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시황]
뉴욕 ICE 9월물 코코아 선물(CCU25)은 15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10달러(+0.12%) 상승한 1톤당 8,174달러에 마감했고, 런던 ICE 9월물 코코아 선물(CAU25)은 17파운드(+0.30%) 오른 5,668파운드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월요일 기록한 2개월 내 최고치 이후 이어진 급격한 매도세가 진정되면서 코코아 가격은 소폭 반등했다. 최근 서아프리카 일대의 건조한 날씨가 가격 급등을 초래했으나, 일부 주요 산지에 산발적 강우가 예보되면서 매도세가 완화됐다는 평가다.
1. 기상 환경과 작황 우려
세계 최대 생산지인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에서는 수 주 동안 강수량이 거의 없었고,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두 국가의 올 시즌 강수량이 30년 평균치를 하회한다고 지적했다. 고온 현상까지 겹치면서 10월 시작되는 메인 크롭(main crop) ※연중 두 차례 수확 중 규모가 큰 수확기의 코코아 꼬투리 생육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한 ICE가 집계하는 미국 보세창고 내 코코아 재고는 14일 223만4,877포대로 2개월 최저치를 기록해, 공급 타이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2. 수출‧생산 동향
아이보리코스트 농무부에 따르면, 10월 1일 이후 8월 10일까지의 누적 선적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178만t였다. 다만 12월 한때 +35%까지 벌어졌던 증가율이 점진적으로 둔화되고 있어 시장은 공급 차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한다.
아이보리코스트 미드 크롭(mid-crop) ※4~9월 수확, 메인 크롭보다 규모가 작음 품질 저하 역시 가격 지지 요인으로 꼽힌다. 가공업체들은 트럭 1대분 코코아 중 5~6%가 불량이라며 통상 수준인 1%를 크게 상회한다고 토로했다. 라보뱅크(Rabobank)는 ‘늦은 비’로 인한 생육 부진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올해 미드 크롭 예상 생산량은 40만t으로 전년 대비 –9%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세계 5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도 2025/26 작황이 30만5,000t으로 –11%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6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0.9% 증가한 1만4,597t으로 집계됐다.
3. 수요 부진과 가격 압력
한편, 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초콜릿 수요 둔화가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스위스 초콜릿 제조업체 린트 & 슈프륭글리(Lindt & Spruengli)는 7월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하향했고, 글로벌 코코아·초콜릿 기업 배리 칼리바우트(Barry Callebaut)는 세 달 새 두 차례나 판매량 전망을 내렸다. 3~5월 분기 판매량은 –9.5% 급감해 10년 내 최악을 기록했다.
지역별 그라인딩(grinding)※원두를 분쇄해 버터·파우더 등 원료로 가공하는 공정 통계도 악화됐다. 2분기 유럽 그라인딩은 –7.2%(33만1,762t), 아시아는 –16.3%(17만6,644t)로 각각 8년 만의 최저를 찍었으며, 북미 감소폭은 –2.8%(10만1,865t)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4. 장기 수급 전망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년 세계 코코아 공급 부족 규모를 49만4,000t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60년 만의 최대 부족분이다. ICCO는 동일 연도 전 세계 생산이 –13.1%(438만t) 급감했다고 밝혔다. 재고/그라인딩 비율도 27.0%로 46년 최저치다.
다만 ICCO는 2024/25년에는 14만2,000t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생산량이 +7.8%(484만t)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7월 1일 가나코코아위원회(COCOBOD)는 2025/26 가나 생산량이 전년 대비 +8.3% 늘어난 65만t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5. 시장 전문 해석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으로 건조한 날씨와 재고 감소가 가격을 지지할 것이나, 중장기적으로는 동남아시아 엘리뇨 진정, 가나‧코트디부아르 증산 여부가 변수라고 진단한다. 특히 일부 헤지펀드는 “산발적 강우 예보가 현실화될 경우 추가 랠리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숏 포지션 축소와 롱 포지션 일부 이익 실현을 병행하고 있다.
한 국내 원자재 트레이더는 “ICE 재고 수준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이 여전히 레버리지 펀드의 매수 근거”라면서도, “소비 부문 지표 악화가 본격화되면 가격 조정폭이 커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6. 용어 및 배경 설명
그라인딩(Grinding): 코코아 원두를 분쇄해 코코아 버터와 파우더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실질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메인 크롭(Main Crop)과 미드 크롭(Mid Crop): 서아프리카에선 연 2회 수확이 이뤄지며, 10~3월 수확분을 메인 크롭, 4~9월 수확분을 미드 크롭이라고 부른다. 메인 크롭이 전체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투자자들은 기상 데이터, 재고 흐름, 그라인딩 통계를 상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서아프리카 강우 패턴은 코코아 선물가격 변동성의 핵심 촉매이므로, 위성강수량 자료 및 현지 농업부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