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상승 속 뉴욕증시 보합 마감

■ 8월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동향

18일(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1% 하락한 5,497.32포인트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08% 내린 39,039.34포인트로, 나스닥 100 지수는 0.01% 오른 20,187.24포인트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내내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사실상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2025년 8월 1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주가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가장 큰 배경은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장중 4.35%까지 치솟으며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점이다. 수익률 상승(가격 하락)은 지난주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P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높은 물가가 완화될 조짐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준이 조기 완화 기조로 선회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9월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지난주 93%에서 84%로 낮춰 반영했다. 더 나아가 10월 두 번째 인하 가능성도 절반 수준(51%)으로 후퇴했다.


■ 지정학·무역 변수도 증시 압박

증시를 압박한 또 다른 요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모색하기 위한 외교 이벤트였다. 월요일 워싱턴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연합(EU) 주요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하며 휴전 해법을 논의했지만, 결과가 불투명해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평화협정 타결 여부에 따라 원유·가스 가격 및 대(對)러시아 제재, 대서양 동맹의 방위비 분담 등 거시 변수가 한꺼번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그는 직전 금요일 기자회견에서 “다음 주와 그다음 주에 철강, 반도체 등에 대해 최대 300%까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반도체는 100% 관세를 원칙으로 하되, 미국 내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기업은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 같은 조치로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올해 13.3%, 향후 15.2%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 주택·소비 관련 경제지표 부진

이날 발표된 8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32로 전달(33) 대비 1포인트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34)를 밑돌았다. 이는 미 주택시장 체감경기가 여전히 냉각 국면임을 시사한다. 앞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PPI가 모두 예상보다 강세를 보였던 만큼 “인플레이션은 높고, 주택수요는 약한” 이른바 스태그 플레이션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향후 일정도 녹록지 않다. 20일(화)에는 7월 주택착공·건축허가, 21일(수)에는 7월 FOMC 의사록, 22일(목)에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S&P 제조업 PMI, 23일(금)에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이 “금리 동결 기조의 연장”을 시사할 경우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 유가·천연가스 섹터 압박…기술·헬스케어 종목은 희비교차

개별 종목으로는 Roth Capital Partners가 천연가스 과잉공급을 이유로 생산업체 투자의견을 하향하면서 EQT(-4%), Comstock Resources(-6%), Antero Resources(-5%) 등 에너지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기술주 중에서는 Intel이 -3% 급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회사 지분 10%를 직접 매입해 최대주주가 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정부 지분 참여가 혁신·경영 의사결정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반면 Dayforce는 사모펀드 Thoma Bravo의 인수 협상 보도로 25% 급등하며 S&P 5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Duolingo는 씨티그룹이 매수 의견과 목표가 400달러를 제시하자 12% 올랐고, EPAM Systems(+4%), CVS Health(+2%)도 증권사 호재성 리포트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UnitedHealth Group은 버크셔 해서웨이 등 기관투자자의 2분기 매수가 확인되면서 1% 추가 상승, 앞선 11% 급등분을 이어갔다.


■ 채권시장 동향 및 주요 용어 해설

이날 9월물 10년 만기 국채선물(티노트) 가격은 2틱 하락, 수익률은 2bp 상승한 4.336%로 마감했다. 국채가격은 물가 지표 강세가 연준의 조기 완화 기대를 후퇴시킨다는 점에서 압박을 받았지만, 젤렌스키·트럼프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데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낙폭을 제한했다.

■ 용어 설명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 8회 회의.
PPI(Producer Price Index): 생산자물가. 기업들이 판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을 측정.
NAHB 지수: 주택건설업체들의 경기체감 수준(50 이상이면 확장 국면).
bp(basis point): 금리 0.01%포인트 단위.
티노트(T-Note): 만기 2~10년 미 국채.
잭슨홀 심포지엄: 매년 8월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열리는 글로벌 중앙은행 회의.


■ 해외증시·국채 수익률

유럽 유로 스톡스 50 지수는 0.26%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부동산 정책 완화 기대 속 0.85% 올라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 니케이 225 지수는 0.77%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763%로 2.5bp 하락,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48%로 4.2bp 상승해 2개월 반 만에 최고치였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을 5%로 극히 낮게 반영하고 있다.


■ 이번 주 관전 포인트 및 전망

“채권 금리가 고점권에 머무르는 가운데, 잭슨홀에서의 파월 의장 메시지가 매파(긴축 선호)인지 중립인지에 따라 연준-시장 간 온도차가 재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8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와 S&P PMI가 둔화 조짐을 보인다면, 연준이 9~10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택하면서도 채권매입(QT)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도체 관세 이슈는 관련 종목의 변동성을 키우겠지만, 미국 내 생산 증설 여부에 따라 친(親)제조업 정책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2분기 S&P 500 평균 +9.1% YoY)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만큼 실적 모멘텀이 유지된다면 지수대비 개별 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리 레벨이 4.3%대에 고착된다면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19일 예정된 실적발표에는 홈디포(HD), 메드트로닉(MDT), 톨 브라더스(TOL) 등 소비·헬스케어 대형주가 포함돼 있어, 소비·건설 경기에 대한 투자자 시각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