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가격, 전일 랠리 이어 추가 상승

국제 커피 선물시장이 다시 한 번 급등했다. 14일(현지 시각)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 거래일보다 6.20센트(+1.94%) 오른 파운드당 326.40센트에서 거래됐고, 런던 ICE의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47달러(+3.74%) 급등한 톤당 4,076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커피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확대하고 있다. 전일에도 아라비카가 1.41% 올랐고 로부스타는 5.53%나 뛰며 강세장을 예고했다.

상승 배경은 복합적이다. 브라질 커피 생산지 중 하나인 세라두 미네이루(Cerrado Mineiro) 일대에 이번 주 초 약한 서리가 발생해 공급 차질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초기 조사 결과 피해 규모는 제한적이었지만, “서리가 한 번만 와도 수확량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트레이더들의 경계심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반면 로부스타 선물은 2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5~7월 급락 후 이어진 쇼트커버링(공매도 청산)과 함께, 7월 브라질산 로부스타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9% 급감했다는 소식이 겹쳤다.

수출 동향도 시장 심리를 자극했다. 브라질 무역부는 7월 볶지 않은 커피(그린빈) 수출이 161,000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했다고 밝혔다. 민간 수출업자 단체인 세카페(CECAFE) 역시 같은 달 그린커피 수출이 2.4백만 포대(60㎏ 기준)로 28% 줄었다고 전했다. 특히 아라비카는 21% 줄었고 로부스타는 49% 급감했다. 올해 1~7월 누적 수출량도 전년 대비 21% 감소한 2,220만 포대에 그쳤다.

Arabica futures chart

재고 흐름 역시 공급 타이트론을 부추긴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13일 기준 73만6,411포대1년 3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줄었다. 로부스타 재고도 6,928계약으로 2주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수출까지 주춤하면, 단기적으로 가격이 더 치솟을 여지가 있다.”*현지 트레이더 발언

시장 참가자들은 또 하나의 불확실성으로 미국의 대(對)브라질 고율관세 여부를 지목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커피를 50% 관세 면제 품목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브라질 커피의 미국 수출이 둔화되고, 현지 재고가 늘어 가격에 하방압력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브라질 기상예보 업체 소마르(Somar Meteorologia)는 8월 9일 주간 보고서에서 미나스제라이스 주가 평균치의 109%에 달하는 4.8㎜의 강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평년 이상의 비는 건조 우려를 완화해 가격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Robusta futures chart

수확 진행률도 부담 요인이다. 브라질 리서치사 사프라스앤메르카두(Safras & Mercado)에 따르면 2025/26 시즌 브라질 커피 수확은 8월 6일 기준 94% 완료됐다. 로부스타는 99%, 아라비카는 91%로 마무리 단계다. 브라질 최대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é) 역시 자사 조합원의 수확률이 80.4%에 달한다고 전했다.

국제커피기구(ICO) 통계도 가격에 냉정한 시각을 더한다.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은 1,169만 포대로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했으며, 같은 회계연도(10~6월) 누적 수출은 1억 414만 포대로 0.2% 감소에 그쳤다.

지난 3개월간 커피 가격은 공급과잉 전망에 밀렸던 기억이 있다. 아라비카 선물은 8개월 만의 저점, 로부스타는 1년 3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었다. 6월 25일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 브라질 생산이 6,500만 포대로 0.5% 증가하고 베트남은 3,100만 포대로 6.9% 늘어 4년 만의 최고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의 기상 악화는 최근까지 공급 불안 변수였다. 가뭄으로 2023/24 시즌 생산이 20% 급감해 147만2,000톤으로 4년 최저치를 찍었다. 그러나 베트남 통계청은 올해 1~7월 커피 수출이 105만톤으로 6.9% 증가했다고 밝혔다.

장기 전망도 엇갈린다. USDA는 2025/26 세계 생산이 1억 7,868만 포대로 2.5% 늘고, 재고는 2,281만9,000포대로 4.9% 증가할 것으로 봤다. 반면 스위스 무역회사 볼카페(Volcafe)는 같은 연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5년 연속 적자폭 확대라는 설명이다.

• 용어 해설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는 커피 원두의 대표적인 두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주로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과 산미가 풍부하지만 병충해에 약해 생산비가 높다.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도 재배 가능하며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하다. 가격과 시장 수급이 서로 달라 선물 시장에서도 독립적으로 거래된다.

• 투자자 유의사항

커피 선물은 기상 변수, 수출 정책, 통화·유가·물류비 등 복합 요인에 민감하다. 전문가들은 “재고·수확·날씨 지표를 면밀히 관찰해야 변동성 장세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 한편 본 기사에 언급된 정보는 투자 조언이 아닌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며, 작성자는 관련 종목에 직·간접적인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