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차기 재무부 차관 “자본 유입 확대 시 바트화 추가 강세 가능”

방콕=로이터—태국 차기 재무부 차관인 보라팍 탄야웡(Vorapak Tanyawong)이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해외 자본이 국내 채권과 주식시장으로 계속 유입될 경우 바트화(THB)의 추가 절상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태국 통화는 연초 이후 미 달러 대비 8% 상승하며 아시아 주요 통화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라팍 차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경우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으므로 자본 유입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트화는 전날 4년래 최고치에 도달해 수출·관광업계의 가격 경쟁력을 위협했다. 태국은 동남아 2위 경제권으로, 두 부문은 국내총생산(GDP)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이다. 바트 가치가 급등하면 외국인 관광객 지출과 수출 물량이 감소해 성장률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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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바트화 이미지

같은 날 차기 재무장관인 에크니티 니티탄프라팟(Ekniti Nitithanprapas)은 기자들과 만나 “바트화 안정을 위해 차기 태국은행(중앙은행) 총재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안정 대책이나 시장 개입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장 참가자들은 재정·통화 당국 간 공조 강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적 해설: 자본 유입과 통화 강세의 인과관계

자본 유입(capital inflow)이란 해외 투자자가 현지 금융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달러·엔·유로화 등을 팔고 현지 통화를 사들이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때 해당 통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환율이 하락(통화 가치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특히 채권 자금은 장기적으로 머무를 가능성이 커, 단기 투기성 자금보다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하는 달러 수익률 매력을 낮춰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으로 이동하기 쉽다. 태국처럼 경상수지 흑자가 꾸준한 국가는 외국인 투자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해, 자연스럽게 통화 강세 압력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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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 들어올 때는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지만, 빠져나갈 때는 더 빠르다”는 것이 신흥국 자본시장의 일반적 속성이다.1

이 때문에 보라팍 차관은 “급격한 변동성(overshoot)을 예방하기 위해 자본 유입 상황을 세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시장 영향과 정책 과제

태국 수출업계의 최대 애로는 가격 경쟁력 약화다. 수출 단가는 달러 기준으로 고정된 경우가 많아, 바트화가 강세를 보이면 동종 제품을 생산하는 베트남·말레이시아 기업 대비 불리해진다. 관광업계 역시 바트 가치가 오르면 여행·숙박 요금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외국인 입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시장 개입(달러 매수)이나 선물·스와프 시장을 통한 유동성 공급으로 급등세를 완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과도한 개입은 통화 당국의 신뢰 훼손과 외환보유액 감소를 초래할 수 있어 정밀한 균형이 요구된다.

재무부는 재정정책 측면에서 수출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관광 프로모션 예산 확대 등의 보완 카드를 검토할 수 있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서비스 품질 제고를 통해 환율 변동에 대한 구조적 대응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및 전망

단기간 내 미국 연준의 완화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글로벌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 이 같은 환경은 태국 금융시장에 추가 자본 유입을 촉진해 바트화 강세 압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 확대 위험을 감안할 때, 재정·통화 당국의 정책 공조와 실물경제 경쟁력 강화 전략이 더욱 절실해질 전망이다.

기자는 현 상황을 “완화적 미국 통화정책태국의 펀더멘털(견조한 재정·경상흑자)이라는 두 축이 맞물려 바트화가 구조적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