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광전자·반도체 소재 전문기업인 코히어런트(COHR)가 2025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회사는 이번 분기에 순손실 1억2,880만 달러(주당 -0.83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7,990만 달러 손실(주당 -0.52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코히어런트는 같은 기간 매출 15억 2,900만 달러를 달성하며 전년 동기 13억 1,400만 달러 대비 16.4% 성장을 시현했다. 이는 글로벌 전력반도체·레이저 수요 확대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 실적(미국 회계기준 GAAP)*에 따르면, 순손실은 1억2,88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3% 확대됐으며, 주당순손실(EPS) 역시 -0.83달러로 전년 -0.52달러에서 악화됐다. 반면 총매출은 15억 2,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억 1,500만 달러 증가했다.
“전력반도체 및 통신용 광학 부품 수요가 견조했으나, 인수합병 관련 감가상각 및 재고 평가손실이 순이익에 부담을 주었다”
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는 작년 II-VI와의 합병 이후 생산역량 확대를 위해 광범위한 설비투자를 진행해 왔으며, 이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손익에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GAAP·EPS 용어 설명
GAAP(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는 미국 일반회계기준으로, 기업이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따라야 하는 규칙이다. EPS(Earnings Per Share)는 순이익을 유통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주주들이 한 주당 얼마나 이익 혹은 손실을 받는지를 나타낸다. 이번 발표에서 EPS가 -0.83달러라는 것은 투자자 한 명이 주당 0.83달러의 손실을 부담했음을 의미한다.
실적 배경 및 시장 환경
코히어런트는 레이저·광학·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왔다. 최근 전력반도체(실리콘카바이드·SiC)와 통신용 광트랜시버 수요가 늘면서 매출 호조를 보였다. 다만 고금리·환율 변동성·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가 부담이 커진 점, 그리고 합병 이후 구조조정 비용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 순이익을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24~2026년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12%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EV)·재생에너지·산업자동화 수요가 주도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코히어런트의 SiC 웨이퍼·다이오드 레이저 부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동시에 거액의 시설투자와 연구개발비 지출로 단기 수익성은 훼손될 수 있다.
경영진 발언 및 향후 전략
코히어런트 최고경영자(CEO) 비뇨 코라비아크(Vinay Corabiaac)는 실적 발표 후 전화회의에서 “우리는 장기 성장을 위해 핵심 기술 포트폴리오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전력반도체와 레이저 솔루션 분야에서 수요 회복세가 뚜렷해, 향후 몇 분기 안에 손익분기점에 다시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2026년까지 3억 달러 규모의 운영 효율화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미 일부 생산 라인을 말레이시아·필리핀 등지로 이전하며 비용 구조를 최적화하고 있으며, 잉여 설비 매각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분석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매출 성장은 긍정적이나, 현금흐름과 수익성 회복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특히 단기 부채비율 상승과 금리 부담은 자본 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를 6월 대비 평균 8% 하향했으나, 장기 성장 잠재력을 이유로 ‘매수’ 의견을 유지하는 기관도 다수다.
반면 보수적 시각을 가진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로LED·3D 센싱용 레이저 수요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며 “글로벌 IT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 코히어런트의 성장 가시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 변동 및 투자자 고려사항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코히어런트 주가는 3% 하락했으나, 매출 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점이 부각되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전문가들은 “EPS 적자가 확대됐어도 영업현금흐름이 플러스 전환되는 시점이 확인된다면 투자심리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투자자들은 향후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세부 시행령, 중국 수출 규제 강화 여부,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정책 리스크도 함께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주: 회사가 발표한 모든 데이터는 미국회계기준(GAAP) 기준이며, 별도 공시된 비(非)GAAP 조정수치는 이번 기사에서 언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