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방정부가 약 530억 달러(미화) 규모의 테크 리소시스(Teck Resources)–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 합병안을 공식적으로 심사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자국 자원 산업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과 규제 당국의 의무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025년 9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수아 필립 샴페인 캐나다 재무장관은 토론토에서 열린 현지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는 이번 테크-앵글로 거래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며 “산업부 장관이 최종적으로 ‘국가 순이익(net benefit)’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해야 승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샴페인 장관은 이어 “해당 합병이 캐나다 경제와 노동시장, 그리고 기술 혁신 측면에서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방 내각의 검토가 끝난 뒤 산업부 장관이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구체적 타임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
‘국가 순이익’ 심사란 무엇인가
‘국가 순이익’(net benefit)은 해외 또는 대형 합병·인수 거래가 투자 캐나다법(Investment Canada Act)에 따라 국민경제 전체에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는지를 판단하는 요건이다.
통상적으로 당국은 고용 창출, 세수 확대, 기술 이전, 지역사회 기여, 환경·지속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한다. 해당 심사는 수개월에서 최대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조건부 승인이나 거래 철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래 당사자 개요
테크 리소시스는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대표적 광산 기업으로, 구리·아연·석탄 등을 생산한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런던에 본사를 둔 다국적 광업·금속 기업이다. 두 회사 모두 전세계 원자재 공급망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며, 합병 후 시너지가 글로벌 광물 시장에 적잖은 파급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제안된 합병 가치는 약 530억 달러로, 이는 캐나다 광업 역사상 최대 규모 M&A 가운데 하나다. 특히 배터리·재생에너지 원료로 수요가 급증하는 구리 자산을 둘러싸고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전기차·신재생 산업 전반의 공급망 재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책·경제적 의미
캐나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 전략을 통해 자국 자원을 전기차·반도체·재생에너지 밸류체인에 연계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 같은 맥락에서 대형 광업 기업 간 합병은 자국의 전략적 통제력과 글로벌 협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가 엄격한 노동·환경 기준을 부과하거나, 연구·개발·지역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거래 승인을 내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샴페인 장관은 “사안이 초기 단계에 있어 대통령령이나 특별 조건을 언급하기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절차
산업부가 서류 검토 및 외부 자문 절차를 마치면, 내각 차원에서 보안·환경·경쟁 등 다섯 가지 기준을 반영한 종합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후 산업부 장관은 최종 승인을 발표하거나 추가 정보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만약 조건부 승인이 내려질 경우, 양사는 일정 기간 내에 투자·고용·지역사회 공헌 계획을 상세히 보고해야 한다.
한편 세계 자원 시장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중국 성장률 둔화 등 변수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래가 승인될 경우 글로벌 광물 공급체계 재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관측하면서도, 각국 규제 환경과 ESG 요구 수준이 높아진 만큼 협상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샴페인 장관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캐나다 국민과 노동자, 지역사회의 이익이 최우선”이라며 “투명하고 철저한 절차를 통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