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발(OTTAWA) —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이 정책금리를 인하하며 통화정책 기조를 한층 완화했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중앙은행은 정책금리(오버나이트 금리 목표)를 25bp(0.25%포인트) 내린 2.50%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은행금리(Bank Rate)는 2.75%로, 예치금리(Deposit Rate)는 2.45%로 각각 조정됐다.
이번 결정은 글로벌 무역 갈등, 특히 대(對)미국 관세 상승이 실물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성명서는 “지난해 이후 높아진 미국 관세와 불확실성에도 견조했던 세계경제 성장세가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 주요 국제 경제 동향
중앙은행은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기업 투자는 견조하지만 소비자 심리가 위축됐고 고용 증가세도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몇 개월간 상승한 데 대해선 ‘기업들이 일부 관세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존의 성장세는 미국 관세 영향으로 완만해졌고, 중국도 투자 부진으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브렌트 기준)는 7월 통화정책보고서(MPR)에서 가정한 수준과 유사하며, 글로벌 금융여건은 주가 상승과 채권 수익률 하락으로 추가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 캐나다 국내 경제 상황
올해 2분기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은 약 −1.5% 감소했다. 성명서는 “관세와 무역 불확실성이 경제활동을 크게 제약했다”며, 2분기 수출이 전 분기의 급증(관세 부과 전 선(先)주문 효과) 이후 −27%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감소세로 전환됐으나, 소비와 주택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인구 증가 속도 둔화와 노동시장 약세가 가계 지출을 제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동시장과 관련해선 7월 MPR 발표 이후 두 달 연속 고용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무역 민감 업종에서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줄었고, 그 밖의 부문 고용증가도 둔화됐다. 실업률은 3월 이후 상승해 8월 7.1%를 기록했으며, 임금상승률도 완만해졌다.
■ 물가 및 통화정책 전망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월 1.9%로 7월과 동일했다. 세금요인을 제외한 물가는 2.4% 상승했다. 중앙은행이 선호하는 근원물가 지표는 최근 수개월간 3% 부근에서 유지되고 있으나, 월별 모멘텀은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성명서는 “연방정부가 미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보복관세 대부분을 철폐함에 따라 해당 품목의 향후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세 약화와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 축소를 고려해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
고 통화정책위원회(Governing Council)는 밝혔다. 이어 “무역 재편 과정은 비용을 유발하면서 동시에 경제활동을 제약할 것”이라며, 향후 수출·투자·고용·가계 지출·공급망 비용·기대인플레이션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글로벌 격변기 동안 국민이 물가 안정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잘 통제해 나가겠다고 재확인했다.
■ 용어 풀이
오버나이트 금리(Overnight Rate)는 금융기관들이 초단기(하루) 자금을 서로 빌리고 빌려줄 때 적용되는 기준금리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를 목표 범위로 설정해 시장금리를 유도한다.
은행금리(Bank Rate)는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에 최종 대부를 할 때 적용하는 금리로, 오버나이트 금리 목표 상단 역할을 한다. 예치금리(Deposit Rate)는 상업은행이 중앙은행에 초과지준을 예치할 때 받는 금리로, 목표 범위 하단을 형성한다.
이처럼 3개의 정책금리 구간을 통해 캐나다 중앙은행은 단기 시장금리를 좁은 범위 안에 묶어 통화정책 효과를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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