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모터스(GM)가 자사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Cadillac)의 전동화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새로운 전기 크로스오버 콘셉트카 ‘Elevated Velocity’를 공개했다.
2025년 8월 1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콘셉트는 24인치 휠을 적용해 차체를 높이면서도 우아함을 유지한 디자인으로 “리프티드(Lifted) Yet Elegant”라는 콘셉트 슬로건을 내세웠다.
알렉산드라 디모우스카(Alexandra Dymowska) 캐딜락 시니어 브랜드 디자이너는 “Elevate라는 단어는 고속 오프로드 주행을 가능케 하는 차고 상승과 동시에 고급스러운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행·사용자 경험 모드는 총 3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차량에 다가가면 ‘웰컴 모드(Welcome Mode)’가 활성화되어 갈매기날개 형태의 걸윙 도어(gull-wing door)가 위로 열리며 실내 조명이 순차적으로 밝혀진다.
‘엘리베이트 모드(Elevate Mode)’에서는 완전 자율주행이 작동하고, 페달·스티어링 휠이 수납되면서 실내가 ‘회복 공간(Recovery Space)’으로 전환된다. 실내 공기 정화, 향기 분사, 적색광 치료(red light therapy)※, 온도 조절 기능이 동시에 작동해 탑승자의 컨디션을 최적화한다.
‘벨로시티 모드(Velocity Mode)’에서는 차분한 백색광이 적용돼 운전 집중도를 높이고 플로어 조명이 어두워지며, 온·오프로드 및 모래·먼지 환경에 대응하는 전용 주행 세팅이 제공된다.
외관 색상은 빙하 얼음(Glacier Ice)에서 영감을 받은 창백한 블루 계열이며, 실내는 레드 컬러 시트와 가죽·패브릭 조합으로 구성됐다. 캐딜락은 “차체 외장과 실내 대비를 극대화해 럭셔리와 역동성을 동시에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번 쇼카는 정식 양산 모델이 아닌 ‘러닝(주행 가능) 쇼카’로, 완전한 성능 사양은 갖추지 않았지만 브랜드 디자인 방향성과 차세대 기술 비전을 시각화했다. GM 글로벌 디자인 부사장 브라이언 네스빗(Bryan Nesbitt)은 “2024년 공개됐던 ‘Opulent Velocity’ 콘셉트의 디자인 언어를 계승·발전시킨 모델”이라고 언급했다.
캐딜락은 이미 전동화 라인업으로 리릭(Lyriq), 옵틱(Optiq)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콘셉트는 해당 포트폴리오를 ‘크로스오버 세그먼트’까지 확장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평가다.
GM은 2035년까지 전 차종 순수 전기화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최근 “예상보다 더딘 소비자 수요가 향후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입장을 수정했다. 캐딜락 역시 2030년까지 전동화 전환을 목표로 했으나, 가솔린 모델과 전기 모델을 병행하는 듀얼 트랙 전략을 택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실적 측면에서 캐딜락은 “지난 20년 중 최고 수준의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존 로스(John Roth) 캐딜락 부사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2025년 2분기 캐딜락은 미국 럭셔리 EV 판매 1위를 차지했고, 연초부터 집계하면 2위, 전체 EV 판매 순위로는 5위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해설 및 용어 설명
※ 적색광 치료(red light therapy)는 파장이 긴 붉은빛을 조사해 세포 재생과 피로 회복을 돕는 광선 요법이다. 헬스·뷰티 산업에서 주로 활용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스트레스 완화 및 웰빙 기능으로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콘셉트카(concept car)는 제조사가 기술·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제작하는 전시·연구용 차량으로, 양산 전 단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지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지는 않는다.
또한 걸윙 도어(gull-wing door)는 갈매기 날개처럼 위쪽으로 열리는 힌지 구조로, 좁은 공간에서도 승하차 편의를 높이고 시각적 임팩트를 강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기자 관전평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캐딜락은 고가·고마진 럭셔리 세그먼트를 중심으로 시장 파이를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이번 엘리베이티드 벨로시티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잠재 고객 조사를 겸한 ‘선행 투자’ 성격이 짙다. 특히, 자율주행·웰빙·적색광 치료·향기 분사 등 하이엔드 경험 요소를 대거 적용한 점은 경쟁사 대비 차별화 포인트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양산 여부와 가격대가 프리미엄 EV 시장의 수익성을 좌우할 전망이어서, 캐딜락의 후속 로드맵과 시장 반응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