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신 3사, 장기 MVNO 제휴로 기업 시장 공략 가속
차터 커뮤니케이션스(Charter Communications, NASDAQ: CHTR)와 콤캐스트(Comcast Corporation, NASDAQ: CMCSA)가 미국 3대 이동통신사 가운데 하나인 T모바일(T-Mobile US, NASDAQ: TMUS)과 다년간의 독점 계약을 체결해 2026년부터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재무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Nasdaq.com) 보도에 따르면 세 회사는 장기 MVNO* 계약을 통해 T모바일의 전국 LTE·5G 네트워크를 도매 형태로 임차하고, 차터와 콤캐스트가 보유한 초고속 광대역·공공 WiFi 인프라와 결합해 통합 통신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차터는 ‘Spectrum Mobile for Business’ 브랜드로, 콤캐스트는 ‘Comcast Business Mobile’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번 계약은 도·소매 네트워크 분업 모델을 통해 기업 고객에게 최적의 이동·고정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세 회사의 전략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체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평가하며, “빠른 5G 확산과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확대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신속한 네트워크 전개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통신사 간 이해관계가 일치했다”고 전했다.
◆ MVNO란 무엇인가?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는 이동통신망을 보유하지 않고 기존 이동통신사의 무선 네트워크를 임차해 자체 브랜드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국내에선 알뜰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차터와 콤캐스트처럼 케이블·광대역 사업자가 MVNO 모델을 활용하면, 대규모 기지국 투자를 줄이면서도 모바일 회선을 확보해 ‘유무선 결합 상품’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기존 계약과의 차별점
차터·콤캐스트는 이미 2017년부터 T모바일과 유사한 MVNO 계약을 맺어 가계(Residential) 고객에게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번에는 <기업 전용(Wholesale Business Connectivity)>으로 범위를 명확히 구분했으며, 기존 가정용·소규모 사업자용 회선은 계속 기존 계약을 통해 운영한다. 즉, 새 계약은 기업·공공·엔터프라이즈 고객에 특화된 서비스 수준협약(SLA)과 전용 지원 체계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세컨드 트랙’의 성격을 지닌다.
◆ 시장·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
전미케이블통신협회(NCTA)에 따르면 미국의 기업용 이동통신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710억 달러에 달하며, 매년 4.8% 성장하고 있다. AT&T와 버라이즌은 각각 40%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차터·콤캐스트는 ‘케이블+모바일 번들’ 전략으로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두 케이블 사업자는 기업 시장 공략용 ‘제3의 선택지’를 내세워 대형 통신 2강 구도를 흔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펜하이머(증권사)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T모바일은 네트워크 가동률을 높이고, 차터·콤캐스트는 모바일 회선을 확보함으로써 상호 보완적 이익을 창출한다”며 “특히, 2026년 서비스 출시 시점에 맞춰 독립적 5G SA(Stand Alone) 코어가 안정화되면 기업 특화 솔루션(사물인터넷, 프라이빗 5G 등)까지 확장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 전망과 과제
세 회사는 계약 기간(구체적 연수 비공개) 동안 △전국 5G 커버리지 확대 △백오피스 통합 △고급 보안 옵션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영업 채널 중복과 고객 지원 체계 일원화 등에서 조직 융합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또한, 버라이즌·AT&T가 가격 경쟁에 나설 경우 수익성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
*참고: 2023년 기준 미국 MVNO 가입자는 약 3,050만 명(전체 이동통신 회선의 8.9%)으로, 이 가운데 12%가 케이블 사업자를 통해 유입됐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