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간으로 9월 10일, 고급 핸드백 및 액세서리 브랜드 코치(Coach)와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 등을 보유한 태피스트리(Tapestry Inc.)가 투자자 설명회(Investor Day)에서 미국 정부가 부과한 현행 관세 부담을 2028 회계연도(FY)까지 전면 상쇄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태피스트리는 동시에 3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을 같은 기간에 걸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주당순이익(EPS) 방어와 주주환원 정책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다.
태피스트리는 고급 가죽 제품 생산 거점을 베트남·캄보디아·인도 등으로 다변화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대(對)중국 추가 관세 구조가 일부 부품·자재에 적용되면서 FY2026년에만 약 1억6,000만 달러(약 2,13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케이트 스페이드 브랜드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지난달 경고한 바 있다.
“FY27부터는 총이익률(gross margin)과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을 모두 회복·개선해, 3개년 기간 내 관세 영향을 완전히 상쇄할 것“— 스콧 로(Scott Roe) 최고재무책임자(CFO)
그는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설명하며 생산 네트워크 재편과 원가절감, 가격 전략 최적화를 핵심 수단으로 제시했다.
브랜드별 성장 로드맵
• 코치 —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간판 브랜드로, 장기적으로 10억 달러 수준이 아닌 100억 달러(약 13조 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 케이트 스페이드 — FY2027년까지 ‘수익성 있는 매출 성장’으로의 복귀를 공언했다.
조앤 크레보이세랫(Joanne Crevoiserat)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격 인상, 공급망 재구성, 제품 믹스 조정 등 단계별 조치를 통해 관세 부담을 흡수하는 동시에 총이익률 개선에 대한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무 가이던스와 주가 동향
회사는 FY2027·FY2028 회계연도에 매출이 ‘한 자릿수 중반(midsingle digits)’ 성장할 것으로, 주당순이익은 매년 10%대 초반 성장을 각각 전망했다. 여기에는 8월 1일 기준 무역 정책 및 ‘디-미니미스(de-minimis) 관세 면제’ 종료 효과가 반영됐다.
de-minimis 제도란, 미국으로 들어오는 소액(800달러 이하) 국제 구매 물품에 별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한 조항으로, 전자상거래 급증과 함께 업계 원가구조에 큰 영향을 미쳐 왔다. 면제 종료 시 소비자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태피스트리 주가는 이날 오후장 한때 3.4% 하락했지만, 연초 이후 누적 상승률은 60%에 달한다. 이는 투자자들이 백 브랜드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 및 자사주 매입 계획을 호재로 받아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해석 및 전문적 시사점
전문가들은 고급 패션 산업 특성상 브랜드 파워가 가격 전가 능력을 담보한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고관세·물류비 상승·소비 심리 둔화라는 삼중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관세 완전 상쇄’라는 목표가 현실화되려면, 생산 기지 다각화만큼이나 상품 혁신, 매장 경험 개선, 디지털 채널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또한 3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단기간에 주당순이익 희석을 억제하고, 장기적으로는 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 논의를 재점화할 가능성을 높인다. 다만 매입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재고 관리·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중 통상환경이 대선을 전후해 급변할 가능성을 지적한다. 관세 정책 변동성이 커질수록 태피스트리의 ‘비(非)중국 공급망’ 비중 확대 전략은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유효성을 검증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태피스트리는 ▲관세 부담 해소 ▲브랜드별 성장 가속 ▲주주환원 확대라는 세 갈래 전략을 통해 글로벌 럭셔리 소매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자 한다. 실제 성과가 목표치와 부합할지는 향후 3년간의 공급망 재편 속도와 소비자 수요 탄력성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업계와 투자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