉴욕뿐 아니다. 댈러스, 휴스턴, 탬파, 올랜도, 마이애미 등 미 남부 대도시와 팔로앨토(캘리포니아 본사 엔지니어링 허브)에서도 유사 직무를 동시 채용 중이다. 공고문에는 “국내외 출장이 필요할 수 있으며, 자동화 주행 시스템과 센서 장치에 친숙한 인재”라는 조건이 붙었다. 이는 곧 테슬라가 FSD(Full Self-Driving·완전자율주행) 및 ‘FSD Unsupervised’로 명명한 차세대 소프트웨어를 글로벌 차원에서 본격 시험한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FSD란?
Full Self-Driving의 약자로, 테슬라가 판매하는 고급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패키지다. 현재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기준 2단계(부분 자율)로 분류되며, 운전자의 지속적 감독과 즉각적 개입이 필수다.


규제 허들: 뉴욕은 ‘보수적’, 텍사스는 ‘파격적’

규제 측면에서 테슬라는 텍사스뉴욕에서 정반대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주 테슬라는 ‘Tesla Robotaxi LLC’ 명의로 텍사스주 차량 호출 서비스 허가를 득하며 로보택시 상업 운영의 첫 관문을 넘었다. 텍사스 법규는 탑승 중 안전 운전자 배치를 의무화하지 않는다. 실제로 테슬라는 6월 말부터 오스틴에서 임직원 대상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일론 머스크 CEO는 X(前 트위터)에 “다음 달 일반 대중에 개방하겠다”고 예고했다.

반면 뉴욕시는 보행자 밀집도와 복잡한 교통환경 탓에 AV 허가 절차가 까다롭다. 현재 알파벳(Alphabet) 산하 웨이모(Waymo)가 AV 시험 주행 허가를 신청했으나, 심사 단계에서 수개월째 멈춰 있다. 전문가들은 “뉴욕의 규제 관문을 통과해야만 로보택시의 ‘전국 상용화’ 퍼즐이 완성된다”고 평가한다.


판매 부진·정치적 논란 속 ‘AI·로보틱스 전환’ 구상

머스크 CEO는 실적 발표마다 “테슬라의 미래는 자동차 제조가 아닌 AI와 로보틱스”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 EV 판매는 유럽을 중심으로 급락했다. 저가형 모델 개발보다 고가 픽업 ‘사이버트럭’ 생산에 집중한 점, 머스크 본인의 정치적 발언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및 독일 극우 AfD 지지 등이 반(反)테슬라 정서를 키웠다.

오스틴 로보택시

따라서 ‘로보택시’는 판매 부진을 타개할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자율주행 안전성 논란은 여전하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Autopilot)·FSD 사용 중 발생한 사고로 미국 교통당국(NHTSA) 및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는 물론, 캘리포니아 DMV가 ‘허위 광고’ 혐의로 회사를 제소한 전례도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전문가들은 뉴욕 채용 공고를 “규제 당국에 대한 ‘선제 압박 카드’”로 본다. 인력·차량을 먼저 배치해 기정사실화를 노린 뒤, 여론과 투자자 기대를 바탕으로 허가 과정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뉴욕시가 요구하는 ‘현장 안전 운전자’를 배제할 가능성은 낮으며, 허가가 지연될 경우 채용 인력 활용도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웨이모다. 웨이모가 뉴욕에서 첫 시험 주행을 성사시키면, 테슬라는 ‘후발주자’ 위치로 밀릴 수 있다. 반대로 테슬라가 허가를 먼저 따내면, 머스크의 ‘1년 내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발언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우리는 가능하면 빠르게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100대 이상 로보택시를 투입해 누구나 호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일론 머스크, 2025년 8월 X 게시글

결론적으로 뉴욕 로보택시 허가 여부는 테슬라의 ‘탈(脫)자동차 기업’ 비전을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허가가 늦어질수록 투자자 신뢰와 시장 점유율 회복은 지연될 수밖에 없으며, 반대로 허가가 조기에 이뤄질 경우 테슬라는 로보택시 상용화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