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티커: COIN)가 델라웨어를 떠나 텍사스로 법인 등록지를 옮긴다. 이는 테슬라(TSLA)와 스페이스X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재법인화reincorporation한 일론 머스크의 선례를 따른 결정이다. 이번 이전은 미국 기업 지배구조 지형에 상징적 파장을 낳고 있으며, 법원 판결 예측 가능성과 주주 소송 리스크 관리를 둘러싼 기업들의 선택지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11월 1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법인 등록주(state of incorporation)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 소식은 코인베이스의 최고법무책임자(CLO) 폴 그레월(Paul Grewal)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오피니언 글을 통해 공식화된 직후 전해졌다.
그레월은 해당 기고문에서 델라웨어 형평법원(Chancery Court)의 최근 판결 동향을 거론하며 ‘델라웨어의 법적 틀은 한때 기업들에게 일관성을 제공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델라웨어에서의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이유로 재법인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코인베이스의 결정은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로켓 업체 스페이스X의 법인 등록지를 텍사스로 옮긴 뒤 1년 만에 뒤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드롭박스, 트립어드바이저,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등도 델라웨어 이탈을 발표했다. 머스크는 특히 델라웨어 형평법원이 테슬라가 2018년 승인한 약 560억 달러 규모의 옵션 기반 CEO 보상 패키지를 무효로 하라고 명령한 판결 이후, 델라웨어 탈출을 공개적으로 독려해 왔다.
머스크는 2024년 2월 X(옛 트위터)에 ‘만약 당신의 회사가 아직 델라웨어에 법인 등록이 되어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다른 주로 옮길 것을 권한다’고 썼다.
한편 지난주에는 테슬라 주주들이 머스크의 최대 1조 달러에 이를 수 있는 최신 보상 패키지 승인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2018년 당시와 비교해 주주 지지가 낮아졌다는 보도와 함께, 미국 내 경영자 보상·주주 권리 논쟁을 다시 촉발시켰다.
델라웨어는 오랫동안 미국 기업들이 선호하는 법인등록지로, 유연한 회사법과 전문성 높은 사법부로 유명했다. 전통적으로 경영진과 주주의 권익을 균형 있게 다룬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반면 텍사스는 주법을 통해 내부자(insider)의 수탁의무 위반을 둘러싼 주주 소송을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 있어, 법적 분쟁 리스크를 낮추려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이전의 이해관계는 코인베이스의 현안과도 맞물린다. 코인베이스와 초기 투자자인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현재 2021년 코인베이스 상장과 연계된 주식 매각을 둘러싸고 델라웨어에서 소송에 직면해 있다. 재법인화가 해당 소송에 직접적 영향을 줄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나, 관할과 절차, 향후 유사 소송 대응 전략에는 함의가 있을 수 있다.
코인베이스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머스크와 마찬가지로 도널드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캠페인에 주요 후원자로 참여했다.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규제·사법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업들이 보다 우호적인 법적 생태계를 모색하는 경향은 강화되는 모습이다.

델라웨어의 매트 마이어 주지사는 CNBC 프로그램 ‘스쿼크 박스’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사건 결과로 우리의 회사법이 바뀌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델라웨어의 제도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재확인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되며, 각 주가 기업 유치 경쟁에서 내세우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용어 해설 — 재법인화(reincorporation)란 기업이 법인 등록지를 한 주에서 다른 주로 옮기는 절차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각 주의 회사법·소송 관행·세제·규제 수준이 달라, 기업은 자사 전략에 부합하는 관할을 선택할 수 있다. 델라웨어 형평법원(Chancery Court)은 배심원 없이 판사가 회사법 분쟁을 신속·전문적으로 판단하는 법원으로, 기업 소송의 기준점을 제시해 왔다. 다만 최근 일부 초대형 보상 패키지와 관련한 판결이 연이어 주목받으면서 ‘예측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
텍사스의 매력 요인 — 텍사스는 기업 친화적 규범과 일부 주주 소송 제한 조항으로 리스크 관리 지향 기업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수탁의무 위반을 둘러싼 내부자 대상 소송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은, 이사회와 경영진에 대한 소송 비용·불확실성을 낮추려는 대형 테크·금융기업에게 매력적이다. 다만 소송 제한은 곧바로 ‘면책’을 뜻하지 않으며, 연방 차원의 증권법·사기 방지 규정 등은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한다.
시장과 투자자 관점 — 코인베이스(COIN), 테슬라(TSLA) 등 대형 성장주에 있어 법인 등록지 이전은 단기 주가 촉매라기보다 중장기 거버넌스 리스크 관리의 일환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크다. 소송 환경 변화, 이사회 권한 배분, 경영자 보상 구조 등 핵심 의사결정을 둘러싼 제도적 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각 주의 회사법 차이가 주주 권리 행사(주주 제안, 파생소송, 정보공개 요구 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전 포인트 — 첫째, 코인베이스와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직면한 델라웨어 소송의 전개다. 둘째, 텍사스 재법인화 이후 코인베이스의 정관·내부 규정 개정 여부다. 셋째, 다른 대형 테크·크립토 기업의 ‘텍사스행’ 동참 여부다. 넷째, 델라웨어 형평법원의 후속 판례 축적에 따라 ‘예측 가능성’ 논란이 진정될지 여부다.
관련 맥락 — 최근 CNBC 테크 보도에 따르면, AI 투자에 대한 월가의 평가가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와 플랫폼 기업 간에 엇갈리는 양상이 나타났고, 스마트 링 제조사 오우라(Oura)는 2026년 매출이 20억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테슬라 주주들의 머스크 보상안 지지는 2018년 대비 낮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됐고, 전 구글·메타 임원들이 AI 서버 스타트업을 위해 1억 달러를 조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러한 동향은 기술·자본·거버넌스의 재배열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설명 —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2023년 9월 21일 뉴욕에서 열린 메사리 메인넷 서밋에서 연설했다(Michael Nagle | Bloomberg | Getty Images). 이번 재법인화 발표와 직접 연결된 장면은 아니지만, 코인베이스의 규제·정책 어젠다에 대한 일관된 관심을 상기시킨다.
핵심 정리 — 코인베이스는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법인 등록지를 이전한다. 그 배경에는 델라웨어 형평법원의 최근 판결에 대한 예측 가능성 논란과 텍사스의 주주 소송 제한 조항 등 제도 차이가 있다. 머스크가 테슬라·스페이스X를 텍사스로 재법인화한 뒤, 드롭박스·트립어드바이저·앤드리슨 호로위츠 등도 델라웨어 이탈을 발표했다. 코인베이스와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2021년 상장 관련 주식 매각을 둘러싼 델라웨어 소송에 직면해 있으며, 암스트롱과 머스크는 모두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의 주요 후원자였다. 델라웨어 주지사 매트 마이어는 ‘테슬라 사건’ 이후에도 회사법은 바뀌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