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액자산가(상위 1%)는 결코 증시를 회피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의 포트폴리오는 월가를 훨씬 넘어선다. 금융자산의 43%를 보유한 이들은 대체자산·미래산업에도 공격적으로 자금을 배분하며, 일반 투자자가 놓치는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한다.
2025년 7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1% 부자들은 명화·빈티지 자동차·개인전용기 같은 최고급 컬렉터블부터 지속가능 농업·우주 산업·가상부동산까지 다각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변동성 장세 속에서 자산 가치를 지키고, 동시에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손에 잡히는 실물자산이 안전판 역할을 한다.”
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그 결과 미술품과 클래식카 경매 가격은 지속적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일부 작품은 주식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연평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1. 대체자산의 황금기: 예술·자동차·전용기
프랑수아 피노(Fraçois Pinault)는 마크 로스코·제프 쿤스·데미언 허스트 등 현대미술 거장의 작품 2,500여 점을 소장, 총액은 약 14억 달러(약 1조8,200억 원)에 달한다. 패션 거물 랄프 로런(Ralph Lauren)은 6억 달러 상당의 희귀·빈티지 자동차 컬렉션을 보유하고, 음반업계 거인 데이비드 게펀(David Geffen)은 23억 달러 규모의 예술품을 확보했다.
이처럼 희소성과 역사성이 결합된 자산은 경기침체 시에도 가격이 견고하게 유지되거나 오히려 몸값이 뛰는 경향이 있다. 미술품·고급차·항공기의 시장 성장률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7~12%로 추산된다.
2. 지속가능 커머더티: 농지·재생 농업·친환경 메탈
금·은 같은 전통 자산은 여전히 인기가 높지만, 상위 1%는 한발 앞서 농지 투자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농지는 인플레이션 헤지이자 전 세계 식량 수요 증가에 베팅하는 수단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는 미국 내 대규모 농지를 매입하며 화제가 됐다.
특히 재생농업(regenerative farming)은 토양 탄소를 회복해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와 맞물려 부자의 ‘투자+선한 영향력’ 욕구를 충족한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후원한 Plenty Unlimited, Inc.는 수직농업 스타트업으로, 2025년 5월 챕터11(미국 파산보호) 체제에서 벗어나며 기업가치 14억3,000만 달러를 인정받았다.*비상장사라 공모주 이전 단계에서만 기관·적격투자자 참여 가능
수직농업(vertical farming)이란 고층 건물 내부에 LED·스마트 관개 시스템을 구축해 계절·기후와 무관하게 작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토지 사용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여 도시 식량 안보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3. 우주·위성·소행성 채굴: 투자의 새 지평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우주 레이스’는 취미 수준을 넘어 수조 달러 규모 신산업을 예고한다. 민간 우주 탐사·위성 통신·소행성 광물 채굴이 상용화되면, 지구 내 한정된 자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
각국 정부도 민간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관련 특허·인프라 투자가 급증 중이다. 상위 1%는 초기지분 참여를 통해 잠재적 메가 트렌드를 선점하고 있다.
4. 물리·가상 부동산: ‘로케이션’의 진화
부동산은 여전히 부자의 상징이다.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의 ‘엘리슨 에스테이트’(캘리포니아 우드시드)는 2억 달러가 투입됐다. 빌 게이츠의 ‘자나두 2.0’(워싱턴 주)은 1억3,000만 달러,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가 거주하는 27층 40만ft² 규모 ‘안틸리아’는 20억 달러에 근접한다.
동시에 메타버스(metaverse)에서의 ‘가상 토지’ 거래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3차원 가상공간 플랫폼에서 해당 위치에 브랜드·컨텐츠를 사전에 입점시켜 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아직 태동기지만, 광고·커머스·엔터테인먼트 등과 결합해 장래성 높은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5. 용어 돋보기
대체자산(Alternative Assets): 주식·채권 등 전통적 금융상품을 제외한 모든 투자대상을 의미한다. 예술품·헤지펀드·사모펀드·인프라·암호화폐 등이 포함된다.
재생농업: 화학비료·경운을 최소화해 토양 건강을 회복하고, 탄소를 흡수·저장하는 농법으로, ESG·탄소중립 목표 달성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메타버스: ‘Meta(초월)’와 ‘Universe(세계)’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3차원 디지털 공간을 일컫는다. 블록체인 기반 토지 NFT(대체불가토큰) 거래가 대표적 비즈니스 모델이다.
6. 결론: 미래를 선점하는 1%의 시각
초부자들은 전통 투자(주식·채권)를 보유하면서도, 방어적·공격적 성격을 겸비한 대체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명화를 통해 희소성을, 농지를 통해 인플레이션 헤지를, 우주·가상 공간을 통해 고성장 옵션을 확보하는 셈이다.
“부(富)는 위험 분산과 트렌드 선점 능력의 함수다.”
라는 시장 격언은, 1%의 최신 행보를 통해 다시 한 번 증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