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자가보관(Storage) 시장의 대표 기업인 애버커스 스토리지 킹(Abacus Storage King, ASX:ASK)이 6주간의 한정 실사(리미티드 듀 딜리전스) 기간을 열며 인수전이 본격화됐다.
2025년 7월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사업가 네이선 커시(Nathan Kirsh)의 패밀리오피스 키 코퍼레이션(Ki Corporation)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 퍼블릭 스토리지(NYSE: PSA)가 구성한 컨소시엄은 애버커스 스토리지 킹(이하 ASK)의 장부 및 기록에 접근해 A$21억 7,000만(미화 14억 1,000만 달러)*1 규모의 구속력 있는(biding) 인수 제안을 평가하게 됐다.
이번 실사 기간은 총 6주로 한정된다.
ASK 이사회는 “컨소시엄의 제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기 위해 제한적이나마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면서도 “최종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① 인수 제안 주요 조건
컨소시엄은 7월 초 ASK 주당 A$1.65를 제시하며 기존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이는 5월 제안됐던 금액보다 높지만, ASK 이사회는 당시 “가치평가, 거래 시기 및 성사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를 이유로 거절한 바 있다.
환율 정보를 감안하면, 미화 1달러는 1.5375호주달러로 환산된다. 총 인수 금액 A$21억 7,000만은 현 환율 기준 약 14억 1,000만 달러에 해당한다.
② 지분 구조 및 거래 후 소유권 변화
현재 네이선 커시 일가의 키 코퍼레이션은 직접·간접적으로 ASK 지분 59.39%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키 코퍼레이션과 퍼블릭 스토리지는 지분을 50%씩 나누어 공동으로 소유한다.
업계에서는 “키 코퍼레이션이 지배력을 일부 내려놓는 대신, 글로벌 1위 자가보관 기업인 퍼블릭 스토리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③ 실사(due diligence)와 향후 일정
실사는 일반적으로 회계 장부, 임차 계약, 부동산 평가, 규제 리스크 등 ‘기업 내부 정보’를 검증하는 절차다. 한정 실사(limited due diligence)의 경우, 핵심 정보만 제한적으로 제공해 잠재적 경쟁사에게 민감 데이터를 넘기는 위험을 최소화한다.
컨소시엄은 6주 안에 ▲재무 건전성 ▲자산 구성 ▲부채 구조 ▲규제 환경 등을 종합 분석한 뒤 인수 계약서(Implementation Agreement) 체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④ 시장 반응과 전략적 의미
ASK는 호주·뉴질랜드 전역에서 130여 개의 셀프 스토리지 시설을 운영한다. 호주 자가보관 시장은 ▲온라인 쇼핑 증가 ▲소형 주거 공간 확대 ▲고령화에 따른 가정 내 공간 부족 등 구조적 요인으로 연평균 6~8% 성장 중이다.
금융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퍼블릭 스토리지가 북미에서 축적한 운영 노하우와 자본력을 투입하면, ASK는 아·태 지역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⑤ 규제·완성 리스크
다만 거래가 완료되려면 호주 외국투자심의위원회(FIRB) 승인 및 각종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시장점유율 상승에 따른 경쟁 제한성은 크지 않더라도, 퍼블릭 스토리지의 해외 자본 유입이라는 이슈가 정부 검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세계적 금리 고점 기조 속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인수 구조에 미치는 영향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⑥ 용어 설명
자가보관(Self-storage)은 가정·기업이 물품을 일정 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공간을 임대하는 서비스다. 월 임대료 기반이어서 부동산 임대업·물류업의 특성을 동시에 가진다.
구속력 있는(biding) 제안은 제안자가 조건이 충족될 경우 반드시 거래를 이행해야 하는 법적 효력이 있는 인수 의향서를 의미한다.
⑦ 에디터 관점
국제 자본과 호주 로컬 자본의 합작 사례는 최근 호주 인프라·리츠(REITs) 시장에서 두드러진 흐름이다. 금리 고공 행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안정적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대체자산에 글로벌 투자자금이 쏠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퍼블릭 스토리지는 북미 시장 포화 이후 꾸준히 해외 확장을 모색해 왔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최초 대규모 플랫폼 보유라는 의미를 지닌다. 반대로 ASK 입장에서는 글로벌 운영 역량과 저비용 자본을 유치해, 호주 시장을 넘어 동남아·동북아로 네트워크를 확대할 기회를 얻게 된다.
궁극적으로 실사 과정에서 ▲자산가치 재평가 ▲잠재적 부채 조정 ▲세제 이슈 등 숨은 변수가 발견될 수 있다. 6주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이러한 변수를 관리·해소할 역량이 컨소시엄의 최종 오퍼(Offer)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 나온다.
향후 시장 참가자들은 FIRB 심사 진행 상황과 ASK 실적 발표 일정(8월 말 예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적 개선이 확인되면 매도자의 협상력이 강화될 수 있고, 반대라면 인수 가격 재협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1 환율: 1 USD = 1.5375 AUD (기사 인용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