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 커피 가격이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 거래일 대비 15.15센트(+4.64%) 급등한 반면,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17달러(+2.86%) 상승 마감했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아라비카 가격은 주간 기준 10.4%, 로부스타 가격은 18%나 상승했다. 단기적으로 공매도 환매(쇼트 커버링)와 기술적 매수세가 가격을 밀어 올린 가운데, 브라질발 공급 불안과 국제 재고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라질 동남부 커피 벨트에서 발생한 약한 서리(frost)를 이번 랠리의 단초로 꼽는다. 피해 규모는 제한적이었으나, 브라질 겨울철(6~8월) 특유의 서리 리스크를 다시 한번 환기하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또한 브라질 무역부는 7월 원두(원형·비가공) 수출이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사파스&메르카두(Safras & Mercado)가 추정한 2025/26년 커피 수확이 94% 진행됐다는 소식과 엇갈리며 시장 혼란을 가중시켰다.
① 국제 재고 동향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인증 재고는 8월 14일 72만6,661포대(60㎏ 기준)로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15일 소폭 반등해 73만1,739포대를 나타냈다. 로부스타 인증 재고도 3주 만에 6,907로트까지 감소해, 7월 말 기록한 2년 만의 고점 7,029로트에서 다시 하락 전환했다.
② 美 관세 정책 불확실성
시장 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산 커피에 대해 50% 관세 면제를 아직 발표하지 않은 점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수입량 감소와 브라질 내 재고 증가는 물론, 글로벌 프리미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③ 브라질·베트남 기상 및 수확 상황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는 8월 9일 기준 일주일간 평년 대비 109% 많은 4.8mm의 강우를 기록해 작황 개선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현지 협동조합 코옥스페(Cooxupe)는 8월 8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80.4%에 그친다고 밝혀, 지역별 편차가 큰 상황이다.
베트남은 심각한 가뭄 탓에 2023/24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톤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총국(GSO)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출량은 6.9% 증가한 105만톤이지만, 이는 기말 재고를 털어낸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④ 국제기구·기관 전망
국제커피기구(ICO)는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7.3% 증가한 1,169만 포대라고 밝히며 단기 공급 여유를 시사했다. 반면 스위스 트레이딩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 연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적자를 기록하며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 전세계 생산이 1.78억 포대(+2.5%)로 사상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는 1.7% 줄지만 로부스타가 7.9% 늘어 균형을 맞출 것이라는 설명이다. FAS는 2025/26기말 재고가 2,282만 포대(+4.9%)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민간 전망은 부족을 예견해 전망치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⑤ 전문가 해설: 아라비카·로부스타 차이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과 산미가 뛰어나 고급 소비 시장을 주도한다. 반면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자라 카페인이 많고 신맛이 적어 인스턴트 커피·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주로 사용된다. 두 품종은 기후 민감도·재배 지역·가공 방식이 달라 가격 변동 요인도 서로 다르다. 최근 높은 로부스타 상승률은 베트남·인도네시아의 기상 악화와 더불어 에너지 음료·RTD(Ready to Drink) 시장 성장이 수요를 견인한 결과로 해석된다.
⑥ 전망 및 리스크
현재 시장은 브라질 겨울철 후반 서리 리스크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이라는 두 변수에 집중하고 있다. 8월 말 이후 본격적으로 서리 가능성이 약화될 경우, 수확 진척과 함께 가격이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ICE 인증재고가 역사적 저점권이라는 점에서 조정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거래 전략 측면에서는 스프레드 거래—아라비카·로부스타 간 가격 차이에 베팅하거나, 옵션 변동성 매수로 위험을 헤지하는 방안이 부각된다. 다만 달러 강세·글로벌 경기 둔화가 겹칠 경우 소비 감소가 나타날 수 있어, 투자자들은 매수·매도 양방향 시나리오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서리·관세·재고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얽힌 커피 시장은 향후 몇 주간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 – 서울 소재 원자재 브로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상품 또는 투자 전략을 권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