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가격 급등…브라질 가뭄·미국 관세로 공급 우려 확대

커피 가격이 공급 불안 심화로 급등했다. 12월물 ICE 아라비카 선물(KCZ25)은 20.80센트(+5.24%) 오른 파운드당 418.00센트로 장을 마쳤고, 11월물 ICE 로부스타 선물(RMX25)도 241달러(+5.24%) 상승한 톤당 4,844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아라비카 최근월물(U25)은 6.75개월 만의 최고가를 경신했고 로부스타 역시 3주 만의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 참여자들은 브라질 주요 산지의 가뭄 지속과 미국의 50% 보복관세가 촉발한 공급 차질을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아라비카 선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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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라스제라이스주를 포함한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생산지에는 9월 13일까지 한 주 동안 강수량이 전무했다고 기상조사기관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가 전했다. 커피나무의 개화 직전 수분 공급이 절실한 시점이어서, 시장은 생산 감소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


환율 효과도 상승 압력을 강화했다.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 대비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헤알 강세는 현지 농가의 달러 수출 유인을 약화시켜 국제 시장 공급 축소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미국 수입업체가 브라질산 원두 신규 계약을 취소하고 있다. 대(對)브라질 50% 관세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미국 내 공급이 한층 타이트해지고 있다.”

실제 미국이 소비하는 생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관세 이슈는 글로벌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로부스타 선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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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재고 역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666,337자루로 16개월 최저치, 로부스타 재고는 6,556 lot로 2주 최저 수준이다.

브라질 국영 작황예측기관 코납(Conab)은 9월 4일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4.9% 하향한 3,520만 자루로 수정했다. 전체 커피 생산 전망도 소폭(−0.9%) 낮춘 5,520만 자루로 제시해 시장 우려를 부추겼다.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3일 세계 7월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6% 감소한 1,160만 자루라고 밝히며, 2024/25 회계연도(10월~7월) 누적 수출도 0.3% 줄어든 1억1,561만 자루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현지 수확은 빠르게 진행됐지만, 이는 단기적으로만 가격에 하락 압력을 줄 뿐 장기적인 공급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é)는 9월 5일 기준 회원사 수확률이 97%라고 밝혔고, 조사기관 사프라스&메르카도는 8월 20일 기준 전국 수확률이 99%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흐름 둔화도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무역부에 따르면 7월 원두 수출은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을 기록했다. 수출업체 연합체 세카페(Cecafe)는 같은 달 녹색원두 수출이 28% 줄어든 240만 자루라고 밝혔다. 특히 로부스타 수출은 49% 급감했다.

베트남 커피 농장

세계 2위 커피 생산국 베트남도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2024년 커피 수출이 17.1% 감소한 135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2024/25 생산 전망을 2,650만 자루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미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생산이 1억7,868만 자루로 2.5%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 생산이 7.9% 늘어 균형을 맞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무역사 볼카페(Volcafe)는 같은 기간 아라비카 850만 자루 공급 부족을 예상하면서 5년 연속 적자를 경고했다.


◆ 용어 풀이
아라비카(Arabica)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과 산미가 뛰어난 고급 품종이며, 로부스타(Robusta)는 평지에서 재배돼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한 품종이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에 기반을 둔 국제 상품거래소로, 커피·설탕·코코아 등 농산물 선물을 상장한다. 1자루(bag)는 60kg이며, lot은 로부스타 선물에서 10톤 단위 계약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생산·재고·통상 문제라는 삼중 변수가 겹쳐 당분간 커피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