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상장 기업 Tecnoglass(티커: TGLS)의 주가가 8.5% 급락했다. 공매도 리서치 업체인 Culper Research가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루됐다는 폭로성 보고서를 21일(현지시간)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leaked된 멕시코 정보 당국의 메모에서 호세 다에스(Jose Daes) CEO와 크리스티안 다에스(Christian Daes) COO가 자금세탁 스킴에 참여한 인물로 지목됐다는 사실이 Culper Research 분석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시날로아 카르텔이 자금세탁용 금융 장치(financial apparatus)를 구축했으며, 그 핵심에는 콜롬비아 소재 Banco Serfinanza가 있다”고 주장했다.
Culper 측은 “Tecnoglass 이사회 구성원 여러 명이 Serfinanza와 직·간접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사회 독립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3명의 ‘독립’ 사외이사가 Tecnoglass 합류 이전부터 Serfinanza와 업무적‧지분적 연관성을 유지해왔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범죄 수익을 합법 금융시스템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Serfinanza를 이용했고, Tecnoglass 경영진 및 이사들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 Culper Research 보고서 중
보고서는 회계·지배구조 리스크도 지적했다. Tecnoglass가 이미 법적으로 해산된 페이퍼 컴퍼니에 대금을 지급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2024년 11월 비(非)경영 의장이 전량 지분을 매각한 뒤 6주 만에 사임한 사실도 문제점으로 열거했다.
경영진의 대규모 지분 매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Culper에 따르면 다에스 형제는 최근 9개월 동안 총 3억4,500만 달러의 Tecnoglass 주식을 처분했으며, 이 가운데 1억1,800만 달러어치는 보고서 발표 불과 며칠 전에 팔렸다.
Culper Research는 또 Tecnoglass가 “플로리다 주 외 시장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매출의 약 85%가 여전히 플로리다에 집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업체는 플로리다 건축경기가 둔화되는 현 시점에서 이 같은 집중도는 중대한 사업리스크라고 분석했다.
배경 설명: 공매도 리서치와 카르텔
공매도 리서치 업체는 특정 기업의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판단할 경우 공매도(주식을 빌려 먼저 판 뒤, 주가 하락 후 되사서 갚는 투자 기법)를 한 뒤 부정적 보고서를 공개한다. Culper Research나 Hindenburg Research가 대표적이다. 공매도자는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얻게 되므로 보고서의 객관성을 두고 논란이 발생하곤 한다.
한편 시날로아 카르텔은 멕시코 최대 마약 조직 가운데 하나이며, 칼리 카르텔은 1990년대 콜롬비아를 기반으로 활동했던 조직이다. 두 카르텔은 국제 자금세탁 네트워크를 활용해 범죄 수익을 합법 자본시장으로 유입해 왔다는 의혹을 꾸준히 받아왔다.
또 다른 단기·중장기 리스크
① 규제 리스크 — 미국·멕시코·콜롬비아 수사당국이 공식 조사에 착수할 경우, Tecnoglass의 조달 비용 및 사업 영속성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② 평판 리스크 — 건축용 유리·알루미늄 제품의 주요 구매처가 건설사·공공기관이라는 점에서, 범죄 조직 연루 의혹은 수주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③ 주주 구조 변화 — 경영진의 대규모 엑시트가 이어지면 지배구조 안정성이 약화돼 기업가치 할인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반응 및 전망
주가는 보고서 공개 직후 프리마켓에서 급락했으며 정규장에서 8.5% 하락 마감했다. 거래량은 20일 평균치의 세 배를 넘겼다. 단, 과거 Hindenburg Research가 2021년 12월 유사한 의혹을 제기했을 때 Tecnoglass 주가가 단기간 급락했다가 회복했던 전례도 있다. 이번에도 사법당국 수사 결과와 회사의 반박 근거가 향후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자 의견·전망
본 기자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사건의 실체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본다. 기업이 명확한 회계자료와 거래 기록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의혹은 규제당국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투명성 강화 조치와 독립 이사 영입 등 지배구조 개선책을 내놓을 경우 시장 신뢰를 일정 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