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2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40% 내렸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34%, 나스닥100지수는 -0.46% 떨어졌다. 9월물 E-미니 S&P500 선물과 나스닥 선물도 각각 -0.40%, -0.45% 하락해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세가 번졌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1주일 만의 최저치로 밀렸다. 이날 시장 약세는 ① 월마트의 기대에 못 미친 2분기 실적, ②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급등(전일 대비 +3.7bp → 4.328%), ③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금리 인하 시기상조’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소액 투자자를 위해 거래 단위를 축소한 주가지수 선물이다. 거래량이 많아 지수 방향성 파악에 자주 활용되며, 파생상품 시장의 투자심리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美 고용·주택·제조업 지표 혼조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1만1000건 늘어난 23만5000건으로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속 청구 건수 역시 197만2000건으로 3년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반면 8월 미국 S&P 제조업 PMI는 53.3으로 3년 만의 최고치를 찍어 경기 둔화 우려를 일부 상쇄했고, 7월 기존주택 판매도 4.01백만 호(전월 대비 +2.0%)로 예상치(-0.3%)를 웃돌았다.
필라델피아 연은(Philly Fed) 제조업 지수는 -0.3으로 예상을 하회했으나, 시장 반응은 제조업 PMI ‘깜짝 호조’에 더 무게를 뒀다. 이에 따라 ‘소프트랜딩’ 가능성은 유지되지만, 노동시장 냉각 조짐이 뚜렷해진 만큼 지표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연준 인사들 “금리 인하 논의 이르다”
“물가 위험이 노동시장 위험보다 약간 더 높다. 적절히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FOMC가 내일 열린다면 금리 인하를 지지할 근거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시장금리는 즉각 반응해 10년물 금리는 4.33%대로 뛰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9월 FOMC 기준금리 25bp 인하 확률은 72%로, 일주일 전 93%에서 급감했다.
연준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하는 리사 쿡 이사는 ‘주택 담보 사기’ 의혹에도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혀,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 내부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철강·반도체 관세 공포 확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철강·알루미늄 함유 소비재 400여 품목에 대한 관세를 확대 적용했다. 또한 “다음 주 또는 그다음 주에 100% 반도체 관세를 부과하되, 국내 생산 이전 기업은 면제하겠다”고 예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관세가 예고안대로 시행되면 美 평균 관세율이 15.2%로 치솟아, 2024년의 2.3% 대비 6.6배가 된다고 분석했다.
관세·지정학·원자재 등 불확실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23일 열리는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어떤 ‘실마리’를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종목별 희비… 월마트·항공주 약세, 포장업체·중국 소비주 강세
월마트는 조정 EPS가 0.68달러로 컨센서스(0.74달러)를 밑돌자 -4% 급락했다. 코스트코도 -2% 이상 내리며 나스닥100 하락폭을 키웠다. 같은 날 국제유가가 2주래 최고치로 뛰면서 항공업종 전반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유나이티드·델타는 -2%, 아메리칸·알래스카는 -1%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패키징 코퍼레이션 오브 아메리카(+6%), 스머핏 웨스트록(+4%), 인터내셔널 페이퍼(+2%) 등 포장재주는 국제페이퍼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는 소식에 공급 감소 기대가 유입되며 상승했다. 중국 소비주 PDD홀딩스도 상하이종합지수가 10년 만의 신고점을 기록하자 +4% 급등했다.
그 밖에 데이포스는 토마 브라보의 123억 달러 인수 합의로 +2%,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는 모건스탠리의 ‘비중 확대’ 의견으로 +3% 올랐다. 반대로 샤크닌자(-3%), CVS와 계약 불발이 전해진 길리어드 사이언스(-2% 이상) 등은 약세를 보였다.
해외 시장·채권·통화 동향
유럽 STOXX50은 -0.19%로 소폭 밀린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13% 올라 10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0.65% 하락했다. 유럽 국채 금리도 상승했는데, 독일 10년물 2.757%(+4bp), 영국 10년물 4.729%(+5.7bp)로 올라 투자자들의 글로벌 채권 매도·주식 매도 심리를 반영했다.
유로존 8월 제조업 PMI가 50.5로 예상치를 상회해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소비자신뢰지수는 4개월 만의 최저치(-15.5)로 경기 전반의 온도 차가 확인됐다. ECB(유럽중앙은행) 금리선물은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 3%만을 반영했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변수
시장 전략가들은 “고용·물가·소비지표가 상충하며 ‘데이터 종속적 연준’ 스탠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추가 인상’ 혹은 ‘장기간 고금리’ 중 어떤 메시지를 강조하느냐가 9~10월 금리 선물 가격에 즉각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중국·인도·러시아 등 주요국 간 무역·지정학 변수는 원자재 가격과 기업 마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각국 지도자의 발언 한마디에도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실적 시즌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소비·산업·헬스케어 섹터의 개별 종목 선별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조언이다.
자료 및 원문: 바차트·나스닥·블룸버그·CME·ECB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