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미국 자금 지원 매체 ‘엘 토케’에 환율 조작·경제 테러 의혹 제기

하바나(로이터) — 쿠바 정부는 목요일 미국의 자금 지원을 받는 매체 엘 토케(El Toque)가 쿠바의 비공식 환율을 조작해 사회적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페소 가치 급락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벌어진 비판이다.

2025년 11월 1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쿠바는 엘 토케가 자사 웹사이트에 실시간으로 산출·공개하는 블랙마켓 환율을 ‘사기극’이라고 규정했다. 이 비공식 기준 환율은 수 주 동안 극심한 변동을 거듭한 뒤 다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으며, 빠르게 달러화가 진행되는 경제 속에서 다수 쿠바인의 빈약한 구매력을 사실상 말소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바 공산당 정권은 미국 내 공개 문서를 근거로, 엘 토케와 그 편집국장 호세 하산 니에베스(Jose Jasan Nieves)미국 자금을 지원받았다며, 그들이 ‘쿠바를 불안정화함으로써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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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토케: 미국 자금은 보도에 영향 미치지 않는다

니에베스 편집국장은 로이터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엘 토케가 미 국무부의 보조금을 받아 ‘쿠바 내 정보 접근을 촉진하고, 하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의 공공외교 프로그램 이행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러한 자금이 엘 토케의 보도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부인했으며, 이 매체는 민간 후원자, 기업, 재단, 그리고 유럽의 여러 단체로부터도 재정을 지원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어떤 관계도 우리의 편집 방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니에베스 편집국장은 말했다.

그는 또한 쿠바 정부가 제기한 ‘전복적’ 의도나 용병·테러 관련 활동을 조장한다는 주장도 전면 부인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쿠바의 주장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하며, 쿠바 정부가 ‘무능함과 실패한 경제 정책으로부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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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쿠바 정부는 엘 토케가 목요일 기준으로 제시한 달러당 460페소의 비공식 환율이, 1달러=24페소 또는 120페소라는 이중 공식 환율과 대비된다며, 이 비공식 환율이 ‘미국 자금 지원 세력’에 의해 조작돼 섬 전체에 경제적 혼란을 야기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독립 관측통들은 쿠바의 경제난이 수십 년간 이어진 미국의 무역 금수조치, 국가 주도 경제의 관리 실패, 그리고 비현실적인 공식 환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트럼프 행정부올해 미국의 언론 매체 지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쿠바 관련 뉴스를 다루는 다수 매체에 대한 자금을 삭감했다. 엘 토케는 3월 성명에서 2025년 예산의 50%가 이러한 삭감의 영향을 받았다며 독자들에게 기부를 요청했다.

이후 쿠바 관련 언론 매체들에 대한 미국의 일부 지원금은 재개됐다고 전해졌다.


용어와 맥락 설명

비공식(블랙마켓) 환율: 정부가 정하는 공식 환율과 달리, 시중의 현물·사적 거래에서 형성되는 환율을 의미한다. 외화 부족, 외환 규제, 가격 통제 등으로 공식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소비자와 기업은 비공식 시장 가격을 사실상의 교환가치 지표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중 환율: 동일 통화에 두 개의 공식 환율이 병존하는 체계로, 용도나 거래 상대, 부문에 따라 서로 다른 환율이 적용된다. 경제 주체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율을 찾기 위해 규제 회피를 시도하게 되고, 그 결과 왜곡된 가격 신호암시장의 팽창이 나타날 수 있다.

달러라이제이션: 국내 경제에서 미 달러 사용이 보편화되는 현상으로, 물가 표시·저축·거래 단위가 외화로 전환되며 자국 통화의 신뢰·기축 기능이 약화된다. 이는 환율 급변과 인플레이션을 가속시킬 수 있다.

공공외교 프로그램: 외국 대사관이나 정부가 현지 시민과의 교류·정보 제공·문화 활동을 통해 상호 이해를 높이고 정책 목표를 지원하는 활동을 말한다. 언론 지원이나 정보 접근성 제고 프로젝트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맥락 분석과 시사점

이번 논쟁은 환율 정보의 신뢰성시장 기대에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실시간 비공식 환율이 가격 결정과 거래의 기준 점으로 기능할수록, 소비·임금·수입 원가가 그 지표에 연동되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한쪽은 ‘조작’을, 다른 쪽은 ‘투명한 정보 제공’을 각각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쿠바 정부가 엘 토케의 환율 공표를 ‘사기극’이라 규정한 것은, 비공식 지표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고 환율 급등 악순환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엘 토케는 다원적 재원 조달과 편집 독립을 강조하며, 보조금 수령 사실이 곧바로 편집 간섭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실무적으로는 환율이 달러당 460페소 수준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24:1 또는 120:1공식 환율 체계가 시장 현실과 괴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이 괴리는 수입 가격 책정, 공공요금, 임금 협상, 재정 회계 등에 연쇄적 불일치를 초래할 수 있으며, 정책 신뢰 회복이 지표 안정의 선결 과제임을 시사한다.

또한 미국의 언론 지원 축소·재개가 교차하는 가운데, 관련 매체의 재정 불확실성은 보도의 지속성과 접근성에도 변동성을 부여한다. 엘 토케가 2025년 예산의 50% 타격을 호소한 대목은, 정보 생태계가 외부 재원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상기시킨다.


정리하면, 쿠바 정부는 엘 토케의 비공식 환율 공표를 경제 혼란 조장으로 규정하고, 엘 토케와 미 국무부의 자금 연결고리를 부각한다. 반면 엘 토케와 미 국무부는 편집 독립성정보 접근성 확대를 내세우며 반박했다. 비공식 환율의 신뢰 논쟁은 당분간 섬 경제의 가격·기대·정책 삼각축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