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가격, 브라질 수출 감소·재고 축소 영향으로 이틀 연속 급등

커피 선물가격이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2.16%(+6.90) 오른 326.10센트,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3.84%(+151) 상승한 4,088달러에 마감했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초 브라질 중서부 세라도 미네이루(Cerrado Mineiro) 지역에서 경미한 서리가 발생한 뒤 매수세가 유입되며 가격이 가파르게 뛰었다. 해당 지역은 브라질 아라비카 커피의 주산지로 꼽힌다. 초기 평가 결과 피해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향후 수확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완화됐다.

9월물 로부스타 가격은 2개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5~7월 급락에 따른 공매도 환매(short-covering)가 촉발된 데다, 전날 브라질 7월 로부스타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9% 급감했다는 소식이 겹치며 매수 강도가 강화됐다.


수출·재고 동향이 매수 심리 부추겨

브라질 무역부(MDIC)는 지난주 7월 원두(생두) 수출이 16만1,000톤으로 전년 대비 2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Cecafe)는 7월 녹색커피(생두) 수출이 240만 포대(60㎏ 환산)로 28% 줄었으며, 아라비카는 21%, 로부스타는 무려 49% 감소했다고 밝혔다. 1~7월 누적 수출도 2,220만 포대로 21% 감소해 공급 우려를 키웠다.

선물거래소 재고 감소 역시 가격 지지 요인이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모니터링 아라비카 재고는 14일 72만6,661포대로 1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재고도 13일 6,928로트로 2주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도 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커피를 50% 관세 부과 대상에서 아직 제외하지 않은 상태여서, 실제 부과 시 미국 수출길이 막힌 브라질산 커피가 국내 재고로 적체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브라질 내 이상 강우는 가격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8월 9일 종료 주간 미나스제라이스 주에 4.8㎜의 비가 내려 평년 대비 109%에 달했다고 전했다. 토양 수분이 개선되면서 동계 건조 피해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수확 진행률도 변동성 요인이다. 리서치사 사프라스앤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8월 6일 기준 2025/26 브라질 커피 수확이 94% 완료됐으며, 로부스타 99%, 아라비카 91%가 수확됐다고 밝혔다. 최대 수출협동조합인 코옥스페(Cooxupé)는 회원 농가의 수확률이 80.4%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7월 말 전 세계 6월 커피 수출이 1,169만 포대로 7.3%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10월~6월 누적 기준으론 0.2% 감소해 공급 전망이 엇갈린다.


최근 3개월 약세 배경

6월 25일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서비스국(FAS)2025/26 글로벌 커피 생산량이 1억7,868만 포대로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라비카 생산은 1.7% 줄겠지만, 로부스타는 7.9% 늘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기말 재고는 2,282만 포대로 4.9%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장기적으로 공급 과잉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글로벌 커피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베트남 공급 변수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은 2023/24 작황이 가뭄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 톤에 그쳤다. 베트남 통계총국(GSO)은 2024년 수출이 135만 톤으로 17.1% 줄었다고 밝혔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는 3월 12일 2024/25 생산 전망치를 2,650만 포대로 하향했지만, GSO는 1~7월 수출이 6.9% 증가했다고 발표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아라비카는 고지대 재배, 부드러운 산미와 향이 특징이며 세계 생산 비중 약 60%를 차지한다. 로부스타는 저지대 재배,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 커피나 에스프레소 용도로 많이 쓰인다. 두 품종의 공급·수요 균형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뉴욕·런던 기반의 글로벌 선물거래소로, 커피·설탕·코코아 등 소프트(soft) 상품 선물가격의 세계 기준점 역할을 한다. 재고(인벤토리) 숫자는 실제 실물 커피가 인증 창고에 보관돼 있음을 의미해, 공급 과잉 혹은 부족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쓰인다.


시장 전망 및 전문가 평가

시카고 소재 애널리스트들은 “재고 감소세가 장기화하면 단기 반등이 추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북반구가 본격 소비 비수기에 들어가는 9~10월에는 가격 조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일부 투자은행은 브라질 관세 변수와 남미 기상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가격 변동성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현재 선물曲面(term structure)은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대비 프리미엄(백워데이션)을 유지하고 있어, 현물 수급 타이트(tight) 현상이 지속 중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USDA·ICO 등 기관들이 장기 공급 증가를 잇달아 전망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매수-매도 포지션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