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 9개월 최저치 이후 기술적 반등…재고·생산 증가는 부담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9월물 천연가스 선물(NGU25)은 14일(현지 시각) 전일 대비 0.013달러(+0.46%) 상승한 채 마감했다. 전일 기록한 근월물 기준 9개월 만의 최저가에서 소폭 반등하며 기술적 지지선을 확인한 모습이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은 주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재고 보고서와 기상 전망 변화, 생산 전망치 상향 조정 등 복합적인 재료를 소화했다.

이날 발표된 EIA 주간 천연가스 재고는 8월 1일 주간 기준 56억 입방피트(bcf) 증가했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54억 bcf를 소폭 상회해 약세(베어리시)한 신호로 해석됐다. 다만 5년 평균 증가분 33억 bcf를 크게 웃돌아 공급이 넉넉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8월 8일 기준 미국 가스 재고는 전년 대비 2.4% 낮지만, 5년 평균보다는 6.6% 높다는 점이 시장 안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같은 날 발표된 유럽 가스 저장률 역시 72%로 집계돼, 5년 평균치(79%)보다는 낮지만 겨울철 수요에 대비한 비축량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급의 또 다른 축인 미국 하부 48개 주(Lower-48) 하루 평균 생산량은 109.4 bcf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내수 수요는 81.4 bcf로 4.3% 늘어났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로의 순유입은 15.8 bcf로 전주 대비 0.4% 증가했다.

앞서 12일 EIA는 2025년 미국 천연가스 일일 생산 전망을 106.44 bcf로 0.5% 상향 조정했고, 2026년 전망 역시 106.09 bcf로 0.7% 끌어올렸다. 이미 생산량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증산 전망은 가격의 상방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애트머스피어릭 G2(Atmospheric G2)가 제시한 8월 14~18일 기상전망은 미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의 기온이 다소 선선해질 것으로 예상돼 냉방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이는 천연가스의 최대 수요처인 발전 부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단기적으로 약세 요인이다.

전력 수요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에디슨 일렉트릭 인스티튜트(EEI)에 따르면 8월 9일 종료 주간 미국 하부 48개 주의 전력 생산량은 93,293GWh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다만 최근 52주 누적 전력 생산은 4,257,529GWh로 2.6% 증가해 장기 수요는 꾸준하다는 분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최근 시추 장비(리그) 수가 미묘한 조정을 보였다. 베이커휴스 자료에 따르면 8월 8일 기준 활성 가스 리그는 123기로 전주 대비 1기 감소했다. 이는 8월 1일 124기에서 소폭 줄었지만, 2024년 9월 기록한 4년 최저치 94기에서 크게 회복된 수준이다.

시장의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전일 9개월 신저가를 기록한 뒤 이날 반등에는 저가 매수(buy-the-dip) 수요가 유입된 것이 주효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생산 증가·재고 증가·기온 하락 예상 등 약세 재료가 더 크다는 지적이 많다.

"가까운 시일 내 미 북동부의 냉방 수요가 둔화되면서 추가 하락 시험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 지지선은 2.20달러대, 저항선은 2.70달러대로 예상된다"는 뉴욕 소재 해외선물 브로커의 코멘트가 전해졌다.


용어 설명 및 배경

bcf/daybillion cubic feet per day의 약자로, 하루에 생산·소비·수송되는 천억 입방피트 단위의 가스 물량을 의미한다. 1 bcf는 약 28.3만㎥에 해당한다.

EIA(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통계기관으로, 주간 재고와 단기 전망 보고서(STEO)를 발표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핵심 데이터 소스로 활용된다.

또한 Baker Hughes Rig Count는 북미 석유·가스 시추 활동의 선행 지표로 간주되며, 리그 수가 늘면 추후 공급 증가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


기자 해설

최근 천연가스 시장은 공급과잉 우려 속에서도 기후 변수와 LNG 수출 설비 가동률에 따라 짧은 주기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유럽 저장률이 예년보다 낮아졌다 하더라도 아직 70%를 웃도는 수준인 만큼, 겨울철까지 계절적 수급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향후 시장은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에 따른 생산 차질,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로 인한 달러 강세·약세, 그리고 아시아 LNG 스팟 수요 동향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헤지 전략 및 분할 매수·매도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생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는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브리지(가교) 연료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중장기적으로는 수급 균형선을 재차 찾아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