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르나, IPO 공모가 주당 40달러로 확정 — 예상 범위 상단 넘어 150억 달러 기업가치 달성

스웨덴 핀테크 기업 Klarna(클라르나)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를 주당 40달러로 확정했다. 이는 회사가 제시했던 희망 범위 상단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기업가치 약 150억 달러(약 20조 원)를 책정받은 셈이다.

2025년 9월 1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클라르나는 총 13억7,000만 달러(약 1조8,000억 원)를 조달했으며, 이 가운데 2억 달러만 회사 운영자금으로 유입되고 11억7,000만 달러는 장기 투자자들의 지분 일부 회수에 사용된다. 클라르나 주식은 티커명 ‘KLAR’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상장은 Klarna IPO 이미지 최근 암호화폐 기업 서클(Circle)과 협업 소프트웨어 업체 피그마(Figma) 등 기술기업들이 잇달아 성공적인 데뷔를 치른 배경과 맞물려 있다. 시장의 기술주 수요가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의 공모주 열기가 재점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목

클라르나는 원래 2025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발표한 보복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가 이번에 일정을 재개했다.

‘Buy Now, Pay Later(BNPL)’라 불리는 후불 결제 서비스는 소비자가 즉시 상품을 받고 결제일을 한 달 뒤로 미루거나, 무이자 분할 상환으로 부담을 나누는 방식이다. 클라르나는 이 모델을 앞세워 북미와 유럽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급성장했으며, 국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의 ‘후불결제’와 유사한 개념이다.

다만 클라르나는 최근 ‘디지털 리테일 은행’이라는 정체성을 부각하며 단순 결제 플랫폼에서 종합 금융 앱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번 IPO는 월가가 이러한 사업 전환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실적 면에서는 2분기 순손실 5,3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1,800만 달러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 증가해 8억2,3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주목

회사 수익 구조는 크게 세 축으로 이뤄진다. 첫째, 가맹점 결제 수수료다. 온라인 상점을 대상으로 소액 수수료를 부과해 거래마다 이익을 확보한다. 둘째, 장기 분할 상환 상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다. 셋째, 연체 수수료가 있다. 이러한 모델은 미국의 경쟁사 어펌(Affirm)과 궤를 같이한다.

클라르나 관계자는 “가맹점이 자사 결제 솔루션을 도입하면 고객 전환율과 객단가가 모두 상승한다”며 “이번 공모로 플랫폼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공모금 중 대다수가 기존 주주 회수 물량으로 배정된 점에 주목한다. 이를 두고 “회사의 성장 자금보다는 투자자 엑시트 목적이 크다”는 시각과 “BNPL 시장이 성숙 국면에 접어든 신호”라는 분석이 맞선다.

전문가 해설
IPO 과정에서 제시한 150억 달러 밸류에이션은 팬데믹 수혜 정점(460억 달러) 대비 크게 낮아진 금액이다. 이는 BNPL 모델의 규제 우려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실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매출 성장과 시장지배력, 그리고 은행 라이선스를 활용한 예대(預貸) 비즈니스 확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평가절하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용어 설명
BNPL은 소비자가 구매 시점에 비용 전액을 지불하지 않고 무이자 또는 저금리로 결제를 분할하거나 미룰 수 있는 서비스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모바일·AI·빅데이터 등 기술 기반 금융 서비스를 뜻한다.


향후 일정
클라르나 주식은 이번 주 내 NYSE에서 거래를 개시하며, 상장 첫날 주가 변동성에 따라 BNPL 업계 전체의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매출 성장세 유지 여부와 디지털 은행 전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