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항공, 항공기 인도 지연으로 2025년 손익분기 목표 ‘빨간불’

쿠웨이트항공(Kuwait Airways)이 전략적 성장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영 항공사인 쿠웨이트항공의 압둘모센 알파간(Abdulmohsen Alfagaan) 회장은 항공기 인도 지연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주요 원인으로 꼽으며 “당초 설정했던 여러 핵심 성과지표(KPI)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에어버스(Airbus)에 주문한 9대의 항공기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보유 기단은 27대이며, 2025년 말까지 30대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머지 항공기는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애초 쿠웨이트항공은 2024년 안에 33대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리스1 계약이 종료된 항공기를 반납하면서 한때 23대로 운영 규모가 줄어든 바 있다. 이에 따라 알파간 회장은 “기단 규모 축소는 노선 운항 편수와 좌석 공급 능력 감소로 이어져 2024~2025년 수송 실적 목표를 낮춰 잡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공급망 차질이 우리의 성장 엔진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여기에 지역 정치·안보 문제가 더해져 운항과 수익성 전망이 복잡해지고 있다.” — 압둘모센 알파간 회장

회사는 2023년 4백만 명을 조금 웃도는 승객을 수송했으며, 2025년에는 55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항공기 인도 지연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해당 목표 달성 시점이 불가피하게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항공기 인도 지연, 왜 발생했나?

국제 항공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늘어난 항공기 수요와 엔지니어링 인력 부족, 엔진 제조사의 부품 공급 차질이 겹치면서 제조사 에어버스·보잉 모두 연쇄 지연을 겪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 항공사들은 대규모 기단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 공급망 병목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쿠웨이트항공이 구매한 기종은 A320neo 및 A330-800으로 알려져 있다. 연료 효율이 향상된 최신 기종이지만, 신형 엔진의 결함 점검과 부품 교체 작업이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인도가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지연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항공 수요에 미치는 영향

알파간 회장은 중동 지역의 정치·군사적 긴장이 항공업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이라크 상공 회피로 인한 항로 우회보험료 상승은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일부 노선은 수익성 저하로 감편 또는 중단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확대와 홍해 해상 안전 문제는 화물 노선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 이슈와 비용 상승이 겹쳐 항공사들은 단거리·고수익 노선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5년 손익분기점 달성, 현실화 가능성은?

쿠웨이트항공은 과거 10년간 만성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5년 손익분기점(break-even) 달성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왔다. 손익분기점은 총수입이 총비용과 같아 순이익·손실이 ‘0’이 되는 지점을 말한다. 알파간 회장은 “시장 상황이 안정되고 항공기 인도가 정상화된다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2026년 이후로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아울러 그는 2024년 실적(이익·손실)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회계연도 결산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운항 축소 영향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을 가능성을 점친다.


전문가 시각과 업계 파급효과

항공 컨설팅사 ‘센터 포 아비에이션’(CAPA)은 “항공기 공급망 안정화가 중동 항공사들의 최대 과제”라며 “향후 12~18개월 사이 납기가 꾸준히 늦춰질 경우, 노선 전략 변경과 비용 절감 프로그램이 대거 가동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5년 세계 여객 수요가 팬데믹 이전 대비 104%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정치적 불안정 지역의 수요 흐름은 예측 오차가 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용어 풀이Glossary

리스(Lease)는 항공사가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일정 기간 임차해 사용하는 계약 형태를 말한다. 현금 유동성 확보와 최신 기종 운용에 유리하지만, 계약 만료 시 항공기를 반납해야 하므로 기단 규모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브레이크이븐(Break-even)은 매출과 비용이 같아 순이익이 ‘0’이 되는 지점을 의미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항공기 리스료, 연료비, 인건비 등 고정·변동 비용이 커 손익분기점이 높게 형성되는 특징이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쿠웨이트항공이 향후 에어버스와 납기 재조정에 성공할지, 그리고 중동 정세가 단기간 안정화될지 여부가 실적 반등의 관건으로 떠오른다. 회사가 예고한 노선 다각화·비용 구조 개선이 계획대로 이행될지에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