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 9월 17일 기준금리 0.25%P 인하 전망…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작성자: 인드라딥 고시(Indradip Ghosh)

BENGALURU·오타와 통신 –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BoC)이 오는 9월 1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오버나이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로이터가 9월 9~12일 실시한 경제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25명(약 80%)이 BoC가 현행 2.75%에서 2.50%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노동시장 둔화와 경기부진이 겹치면서 시장과 전문가들은 ‘긴축 사이클 종료’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BoC는 2024년 3월 이후 금리를 동결해 왔으나, 2023년 1월부터 누적 2.25%포인트나 인하한 바 있어 주요 10개국(G10)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완화 조치를 단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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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k of Canada

◼︎ 노동시장·수출 동반 부진
로이터가 인용한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8월에만 6만5,5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실업률은 9년 만의 최고 수준(팬데믹 기간 제외)으로 치솟았다. 여기에 지난 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6% 역성장을 기록한 것도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부과한 철강·알루미늄·자동차 관세(타리프)의 여파로 대미(對美) 수출이 급감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8월 고용 지표는 경기 둔화 신호를 명확히 보여준다. BoC가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 0.25%P씩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로버트 보스 TD증권 매크로 전략가)

◼︎ 주요 은행 전망 엇갈려
캐나다 ‘빅5’ 은행 가운데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만이 ‘동결’ 의견을 유지했다. RBC는 “회의 전날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따라 BoC가 대응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나머지 은행들과 다수의 외국계 IB는 연내 최소 두 차례(0.50%P), 많게는 세 차례(0.75%P) 인하 가능성을 제시한다.

Canadian Dol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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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압력은 여전히 변수
헤드라인(총합) 물가상승률은 2024년 1월 이후 BoC 목표 범위(1~3%)에 머물고 있지만, 핵심(Core) 물가는 여전히 고곳(高高)한 상태다. 로랑티안 뱅크 증권은 “실질 GDP 모멘텀과 고용은 약화됐지만, 시장·소비자 조사에서는 CPI가 쉽게 내려오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며 “단일 회의에서 0.50%P를 한꺼번에 낮추거나 최종 금리를 1.0~1.5%로 끌어내릴 시나리오는 배제된다”고 진단했다.


■ 용어 설명

오버나이트 금리(Overnight Rate)시중 은행 간 초단기 자금(하루)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역할을 한다. BoC가 이 금리를 조정하면 주택담보대출·기업대출·예금금리까지 연쇄 반응을 일으켜 실물경제 전반에 파급된다.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은 2020년 7월 발효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의 개정판이다. 미국이 2018년부터 일정 품목에 관세를 매기면서 캐나다 수출 기업들은 부분적으로 보호를 받지만, 관세 면제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상존한다.


◼︎ 연내 ‘2.25%’가 바닥?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32명 중 23명(70% 이상)이 올해 말까지 0.50%P 이상 인하를 점쳤다. 이 가운데 6명은 0.75%P 인하를 예상한다. 중간값 기준 정책금리는 2025년 말까지 2.25%에서 유지될 것으로 집계됐다.

“재정정책이 어느 정도 경기부양 효과를 내고, USMCA 연장 협상이 진전된다면 2.25%가 정책금리의 바닥이 될 수 있다.” (에이버리 셴펠드 CIBC 캐피털마켓 수석이코노미스트)

◼︎ 미 연준과 보조 맞추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같은 날인 9월 17일 올해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북미 경제가 상호 연동돼 있다는 점에서 BoC는 ‘동시 인하’ 시나리오를 통해 CAD(캐나다 달러) 급락을 방어하고, 대미(對美) 무역경쟁력을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다.

Market Graph

■ 기자 전문 분석

첫째, 노동시장 지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BoC가 금리 인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요인이다. 실업률이 9년 만에 정점을 찍은 상황에서 가계소득 둔화는 소비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

둘째, 미·중 갈등과 자동차 산업 전동화 전환이 겹치면서 캐나다 제조업이 구조적 압력을 받고 있다. 관세 충격이 수출 둔화로 이어지면 BoC는 통화정책으로는 한계적인 대응만 가능하다는 점도 변수다.

셋째, 인플레이션의 ‘粘着성’은 여전히 정책 스탠스를 제약한다. 스티키한(core) 물가를 고려할 때 BoC는 한 번에 큰 폭(0.50%P) 인하보다는 ‘점진적 완화’를 선호할 전망이다.

넷째, 캐나다 달러 약세는 수출기업에 호재지만, 수입물가 상승과 가계의 체감물가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인하 폭·타이밍을 둘러싼 BoC의 ‘고심’이 짙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시장은 이미 0.50%P 이상의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BoC가 ‘비둘기파’(Dovish) 행보를 확인시켜주지 못할 경우 단기적으로 CAD 반등과 채권금리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