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엣지 AI 아키텍처 시대 개막: 반도체 산업의 대변혁과 장기 투자 전략

차세대 엣지 AI 아키텍처 시대 개막: 반도체 산업의 대변혁과 장기 투자 전략

최근 씨티 리서치(Citi Research)가 공개한 ‘첫 엣지 AI 아키텍처'(First Edge AI Architecture) 보고서는 인공지능(AI) 컴퓨팅 구조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앙 집중식 서버에서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던 AI 워크로드가 스마트폰, PC, 산업용 로봇, 사물인터넷(IoT) 장치 등 최종 사용자 단말(엣지)으로 이동하면서 반도체 및 메모리, 패키징, 설계 분야 전반에 거대한 투자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게 되었다.


1. 엣지 AI 아키텍처의 세 가지 진화 방향

씨티는 엣지 AI 도입을 주도할 세 가지 핵심 아키텍처 변화를 제시했다.*

  • 추가 모듈형 AI 카드: 기존 폰 노이만(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스템에 PCIe 인터페이스로 AI 가속 모듈을 부착하는 구조
  • 메모리 근접 배치(LPDDR6): AI연산 유닛(TPU·NPU)과 LPDDR6 메모리를 동일 칩 패키지 안에 배치해 대역폭과 전력 효율 극대화
  • 고밀도 하이브리드 본딩(HBM 대체): LPW/LLW DRAM을 AI 프로세서 다이 바로 옆에, 또는 다이 투 다이(Die-to-Die) 방식으로 집적하여 서버 수준 성능에 필적

이 세 가지 접근 방식은 서로 보완적이지만 독립적인 발전 경로를 갖는다. 모듈형 카드는 기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촉진하고, LPDDR6 배치는 스마트폰·AI PC에, 하이브리드 본딩은 자율주행차·클라우드 엣지 서버에 적용될 전망이다.


2. AI DRAM 수요 폭발과 반도체 공급망 재편

씨티는 엣지 AI 전환에 따라 AI 전용 DRAM 소비량이 2024년 350억 1Gb 칩에서 2028년 3310억 칩으로 연평균 75%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세부 사항은 다음과 같다.

구분 2024년(억 칩) 2028년(억 칩) CAGR(%)
AI DRAM 전체 350 3310 75
AI 스마트폰 198
AI PC·노트북 104
로보틱스·자율장비 239

또한 TSMC의 SoIC(System on Integrated Chip) 패키징,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그리고 SK하이닉스·삼성·마이크론의 LPDDR6 양산 준비가 가시화되면서 장기적으로 메모리 및 파운드리 공급망이 재편될 조짐이다. 기술 장벽이 높은 만큼 초기 투자비가 크지만, 선제적 설비투자와 생태계 참여가 승패를 갈라놓을 전망이다.


3. 주요 수혜주와 리스크 관리 전략

엣지 AI 전환 국면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들을 분야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메모리 제조업체: SK하이닉스(국내 LPDDR6 주도), 삼성전자(모바일 D램·패키징), 마이크론(글로벌 HBM 대체 기술 투자)
  • 파운드리·패키징: TSMC(SoIC·CoWoS), 인텔(EMIB·Foveros), ASE·어드밴테스트(테스트 장비)
  • AI 칩 설계사: 엔비디아(모듈형 GPU·Jetson), 브로드컴(ASIC), ARM·퀄컴(NPU 설계 플랫폼)

한편, 과도한 설비 과잉과 미·중 지정학적 긴장이 주요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소재·장비 기업은 미국 규제 강화 시 수출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 시에는 다음과 같은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 지역 분산: 한국·대만·미국 자회사 보유 기업 우선
  • 생태계 결속도: 주요 AI 플랫폼과 제휴한 기업 선별
  •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관리: 기술 리더십 대비 주가 과열 여부 점검

4. 거시경제·정책 환경과의 연계

연준의 통화정책, 미중 무역 갈등, 공급망 재편 흐름이 엣지 AI 확대 속도를 좌우한다. 2025년 말까지 미국 CPI 및 PCE 완화가 지속될 경우 기업 투자 여력이 확대되고, 장비·반도체 수요도 동반 상승할 것이다. 반면, 고강도 보호무역 조치가 재현되면 글로벌 파운드리 네트워크가 분절되고 투자 회수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5. 투자 타이밍과 장기 전략

엣지 AI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으나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고객 실증 단계로 진입한다. 2025~2026년은 관련 기술 표준화와 초기 매출이 발생하는 과도기이며, 2027년 이후에는 대규모 매출 성장 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다. 따라서 투자 포트폴리오는 다음과 같이 구성할 것을 권고한다.

  • 2025년~2026년: 핵심 기술 개발·인프라 구축 기업 비중 확대
  • 2027년~2028년: 실질 매출 성장 기업·생산 체제 완료 기업 홀딩
  • 리밸런싱 시점: 기술 경쟁력 저하·과도한 밸류에이션 시 부분 매도

전문가 통찰 및 결론

엣지 AI는 기존 중앙 집중형 클라우드 컴퓨팅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인공지능 응용처를 일상적 디바이스로 확장하는 핵심 기폭제다. 글로벌 기업들이 엣지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반도체·메모리·패키징·설계 생태계 전반이 재편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수요 구조가 데이터센터 중심에서 엣지 중심으로 이동하며, 공급망 다변화와 소재·장비 투자 확대가 필수적이다.

향후 1년 이상의 투자 관점에서는 기술 성숙 시점(2026~2027년)과 정책·지정학적 변수(미·중 분쟁·산업 보조금)의 상호작용에 주목해야 한다. 시장 선점을 위한 선제적 자본 투입과 생태계 구축이 장기 초과 수익을 결정지을 것이다.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과 장비·설계 혁신 기업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거시 리스크에 대비한 헤지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