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폴레, 연간 매출 가이던스 또 하향… 월가 “소비 둔화 우려”에 주가 19% 급락

치폴레 멕시칸 그릴(CMG) 주가 급락

미국 대표 패스트-캐주얼 브랜드 치폴레 멕시칸 그릴(Chipotle Mexican Grill)의 주가가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직후 최대 19%까지 폭락했다. 이는 올해 누적 낙폭을 45%로 확대시키며 시가총액을 약 430억 달러까지 끌어내렸다.

2025년 10월 30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치폴레는 3개 분기 연속으로 연간 동일 매장 매출(same-store sales)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가이던스 재차 하향 소식과 함께 다섯 곳 이상의 월가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며 투자심리를 급속히 위축시켰다.

치폴레 CEO 스콧 보트라이트 인터뷰 장면

주목

■ 동일 매장 매출이란?

동일 매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부터 1년 이상 운영된 매장의 매출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다. 신규 출점 효과를 배제하고 기존 매장의 수요 흐름만을 파악할 수 있어, 외식·유통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실적 지표 가운데 하나로 간주된다.

■ 3분기 실적 및 가이던스 상세

치폴레는 3분기 동일 매장 매출이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매장 방문객(트래픽)은 감소했고, 10월 들어서는 감소 폭이 더 커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영진은 4분기 동일 매장 매출이 역성장(중간 한 자릿수 감소율)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도 감소세를 예고했다.

회사가 제시한 새 가이던스는 ▲인플레이션 압박 ▲실질 임금 성장 둔화 ▲학생 대출 상환 재개 등 거시 환경 악화를 반영한다. 스콧 보트라이트(Scott Boatwright)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5~35세 핵심 소비층의 방문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 월가 애널리스트 분석 및 목표주가 하향

“수요를 짓누르는 요인이 워낙 복합적이어서 매출 저점(바닥)을 단정하기 어렵다.” –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존 타워(Jon Tower)

타워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를 주당 54달러→44달러로 크게 낮췄다. BTIG의 피트 살레(Pete Saleh) 애널리스트 역시 “트래픽 둔화가 예상보다 훨씬 가팔라 당황스럽다”며 가격 경쟁력 약화만이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주목

버ERN스타인의 다닐로 가르줄로(Danilo Gargiulo)는 “메뉴·마케팅 전략이 트래픽 이탈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사라 세나토레(Sara Senatore)는 “브랜드 기본 체력은 견조하며 거시 환경이 개선되면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패스트-캐주얼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하버(Brian Harbour)는 이번 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노트를 “올 시즌 할로윈 공포”라는 제목으로 발행하며,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 업종 전반이 공통적으로 수요 둔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패스트-캐주얼 동종 업체 스위트그린(Sweetgreen) 주가는 이날 오전 6% 하락했고, 카바(Cava)도 8% 떨어졌다. 두 회사는 다음 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투자자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 용어 설명: 패스트-캐주얼(Fast-Casual)

패스트-캐주얼은 패스트푸드의 접근성과 캐주얼 다이닝의 품질·서비스를 결합한 외식 업태다. 일반 패스트푸드(햄버거·치킨 등)보다 평균 가격이 높지만, 풀서비스 레스토랑보다는 저렴하며 빠른 회전율을 특징으로 한다.

■ 전문가 시각·전망

이번 주가 급락은 거시적 소비 둔화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학생 대출 상환 재개가 20~30대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을 억누르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인식되는 브랜드일수록 더 큰 타격을 받는다고 분석한다. 치폴레는 제품 평균 가격이 10달러 수준이지만, 소비자들은 경쟁사 평균인 15달러와 비슷하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어 ‘가성비’ 이미지가 약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가격 인식 개선을 위한 신규 프로모션 및 중저가 메뉴 확대 ▲로열티 프로그램 강화 ▲디지털 채널 마케팅 최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미국 고용시장 둔화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가 언제 완화될지 예단하기 어려워, 단기 주가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 2025 INVEST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